[지상중계] 《행복 IN 문화》 포럼, 충남도민 행복과 미래 비전 위한 실천적 지향점 모색
[지상중계] 《행복 IN 문화》 포럼, 충남도민 행복과 미래 비전 위한 실천적 지향점 모색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8.2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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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충남도서관 강당서 열려
문화 인프라 구축‧청년 예술인 육성‧문화양극화 해소 주요 쟁점
유연한 행정기관 역할, 사람 중심 가치 전환 제안돼
양승조 충남도지사 “문화 비전 구체적 실천 충남도 행복 발판 될 것”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지난(至難)한 역사의 과정 속에서 우리 사회의 문화예술은 ‘다음’에 해야 하는 것으로 취급받았다. 일단 먹고 살아나가는 걸 걱정하고, 내 몸 뉘일 방 한 칸을 먼저 마련하고, 내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교육의 기회를 물려줘야 한다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문화’가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이제 문화예술 경험은 시간이 남아서 경험하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권리’라는 것을 인식할 때다. 이러한 사회 변화를 선제적으로 깨닫고 문화예술로 건강하고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겠다는 지역이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충남 문화비전 2030」을 선포한 충남도다.

▲《행복 IN 문화》 포럼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는 양승조 충남도지사 ⓒ김재성 작가

지난 24일, 「충남 문화비전 2030」의 건강한 실행 방향과 가치 실현을 위한 《행복 IN 문화》 포럼이 개최됐다. 충남도는 문화로 도민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미래를 주도하겠다는 방향성을 가진 문화 비전을 선포했다. 이후, 실천적 방향 모색을 위해 ‘10대 선도시책’을 선정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문화는 돈이나 경제가치로 환산될 수 없는 가치”라며 “도민의 문화적 권리가 공고해지고,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충남 2030 문화비전의 구체적 실천이 진행된다면 도에 더 큰 행복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2018년 도지사로 취임한 양 지사는 “더 행복한 충남, 대한민국의 중심”을 도정 방침으로 정한 바 있다. 그는 충남도의 튼튼한 발전을 위한 가치로 ‘문화’을 가장 중요하게 바라봤다. 문화를 향한 높은 관심은 행정 체계 개편에도 영향을 줬다. 충남도는 기존 ‘정무부지사’를 ‘문화체육부지사’로 개편했다. 정무적 역할과 함께 문화‧체육‧관광 등 문화 분야를 중점적으로 관장하는 역할이다. ‘문화’를 도의 중요한 업무 위치로 올려놓는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4선 국회의원과 복지위원장을 거친 그는, 삶터의 진정한 발전은 ‘양’이 아닌 ‘질’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삶의 수준과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화적 역량 강화가 최우선돼야 한다고 본 것이다. 충남도 역시 이런 방향성에 부흥해, 문화로 행복한 지역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쳐오고 있다.

포럼에서는 「충남 문화비전 2030」 구체적 실현을 위한 문화계 분야별 전문가들의 심도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포럼 주요 내용은 ‘접근이 편리한 인프라 구축’, ‘지역 젊은 예술인이 정착하는 청년예술인 육성정책’, ‘문화양극화 해소를 위한 문화 다양성 확대’였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정책연구실장ⓒ김재성 작가

포럼은 주제별 발제자 1명과 토론자 2명이 선정됐고 주제발표 이후 토론자 발제 중심 논의가 이뤄졌다. 끝으로, 플로어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으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도 들어볼 수 있었다.

토론회 좌장은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정책연구실장이 맡았다. ‘접근 편리한 문화인프라 구축’ 주제는 김영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문화전문위원이 발제를 맡고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대표와 문옥배 공주문화재단 이사가 토론을 맡았다.

‘지역 젊은 예술인이 정착하는 청년예술인 육성정책’ 주제는 이한호 쥬스 컴퍼니 대표가 발제하고 김정혁 자이엔트 대표와 최선영 유구리최실장 대표가 토론에 참여했다. ‘문화양극화 해소를 위한 문화 다양성 확대’ 주제는 안태호 웹진 예술경영 편집장이 발제를 맡고 이은영 서울문화투데이 대표와 정보람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이 토론에서 다양한 시각의 시사점을 던졌다.

《행복 IN 문화》 포럼에서 세 가지 주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인식 전환’, ‘사람 중심’이었다. 국가기관과 여러 지자체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문화 지원 사업 과정과 성과를 공유하며, 변화를 위해서는 기존 인식 체계를 허물고 융합과 무경계, 포용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가 모였다.

또한, 법과 정책을 만들고 그 안에 지원자들을 끼워 넣어 진행했던 사업들의 테두리를 느슨하게 만들어 각 개인을 존중하는 ‘사람 중심의 이해’를 문화비전 실행 기본토대로 제안했다. 

■ 박철희 충남연구원 선임연구원 [종합발제. 충남2030문화비전 및 10대 선도시책 추진계획 보고]

- 문화비전 구체적 실천 위해 적극적 재원 투자 이어나갈 것

「충남 문화비전 2030」 구체적 실천 계획을 논의하는 포럼에 앞서 충남도에서 선포한 문화비전과 10대 선도시책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충남 2030 문화체육관광전략 슬로건은 “동고동락(同苦同樂) 함께하는 문화, 공존공영(共存共榮) 더 행복한 충남”이다. 충남도는 문화로 지역과 도민의 번영을 꾀하며, 수립 과정서부터 함께 설계하는 단계를 거쳐나갔다. 2회차에 걸친 착수보고회와 중간보고회를 거치며, 문화 비전의 내용을 도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기간 동안 충남도는 생활권별 공청회 4회, 특별공청회 3회, 계획 자문회의 5회, 도민 인터넷 의견수렴 3회를 시행하며 도민 참여에 적극적 관심을 기울였다.

▲충남 2030문화비전과 10대 선도시책 발표 자료 (사진=충남도청 제공)

박철희 선임연구관은 「충남 문화비전 2030」 수립 과정을 전달하고 실질적으로 비전을 완성할 10대 전략을 발표했다. ‘비전 실천 10대 전략’은 1. 충남 도민 주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 및 지원 추진 2. 충남예술인 창작 기본권 보장 및 창조계급 육성-소외예술인 배려 3. 충남도 내 어디서나 20분 내 접근 가능한 스마트 문화 인프라 구축 4. 충남 도민 누구나 차별 받지 않고 향유할 수 있는 이용 서비스 구축 5. 문화예술과 유산으로 즐기고 치유될 수 있는 문화건강 인프라 구축 6. 5대 권역별 충남 미래 문화창조지구 조성 및 관광 산업 육성 7. 4차 산업엽계형 신문화산업 진흥기반 구축 및 육성 8. 인구‧기술변화에 대응한 문화 인프라 구축 및 프로그램 개발 9. 충남 문화자치 경영을 위한 공공 문화재정 확보 10. 문화위기 대응, 참여와 나눔의 협치 정책 거버넌스 구축이다.

박 연구관은 “실천 전략을 세우고, 도는 10대 선도시책을 마련해 선포로만 남는 비전이 아닌 구체적 변화를 꾀하고자 했다”라며 “그 시작이 도민의 문화 권리를 공고히 선언하는 「충남 도민문화권 증진에 관한 조례」제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정책과 센터의 설립으로 충남도는 실천의 기반을 닦았다. 10개의 선도 시책 중 박 연구관은 ‘시책10, 문화자치 실현을 위한 「문화재정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철저한 계획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투자가 함께 가야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라며 “충남도는 본청 문화재정을 2030년까지 총 예산의 6.0%로 확대하고, 충남도 문화예술 진흥기금도 300억 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접근이 편리한 인프라 구축' 주제 토론 (왼쪽부터) 발제자 김영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문화전문위원, 토론자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대표 ⓒ김재성 작가

■ 김영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문화전문위원 [발제1. 접근 편리한 문화인프라 구축]

- 정량적 숫자 분석으로 문화 가치 논할 수 없어, 가치 데이터 중심돼야

첫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김영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문화전문위원은 「충남 문화비전 2030」의 ‘포용적 문화향유 서비스 체계’ 구축의 실천적 방향을 모색했다. 김 위원은 접근 편리한 문화시설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 ‘누구에게 열린 공간’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한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문화시설은 이용자를 배제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물리적 거리·심리적 거리 때문에 배제된 사람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김 위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촘촘한 생활 속 문화환경 조성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방향성으로는 물리적 접근 시간을 고려한 문화시설 배치, 공공 문화공간 역할을 하는 민간 공간 포용, 사회문제를 해결한 감동적 사례 가치 데이터 축적으로 인식 전환 등을 제안했다.

김 위원은 무조건 새로운 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보다 이미 지역사회에 자리 잡고 있는 문화 시설들의 개보수와 프로그램 혁신으로 접근성 높은 새로운 공간 창출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공간에 대한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사람들의 문화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이미 존재하는 생활문화센터가 본래의 취지와 어긋나는 성격의 공간으로 이용될 때, 무조건 안 된다고 하기보다 지역사회 전략을 바탕에 둔 합리적인 유연성을 추구하자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보다 전략적인 문화공간 조성 토대와 지역 사회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문화적 경험이 지역사회에 어떤 가치와 의미를 갖는지 정리한 가치 데이터 축적과 데이터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 했다. 그는 사회적 가치들이 데이터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지역의 문화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좀 더 전략적인 지원과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을 표했다. 김 위원은 “7월 2일 대한민국은 선진국 반열에 올랐고, 그에 맞는 국가전략으로 ‘문화 정책’을 언급할 때가 됐다”라며 “만약, 이 시기에 문화정책이 뒤로 물러나게 되면 우린 다음 세대에게 미안해야 할 것이고 충남도가 이러한 시급한 현재적 과제에 충분한 고민을 가지길 바란다”라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대표 [토론1. 접근 편리한 문화 공간 조성 및 운영전략]

- 문화정책 기획… 다양한 부서 융합과 유연성 시도하길

발제를 맡은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대표는 문화 시설 접근성을 ‘용인 가능한 이동거리 평균’으로 판단하고 수용자 관점의 접근방식을 고려할 때라는 조언을 건넸다. 권 대표는 문화 정책은 단순히 ‘문화정책과’ 내부에서만 논의될 문제가 아닌, 여러 부서의 협업 속에서 더 좋은 대안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화정책의 유연성 추구 사례로 전북도에 있는 ‘삶의 질 정책과’를 예시로 들었다. 전북도에 ‘삶의 질 정책과’는 도민 삶의 질을 높이는 부서로 기존 체계와는 전혀 다른 분류의 부서지만, 일반 기관의 문화정책 부서보다도 더 실질적인 정책을 추구할 수 있는 부서라고 설명 했다. 이 사례는 문화정책이 가져야 할 포용성과 창의적 접근을 시사하고 있다고 짚었다.

권 대표는 충남문화비전이 구체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충남 문화지형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라는 명확한 청사진을 세워야 할 것이라는 조언으로 발제를 마무리 했다.

■ 문옥배 공주문화재단 이사 [토론2. 문화공간 개념의 패러다임의 변화]

- 공공과 민간의 공간 경계 무너뜨릴 때

문옥배 공주문화재단 이사는 코로나 확진자와 이동 경선이 겹쳐 포럼 현장에는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발제문으로만 의견을 전했다. 문 이사는 공공과 민간의 문화센터 공유에 대해 언급했다. 문화공간의 유연한 접근을 통해 보다 촘촘한 지역사회 내 문화시설 확보가 가능할 것이고, 이는 지역의 문화 색깔을 찾아갈 수 있는 기틀이 될 것이란 의견을 냈다.

▲'지역 젊은 예술인이 정착하는 청년예술인 육성정책' 주제 토론 (왼쪽부터) 발제자 이한호 쥬스 컴퍼니 대표, 토론자 김정혁 자이엔트 대표, 토론자 최선영 유구리최실장 대표 ⓒ김재성 작가

■ 이한호 쥬스 컴퍼니 대표 [발제2. 지역 젊은 예술인이 정착하는 청년예술인 육성정책]

- 단순 예술인 창작지원 아닌, 한 청년의 생애 통합적 지원 필요한 때

“지역 청년예술인 육성정책” 주제 발표는 이한호 쥬스 컴퍼니 대표가 맡았다. 그는 ‘지역에 청년들이 없다’라는 인식은 몇 년 전부터 꾸준하게 제기돼 왔던 이야기인데, 지금 시점에서 더 거론되는 이유가 무엇일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논점을 던지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코로나19이후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문화예술계의 빠른 변화들을 지역에서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현장에선 기존에 가져왔던 지역 안에서 문화예술 역할에 매여 있는 것이 사실이고, 결국 현장 활동 구성에 있어서는 격차가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역 청년예술인 육성 정책은 결국 청년들이 충남이라는 지역에서 살아가는 것을 택하고, 그들의 10년 후 20년 후의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반화된 정책보다 청년이 주체가 된 삶의 통합적인 지원들을 고민해봐야 한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 대표는 ‘청년예술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지역의 제약, 지역 내에서 그들은 존중받고 있는가?’, ‘충남도는 과연 청년예술인이 살기 좋은 지역인가?’, ‘청년예술인들의 취약한 경제적 지위와 활동 여건, 정책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3가지 질문을 통해 충남도 청년예술인 지원정책에 대한 조언을 전달했다. 구체적인 개선방안으로는 지역사회에서의 청년 예술인 인정, MZ세대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청년 삶을 이해한 지원을 꼽았다.

세분화된 생애통합지원정책으로는 청년예술인의 셀프매니지먼트 과정 지원, 지역 관계망 속 사회 실험에 예술인 참여 지원, 지역 이주가 아닌 경유 형태의 지원, 유통망 확장, 지역기성예술인들과의 네트워크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역 사회 안에서 청년 예술인을 육성하기 위해선 질문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창작하는 데 얼마의 금액을 지원해주면 되느냐? 월급을 얼마주면 지역에 정착할 것이냐?’라는 물음이 아닌 ‘당신이 이 지역에서 함께 살려면, 우리는 무엇을 도와주면 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할 때 지역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청년 예술인과 지역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캠페인을 지원하는 것 또한 기관의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지역 청년 예술인 정책을 고민할 때, 가장 위험한 시점은 지역에서 ‘우리가 왜 청년예술인을 지원해야 하는 가?’라는 질문이 나올 때라고 본다”라며 “지역 내 기성 예술인 역시 중요하기에 그들을 위한 지원 정책도 필요하고, 청년 예술인을 향한 지역 공감대‧예술계 내 캠페인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을 건넸다.

■ 김정혁 자이엔트 대표 [토론1. 새로운 청년 세대 믿고 지원해 줄 충남도 돼야]

- 청년 예술인의 개인적 영토 만들어 주는 것, 중요 과제

두 번째 주제 지정토론자로는 김정혁 자이엔트 대표와 최선영 유구리최실장 대표가 참석했다.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 예술인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었다. 두 토론자는 지역 사회 내에서 자신이 펼쳐온 사업을 소개하고, 청년 예술인으로써 바라본 지원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청년 예술인들을 지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들이 뿌리 내릴 수 있는 터전과 개인의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 대표는 “최근 청년은 ‘꿈을 꾸자’라는 말은 믿지 않지만, ‘세상을 바꿔보자’라고 하면 도전한다”라며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지원하기보다 청년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자신의 영토를 소유하는 경험을 제공해 지역이 청년 예술인들의 희망이 돼주길 바란다”라는 바람이 섞인 의견을 전했다.

■ 최선영 유구리최실장 대표 [토론2.청년 니즈 파악해 적용한 지원책 필요]

- 예술인이 주체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유연한 정책 고민해야

최선영 대표는 서울에서 활동하다가 공주시 유구리로 이주한 예술인이다. 최 대표는 ‘청년 예술인 지원 정책’을 수립할 때 그 시도가 청년예술인 당사자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대게 많은 정책들이 기성세대가 ‘청년예술인에겐 이것이 필요할 것이다’라는 전제로 시작하고, 기성세대가 원하는 청년예술인의 미래상으로 나아가게끔 설계된다. 이는 ‘청년 예술인’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부족한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지원을 받는 수혜자로써의 청년으로 바라보지 말고, 그들이 예술인으로 성장하고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보고 함께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되살려 기관의 지원 정책이 예술인에게 단순히 안정감을 주는 것에서 나아가 예술인 스스로 질문할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는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어떻게 보면 예술인의 역할은 계속해서 사회 구조에 질문하고 새로운 실험을 지속해나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며 “고도화되고 세분화된 기관의 지원 정책은 예술인에게 안전망을 마련해줄 수 있지만, 그들이 질문할 수 있는 상상력에 제약을 걸기도 하기에 좀 더 유연한 지원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겉보기 화려하고, 트렌디한 지원 사업의 레퍼런스만 계속 창출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이고 효용성 있는 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발제를 정리 했다.

▲《행복 IN 문화》 포럼 지정 토론 ⓒ김재성 작가

■ 안태호 웹진 예술경영 편집장 [발제3. 문화양극화 해소를 위한 문화다양성 확대]

- 문화 양극화 개선은 특정한 누구를 집중 타깃하는 정책 필요

세 번째 주제는 “문화양극화 해소를 위한 문화다양성 확대”로 안태호 웹진 예술경영 편집장이 발표를 맡았다. 안 편집장은 문화양극화와 문화다양성이 완벽하게 겹쳐지는 영역은 아니라는 점을 짚으며 발표를 시작했다. 문화 다양성은 문화 양극화 해소를 위한 하나의 방법일 수 있지만 전부라고 할 수 없고, 문화다양성 대응만으로 문화양극화 해소가 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점을 정리했다.

안 편집장은 예술은 예술인이라는 한 사람의 결과물이고 그것을 우리가 향유하는 것이기에 이에 투자되는 비용을 낮출 수 없다고 봤다. 때문에 저소득계층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대중문화에 많이 집중하고, 이로 인해 문화 양극화가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 양극화 문제를 평면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해결하려는 방향은 문제 개선에 걸림돌이 된다고 주장했다. 안 편집장은 “문화양극화는 사회의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사회 현상으로, 문화 예술 경험에 장애물이 될 수 있는 것은 지역, 장애, 연령, 소득 수준 등 여러 요소가 얽혀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다양한 주체들의 개인적 욕망을 어떻게 정책으로 개선시킬까 고민하는 것이 문화 양극화 해소에 기반이 될 것이라고 조언을 건넸다.

이어 현재 한국 사회에서 문화다양성 측면은 경과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한국 사회는 중앙집권 시기가 길었고, 최근까지도 단일 민족 신화가 강조되는 사회였던 점에서 문화다양성의 논의는 현재 발화가 시작된 상황으로 파악할 수 있다. 안 편집장은 “문화다양성이란 프로젝트나 사업의 영역이 아닌, 영역, 인종, 민족, 생활 습관 등과 연결된 것으로 가치관과 세계관의 영역”이라며 “이제는 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넘어 다수의 인식 전환 방식을 고민해야 될 때”라는 의견을 표했다.

끝으로, 안 편집장은 문화양극화 개선과 문화다양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안으로 대상화 표현의 지양, 주민이 문화적 주체로 참여하는 포용적 문화정책, 하드웨어적 장애인 접근성 개선이 아닌 비장애인의 인식 변화로 추구하는 경험 접근성의 확보, 지역어 보존, 보편적 감상교육의 확대 등을 제안했다.

▲'문화양극화 해소를 위한 문화다양성 확대' 주제 토론 (왼쪽부터) 발제자 안태호 웹진 예술경영 편집장, 토론자 이은영 서울문화투데이 대표, 토론자 정보람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재성 작가

■ 이은영 서울문화투데이 대표 [토론1. 포스트코로나 대비한 사람 중심, 시대정신 반영돼야]

- 문화예술 바라보는 대중 인식 전환 필요, 디지털 양극화도 대비해야

세 번째 주제 지정토론자로는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대표와 정보람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참석했다. 이은영 대표는 다양한 문화예술분야를 아우르는 통찰력으로 예술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화 양극화 현상을 언급하고, 충남도 문화비전과 문화체육관광부 정책 간의 협력을 꾀할 수 있는 지점을 제안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증진에 발맞춰 충남도도 전체 예산 중 문화 예산을 늘리는 계획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표는 포스트코로나를 대비 한 사람중심의 문화 양극화 개선책과 문화 다양성 확장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안 편집장의 기본 논의 방향에 공감하지만, 코로나19를 맞닥뜨리고 있는 현재의 여러 과제를 간과한 측면에서 아쉬움을 토했다.

본지가 한 성악가를 인터뷰한 내용을 인용해 이 대표는 코로나 시국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 문화 예술계 양극화 문제와 예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 환기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화 향유 분야 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정책도 중요한 문제지만, 문화 예술계 내부에서 나타나는 어려움과 이를 더 어렵게 하는 대중의 인식 문제도 중요 논의 지점으로 제안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로 인해 오페라 공연이 취소됐다는 글에 ‘이 시국에 오페라를 하는 것 자체가 배부른 소리’라는 댓글이 달리곤 하는데, 이는 대중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불상사라고 생각한다”라며 “예술가들에게 문화예술은 사치가 아닌 생존과 업(業)의 역할이라는 인식 개선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향유 계층에서 나타나는 문화 양극화 문제에 있어선, 코로나 시국 이후의 사회적 격차 해소를 위한 논점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공공재원을 투입해 문화예술 지원을 하기앞서, 왜 문화 분야를 주목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치와 철학을 확고히 다져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계층 간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문화예술이 그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고, 충남 문화 비전 실천에 이 가치를 녹여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포스트코로나시대에 또 하나 주목할 지점으로 ‘비대면‧대면 혼재의 디지털 전환과 복합 대책’을 짚었다. 앞으로는 디지털이 익숙하지 않은 세대도 문화 예술 소외계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은 필수적인 요소다. 문화 양극화 문제 개선을 위해선 기관의 선제적인 디지털 교육과 디지털 문맹을 보조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그는 비대면 문화예술이 가져올 수 있는 문화 양극화 해소 지점도 언급했다. 문화 예술에 쉽게 접근하지 못한 이들에게 비대면 콘텐츠는 그 장벽을 낮춰줄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고, 나아가 예술인의 일자리 창출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표했다.

지정 토론과정에서 이 대표는 다양한 질문으로 안 편집장 발제가 현장에서 실현가능한 지점을 이끌어 내려 했다. 그는 “‘자기 삶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그려내고 반영하는 과정으로서의 양극화 해소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라는 발제문 주장이 전주의 문화예술교육단체인 싹의 ‘마을여행’과 어떻게 연결됐는지 궁금하고, 싹의 활동 결과물을 알고 싶다”라는 질문을 던졌다. 안 편집장은 “싹의 ‘마을여행’ 사업을 구체적으로 함께 행한 것이 아니어서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청소년들이 주체가 돼 기획하고 의견과 개선점을 낸다는 것이 주목할 수 있는 지점이라 본다”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안 편집장이 사례로 제시한 프랑스 컬처패스 사업이 ‘망가(만화) 바우처’로 사용된 실질적 경과를 언급하며 새로운 대안점을 제시했다. 문체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통합문화이용권(문화누리카드)’을 예술 장르 뿐 아니라 문화관광‧치유관광으로도 확대 해보자는 의견이었다. 현재 충남도가 시행하고자 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무장애 관광지 조성과 서해랑길과 같은 역사,생태,예술 융합형 관광상품 개발과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구체적 방법을 제안했다.

‘통합문화이용권’을 수요 중심이 아닌 양방향 지원책으로 사용해보자는 새로운 방법도 제안했다. 예술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나눌 수 있는 교육의 장을 만들어 예술가에게는 일자리를 지원하고 대중에겐 참여적인 문화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는 “‘통합문화이용권’으로 들을 수 있는 강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중이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무용, 성악, 오페라 등의 접근성을 높이는 콘텐츠 개발을 고민했으면 한다”라며 “청소년들에게는 자신이 지닌 잠재능력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창작자 수용자에게 모두 나타나고 있는 문화양극화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행복 IN 문화》 포럼 현장, 김영현 전문위원이 발표를 하고 있다 ⓒ김재성 작가<br>
▲《행복 IN 문화》 포럼 현장, 김영현 전문위원이 발표를 하고 있다 ⓒ김재성 작가

■ 정보람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 [토론2. 문화적 양극화 현상과 문화다양성 확대방안]

- 복합적 문화 양극화 문제 속 중장년 소외계층 지원정책 고민하길

정보람 위원은 정량적 데이터를 통해 “지난 10년 간 가구의 오락‧문화 지출 비용은 다른 분야에 비해 많이 증량했다”라며 “문화소비 총량 증가는 필연적으로 문화 양극화 현상을 유발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분야는 개인의 자의적인 의지에 의해 소비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문화양극화 현상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동일하게 벌어지고 있는 현상으로 이는 취향의 편중화로도 이어지게 된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정 위원은 특히 문화 양극화 현상 속, 중장년층 소외문제에 주목했다. 그는 “전 세대 중 중장년층의 문화 소비가 가장 많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의 소비 분야는 다양하지 않다”라며 “은퇴이후의 시간을 고민해야 하는 세대에게 문화 향유 경험을 지원하며 소외문제를 개선하고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기관의 타깃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장장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주제 발표와 지정토론이 끝나고는 20여 분 간의 플로어 토론이 이뤄졌다. 플로어의 의견 중 날카롭게 전달된 의견은 유환동 문화원 연합회장의 의견이었다. 유 회장은 청년 관련 발표를 한 이한호 쥬스컴퍼니 대표을 향해 “충남에서는 60세도 젊은 청년이라고 보고 있는 상황으로, 실질적인 충남 청년 정책은 중장년층을 위한 지원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충남도 청년 문화예술 정책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고 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청년층을 위한 지원정책 이후 그 중 몇이나 이 지역에 남아 충남도에서 살겠냐며, 지금의 지원 정책은 젊은 청년 공모사업 사냥꾼들만 모으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화 소외계층이자 충남도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중장년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고민해달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행복 IN 문화》 포럼 참석자들 ⓒ김재성 작가  

토론 좌장을 맡았던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정책연구실장은 “3개로 나눠진 주제 하에 효율적으로 발제와 토론을 진행했는데, 포럼을 통해 또 새로운 논점들을 마주하게 된 것 같다”라며 “이번 포럼이 시작이 돼 앞으로도 심도 깊은 의견 논의의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라는 진심의 뜻을 내비췄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행복 IN 문화》 포럼은 지역 각계각층 인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으며 성료됐다.

지난 7월 2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무역개발회의에서 대한민국은 선진국으로 격상됐다. 문화는 선진국 대한민국의 저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생존하는 삶에서 나아가 주위를 돌보고 다함께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는 힘의 씨앗은 문화 속에 있다. 「충남도 2030 문화비전」 선포는 지금 시대 사명에 응답하는 실천으로 볼 수 있다. 《행복 IN 문화》 포럼에서 날카롭고 묵직하게 논의된 과제들과 참석자들의 열기는 앞으로 충남도 미래 자양분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