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문화강도(文化强道) 향한 힘찬 도약
충남도, 문화강도(文化强道) 향한 힘찬 도약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8.30 1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복 IN 문화》 포럼 통해 지난해 선포된 「충남 2030 문화비전」 실천과제 등 모색
양승조 충남도지사 “문화로 채운 풍요가 도민의 행복 만들 것”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도민 삶의 터를 어떻게 변화시키느냐에 있어, 주요 관심사 설정은 중요하다. 집중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지역의 미래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충남도는 앞으로 10년을 계획하는 기본 가치를 ‘문화’로 설정했다.

‘문화’로 성장하는 충남도를 위한 구체적 방법론과 발전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장이 개최됐다. 지난 24일 충남도서관에서 개최된 「충남 2030 문화비전」 [행복 IN 문화] 포럼이다.

▲ [행복 IN 문화] 포럼에 대한 소감을 전하는 양승조 도지사 ⓒ김재성 작가<br>
▲ [행복 IN 문화] 포럼에 대한 소감을 전하는 양승조 도지사 ⓒ김재성 작가

프랑스 사회학자 부르디외는 ‘아비투스(Habitus)’라는 특정한 사회 구조와 환경이 개인에게 만들어 주는 무의식적 취향, 성향, 사고 등을 뜻하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그는 아비투스가 사회적 계급을 결정한다고까지 주장한다. 어렸을 적부터 미술관을 관람하고 공연을 보러 다니며 문화적 자의성과 경험을 획득한 인물과 그렇지 못한 인물 사이에는 격차가 생기고 시간이 지나 사회적 계급의 차이까지 만든다고 말한다. ‘문화 양극화'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화다양성'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충청남도' 글자로 만든 충남도 마스코트 (좌)충청이 (우)충나미 (사진=충남도 제공)
▲'충청남도' 글자로 만든 충남도 마스코트 (좌)충청이 (우)충나미 (사진=충남도 제공)

충남도는 부르디외의 견해와 비슷한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2018년 취임하면서 충남도 도정방침을 “더 행복한 충남,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정하고, 충남도 행복을 완성하기 위해 ‘문화’를 방법으로 삼았다. 그는 문화가 도민의 행복을 좌우하고 지역의 품격을 가늠하는 기준이라고 봤다.

지난 10월 선포된 「충남 2030 문화비전」을 근간으로 제정된 「충청남도 도민문화권 보장에 관한 조례」 기본 이념에는 이 내용이 좀 더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문화가 지역사회의 발전과 도민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영역 중의 하나임을 인식하고, 문화의 가치가 교육, 환경, 인권, 복지, 정치, 경제, 여가 등 우리 사회 영역 전반에 확산이 될 수 있도록 (중략) 개인이 문화표현과 활동에서 차별받지 아니하도록 하고, 문화의 다양성, 자율성과 창조성의 원리가 조화롭게 실현되도록 하는 것”을 권리로 정하고 있다. 도민의 삶의 다양성과 품격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시각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문화’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지니고 있는 양 지사는 기존에 정무적 역할을 수행하던 ‘정무부지사’를 ‘문화체육부지사’로 개편하기도 했다. ‘문화체육부지사’는 정무적 역할 수행과 함께 문화‧체육‧관광 등 문화 분야에 중점을 둬 정책적 지원 확대를 꾀한다.

양 지사는 “경제 발전을 통한 복지도 중요하지만, 도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윤택하고 안정적으로 보듬어 줄 수 있는 것은 정신적 풍요를 만들어주는 ‘문화’로서의 복지라고 본다”라며 도정 운영에 있어 ‘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를 기반으로 추진돼 지난 10월 선포한 「충남 2030 문화비전」은 ▲함께 실현하는 충남 도민의 문화권리 ▲함께 누릴 수 있는 포용적 문화향유 서비스 제공 ▲함께 번영하는 미래 문화성장 기반 마련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문화협치 거버넌스 구축을 4대 목표로 삼고 있다. 이외에도 실천과 구체적 방안을 설정한 10대 추진전략과 10대 선도시책을 준비했다.

▲ [행복 IN 문화] 포럼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이우성문화체육부지사
▲ [행복 IN 문화] 포럼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이우성문화체육부지사

「충남 2030 문화비전」 [행복 IN 문화] 포럼은 10대 선도시책 중 3개의 주제에 집중해 구체적 실행전략을 논의는 자리였다. 토론회 좌장은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정책연구실장이 맡았고, 포럼 사회는 이길주 문화정책과장이 맡아 진행했다.

논의된 세 가지 주제는 ▲접근이 편리한 문화인프라 구축 ▲지역 젊은 예술인이 정착하는 청년예술인 육성정책 ▲문화양극화 해소를 위한 문화 다양성 확대였다. 김영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문화전문위원, 이한호 쥬스 컴퍼니 대표, 안태호 웹진 예술경영 편집장이 차례로 각각 주제를 맡아 발제했다. 

발제문을 바탕으로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대표와 문옥배 공주문화재단 이사, 김정혁 자이엔트 대표와 최선영 유구리최실장 대표, 이은영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대표와 정보람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지정토론을 맡았다.

포럼 주요 참석자로는 양승조 충남도지사, 이우성 문화체육부지사, 김명선 충남도의회 의장, 정병기 행문위원장, 김옥수 의원, 이종화 의원, 김연 의원, 김현식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유환동 문화원연합회장, 김태원 예총 사무처장, 유승광 민예총 충남 지회장 등이 자리했다.

충남도에서는 8인, 충남도의회에선 5인, 충남도자문기관 2인, 공공기관 3인, 문화예술단체 3인 시군 문화예술 관계공무원 10인, 전문가 11인이 참석해 50명 미만의 참석자가 포럼을 채웠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50명 미만의 인원을 초청했고, 포럼내용은 추후 유튜브에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포럼 시작에 앞서 이우성 문화체육부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충남도 문화 비전 지향점과 포럼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이 부지사는 “어려운 시기에 귀한시간 내주신 참석자분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충남 2030 문화비전’은 충남의 문화 수준 향상을 위해 선포한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포럼은 충남도 지향이 담긴 문화 비전의 올바른 방향과 좌표를 탐구할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라며 “참석해주신 문화전문가와 지역 관계자 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다”라는 적극적인 경청의 태도를 보였다.

▲ [행복 IN 문화] 포럼 지정토론 현장 권순석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김재성 작가

발제자들은 앞으로 점점 더 중요성이 부각 될 문화 가치를 선제적으로 인지하고, 구체적 비전을 설정한 충남도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밝혔다. 첫 번째 주제 ‘문화인프라 구축’ 발제를 맡은 김 위원은 단순 정량적 지표로 구축하는 문화시설이 아닌, 실질적인 거리 대비와 지역민의 심리적 거리감을 고려한 문화시설 구축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인식 전환의 출발점도 제안했다. 지정토론자 권 대표는 실질적인 거리를 고려하고, 지역민과 좀 더 가까운 문화시설 구축을 위해선 국가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단 점을 언급했다. 덧붙여, 문화정책 추진 과정에선 효율성 위주로 나뉜 기관 내 부서 체계에 유연성을 더할 것을 주장했다. 문화정책이란, 기관 내 모든 부서의 시각으로 지역민의 삶 전반을 고민하고 다양한 의견이 모아질 때 구체성을 가지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 ‘지역 청년예술인 지원’ 발제를 맡은 이 대표는 청년 예술인들 속에서 ‘충남’이라는 지역이 주요 관심 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를 밝혔다. 단순한 예산 지원에서 벗어나 한 청년이 살아갈 수 있는 경제적·심리적 안정감을 만들어줄 수 있는 지원을 제안했다. 지역에서 꿈을 꾸고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지원하는 정책은 일시적 지원이 아닌, 삶의 체계를 같이 고민해야 하는 정책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정 토론에 참여한 김 대표와 최 대표 역시 이 대표 발제문에서 제안한 삶의 방식 지원에 대해 깊은 공감을 표했다. 두 토론자는 충남에서 실질적으로 활동을 펼쳐가는 청년 활동가, 청년 예술인 입장에서 고민한 생생한 의견을 전했다.

▲ [행복 IN 문화] 포럼에서 양승조 도지사가 발표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책자에 메모를 하고 있다 ⓒ김재성 작가

‘문화 양극화 해소와 문화 다양성 추구’라는 세 번째 주제 발제를 맡은 안 편집장은 문화 양극화 현상 발생 이유와 현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화 다양성의 경과적 특성을 설명했다. 이로 인해 충남 문화 비전 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애물들을 언급하고 그를 위한 개선책과 방향성을 제안했다.

지정토론자로 참여한 이 대표는 안 편집장 발제에 현재성을 더해 ‘코로나19’를 맞닥뜨린 지금에서 논해져야 하는 문화 양극화 해소 방안과 다양성 추구 방향성을 제안했다. 또한, 향유자 중심의 문화 양극화 현상을 문화예술계 양극화 현상으로까지 언급해, 시각의 다양성을 제공하는 견해를 보여줬다.

이어 정 위원은 구체적 데이터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화 양극화의 경과를 보여줬다. 그는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문화 양극화 현상 속 중ㆍ장년층 문화 소외 현상에 집중해 개선방안을 요청했다. 또한, 문화 양극화가 심화 될수록 우려되는 문화 획일화 현상도 언급하며, 기관 차원의 순수예술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발제와 토론이 끝난 이후 이어진 플로어 토론에서도 뜨거운 의견들이 많이 나왔다. 충남도 지역 인사들이 포럼에 참여해 각계각층의 의견들이 다양하게 전달됐다. 다만, 지역 특성상 젊은 세대 시각의 제안이나 질문보단 오랫동안 지역에 머물고 애정을 가져온 이들의 질문과 제안들이 주를 이뤄 계층의 다양성을 꾀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김현식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예술인 지원정책을 일자리 지원으로도 확장해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을 기획해야 한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수요자 종심 맞충형 문화예술 복지체계를 구축해 예술인들을 전문매개자 유급 상근직으로 배치하자는 구체적 방안까지 제안 했다. 김 이사는 “수요자와 공급자를 한 테두리 안에서 함께 아우를 수 있는 문화예술 복지 체계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표했다.

▲ [행복 IN 문화] 포럼에 참여한 주요 인사 ⓒ김재성 작가

앞선 일정으로 포럼 중반부부터 참여한 양 지사는 긴 시간동안 「충남도 2030 문화비전」에 대해 함께 고민한 참석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4선 국회의원과 복지위원장을 거치는 시간 동안 돈이나 경제적 가치 이외에도 추구할 가치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양 지사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풍요가 기반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우성 문화체육부지사를 두게 됐다”라며 “‘충남도 2030 문화예술 비전은 방향 설정은 돼있지만 실천 계획이 모호한 지점이 있어, 철저한 실행방안 모색을 위해 이번 포럼을 준비하게 됐다”라 설명했다.

그는 이번 포럼으로 제안된 여러 방향들을 바탕으로 문화양극화를 해소하는 문제, 청년예술인을 육성하는 문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세 가지 점에서 실천 방향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화강도(文化强道)를 지향하며 개최된 [행복 IN 문화] 포럼은 지속가능한 문화 정책을 개발해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자리였다. 3시간 여 동안 진행된 포럼에서는 충남도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지점이 언급되기도 하고, 앞선 방향성을 제시한 충남도에 긍정적인 반응이 전해지기도 했다. 앞으로도 충남도는 문화정책의 구체적 제안과 해결책 모색을 위한 다양한 포럼과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