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18–8.31간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사진전 ‘세여자’를 개최하였다. 나이 79세에 여는 첫 번째 개인전으로 어머니, 아내, 딸, 나와 가장 가까운 세여자의 각기 다른 삶을 사진작업으로 조명해 본 것이다.
미술 전문가인 아내와 미술대학 교수인 딸의 경우 워낙 찍어논 사진이 많아 전시 준비에 어려움이 없었으나, 어머니 촬영 사진은 없어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어머니의 분신적 대리물인 사찰과 꽃 사진으로 대체하였다. 특히 어머니가 좋아하산 ‘부겐베리아’의 꽃과 사진을 제단에 올려놓는 설치작업도 병행하였다.
‘세여자전’은 작년 결혼 50주년기념 파티를 위하여 준비하였으나, 코로나 때문에 파티를 할 수 없어 1년을 늦췄지만,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어 파티 없는 사진전만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전시기간중에 1,000여명의 친지와 사진 전문가, 관람객들이 방문해 주었고, 특히 오랫동안 못보았던 친구들이 찾아와 하루하루가 만남과 기쁨의 연속이었다.
이번 사진전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80년대 초부터 백남준과 맺은 각별한 인연과 85년 덴마크에서 찍은 플럭서스 행위예술, 93년의 ‘서울 플럭서스 페스티벌’ 등 우리 예술사에 기록되고 공유되어야 할 사진들을 많이 찍어왔다는 자부심에 있었다.
287매의 전시작품중 가장 관심을 끈 사진은 포천 금룡사에서 찍은 천불상, 즉 절벽을 파내어 천개의 작은 불상을 모신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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