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밀라노 한국공예전 《사물을 대하는 태도》 우수 전시 선정
2021 밀라노 한국공예전 《사물을 대하는 태도》 우수 전시 선정
  • 안소현 기자
  • 승인 2021.09.09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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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팔라죠 리타에서 10일까지

[서울문화투데이 안소현 기자] ‘2021 밀라노 한국공예전 《사물을 대하는 태도(All about Attitude》가 우수 전시(Best fuorisalone)로 선정됐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한 이번 전시는 밀라노의 역사와 문화, 현대미술이 공존하는 팔라죠 리타(Palazzo Litta)에서 10일까지 개최된다. 팔라죠 리타는 17세기 지어진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다. 이탈리아 문화부에서 운영하는 문화재 공간으로 문화 외교 차원에서 한국공예전의 의미가 크다. 

▲전시장 외부 전경 (사진=공진원 제공)
▲전시장 외부 전경 (사진=공진원 제공)

강재영 예술감독이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인간-사물-자연의 수평적 관점에서 바라본 다양한 한국공예 작품 126점이 전시되었다. 금속, 도자, 섬유, 유리, 목, 옻칠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을 통해 한국공예의 윤리적‧사회적 실천 해법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펜데믹 이후 고통받고 있는 세계인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장인부터 국내외 활동이 활발한 공예작가, 신진 공예작가까지 참여했다. 한 공간에 어우러진 이들 작품과의 관계 구성도 볼 만 하다. 영화 ‘기생충’에서 박 사장(이선균 배우)의 저택 거실에 놓였던 박종선 작가의 원목 테이블은 이번 전시의 주 전시공간인 ‘대지의 사물들’ 섹션 중앙에 배치돼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거나 휴식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실용성과 단순성의 미학을 바탕으로 한국의 ‘비움’의 철학이 세계인들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의 공예상(창작 부문)을 수상한 김준용도 이번 전시의 대표작가이다. 올해의 공예상은 한국 공예발전에 이바지하며 국내외에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공예관련자(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김준용 작가는 시간과 빛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 풍경을 유리만이 표현할 수 있는 고유한 질감과 독특한 형태로 풀어냈다. 빛에 의한 그러데이션, 상의 맺힘, 마법 같은 색의 변화와 절제된 형상을 통해 자연과 소리, 영상으로 채워진 전시 공간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전시장 내부 (사진=공진원 제공)
▲전시장 내부 (사진=공진원 제공)

2019년에 대한민국 문화 훈장 화관 훈장을 받은 김시영 작가의 작품도 이번 전시의 주요한 볼거리다. 불의 변성점을 지나 물질이 변화되는 ‘요변(窯變)’의 영역을 탐구하는 김시영 작가는 1,350도에서 1,450도의 매우 뜨거운 불에 형태가 이지러지는 찰나를 포착해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번 펜데믹 상황과 닮아있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다년간의 현장 전시 경험과 작년 온라인 전시 경험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전시를 동시에 선보임으로써 세계적 디자인 행사 속 한국공예의 입지를 다시 한번 굳건히 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인 내일(10일)까지 계속되며, 모스카파트너스 누리집(http://www.moscapartners.it/en/)에서 가상전시공간(Virtual room)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