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2년 만의 귀환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2년 만의 귀환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9.10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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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3~17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작가 박지리 동명 소설 원작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선과 악의 갈등, 악의 기원을 이야기하며 계급 사회와 인간의 이면을 고발하는 서울예술단(이사장 이유리)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오는 10월 3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단 일곱 편의 소설만 남기고 세상을 떠난 작가 박지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탄생했다. 약 856쪽에 달하는 방대한 서사의 원작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던진다. 특히, 1859년 출간된 생물학의 새 장을 연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떠오르게 하는 작가의 소설 속 세계관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흡인력을 더했다.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공연 장면(제공=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공연 장면(제공=서울예술단)

2년 만에 귀환하는 서울예술단의 화제작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올가을 다시 한번 세습되는 악의 기원을 좇아가는 묵직한 스토리로 관객의 사랑을 받을 전망이다. 작품은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짓고 어른이 된다.’라는 메시지 아래 상위 1지구에 위치한 명문 학교 ‘프라임 스쿨’의 학생 다윈과 루미가 30년 전 벌어진 제이 헌터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찾아가며 일어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1지구부터 9지구까지 상위, 중위, 하위로 나눠진 철저한 계급 도시 속의 3대에 걸친 악의 탄생과 진화, 계급 사회의 갈등은 인간의 선과 악의 기원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깊은 여운을 안겨준다.

지난 20일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올 시즌 새로운 캐스트를 공개하며 대중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최상위 계층이 사는 1지구의 열여섯 소년 주인공 ‘다윈 영’역은 그룹 ‘비투비’의 멤버이자 2017년 뮤지컬 ‘꽃보다 남자’로 데뷔 후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커리어를 쌓아가는 이창섭, 섬세한 연기력과 풍부한 감성으로 매 작품마다 캐릭터 변신을 보여온 김용한이 지난 ‘윤동주 달을 쏘다’ ‘동주’역에 이어 ‘다윈’으로 발탁돼 무대에 오른다.

다윈의 아버지이자 진실의 열쇠를 쥐고 있는 ‘니스 영’역은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압도적 장악력을 보여주는 민우혁, 폭발적 감성과 연기 스펙트럼을 지닌 윤형렬이 새로 합류한다. 극 중 다윈의 첫사랑이자 삼촌의 죽음을 파헤치는 거침없는 성격의 ‘루미 헌터’역은 두 시즌 공연을 거듭하며 완벽한 캐릭터 싱크로율을 보인 송문선, 자유를 갈망하는 다윈의 친구 ‘레오 마샬’역에는 탄탄한 실력을 겸비한 이동규, 혁명을 이끌었지만 순수한 이면을 지닌 소년 대장 '어린 러너' 역에는 초연과 재연 당시 호평을 이어갔던 이기완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다윈의 할아버지이자 비밀의 시작에 서 있는 ‘러너 영’역은 호소력 짙은 연기와 풍부한 가창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최인형이 맡는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무대화하기에는 다소 무거운 주제, 세계관을 담은 작품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참신한 소재, 새로운 음악적인 시도라는 호평을 얻으며 성황리에 초연, 재연 무대를 마쳤다. 이러한 성공적인 무대 언어로 빚어낸 숨은 주역인 창작진도 주목할 만하다.  

극작/작사는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최후진술>, <해적> 등을 집필한 이희준이 입체적인 캐릭터 구축과 은유를 담아낸 서정적인 가사로 극을 완성했다. 작곡은 드라마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노래 안에 진심을 담아내는 음악으로 관객의 마음을 매료하는 박천휘 작곡가의 손에 탄생했다. 그는 뮤지컬 <엑스칼리버>, <팬텀>, <빅 피쉬>의 음악 작업에 참여한 바 있다. 연출은 뮤지컬 <레드북>, <시티오브엔젤>, 연극 <킬 미 나우>를 연출한 오경택이 맡았다. 삼대에 걸쳐 대물림되는 죄의 굴레 속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다윈’의 모습에 집중해 신과 인간, 죄와 벌, 삶과 죽음이라는 근원적 문제를 묵직하게 질문한다.

이처럼 뛰어난 창작력과 예술성을 보유한 창작진이 의기투합해 만든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여타 성장드라마 중심의 청소년 뮤지컬과는 차별성을 보인다. 어른이 되는 과정 속에서 겪는 ‘선과 악의 갈등’, ‘인간의 본성’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작품성과 독보적인 매력으로 돌아올 세 번째 공연은 10월 3일 일요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