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생상스 서거 100주년 기념 ‘삼손과 데릴라’ 공연
국립오페라단, 생상스 서거 100주년 기념 ‘삼손과 데릴라’ 공연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9.13 1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바스티안 랑 레싱 지휘 & 아흐노 베흐나흐 연출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괴력을 가진 이스라엘 영웅 삼손과 그를 유혹한 후 힘을 빼앗는 팔레스타인 여인 데릴라의 이야기를 담은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가 오는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국립오페라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형식)이 선보이는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는 기원전 1,500년전인 구약성서 사사기에 등장하는 유명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한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1막 무대디자인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1막 무대디자인 ⓒ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은 2021년 생상스 서거 100주년을 맞아 1980년 초연 이래 약 40년만에 다시 한번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작품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에 이어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라인업에 합류하여 오는 10월 29일, 30일 양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또 한 번 관객을 맞이한다. 

<동물의 사육제>로 널리 알려진 카미유 생상스의 그랜드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는 유려하며 이국적인 색채와 관능적인 선율이 작품 전반에 풍부하게 넘쳐 흐르는 프랑스 낭만음악의 대표적인 명작이다. 작곡 초기에 오라토리오로 만들어졌으나 대음악가 리스트의 격려 속에 여러 차례 다듬어지며 결국 생상스 생애 최고 역작으로 재탄생했다. 

극 중 삼손을 유혹하는 데릴라의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Mon cœur s'ouvre à ta voix)’는 넓은 음역대와 풍부한 표현력이 요구되는 서정적인 아리아로 메조 소프라노들이 애창하는 대표 레퍼토리로 유명하며, 3막에 등장하는 웅대하고 화려한 발레장면 ‘바카날(Bacchanale)’은 1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청중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삼손과 데릴라>는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노이오페라합창단을 이끈다. 랑 레싱은 2018년 <마농>, 2019년 <윌리엄 텔>, <호프만의 이야기>, 2020년 <피델리오>, <라 보엠> 등 여러 작품을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하며 조화와 균형감있는 오케스트레이션과 섬세한 표현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는 바그너와 베를리오즈의 음악어법이 녹아들어간 이번 작품에서 더욱 극대화된 낭만주의 음악을 풍성하게 표현해 낼 예정이다.   

연출은 2014년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에서 아름다운 무대와 세련된 연출을 선보였던 아흐노 베흐나흐가 맡아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그는 원작과 달리 팔레스타인의 가자가 아닌 독일의 유대인 회당에서 벌어지는 ‘크리스탈 나흐트 (Kristall Nacht/수정의 밤)’ 사건을 배경으로 설정, 현대적 감각의 색채를 더하며 새로운 해석의 작품을 풀어 낸다. 극적인 긴장감으로 가득 채워질 이번 작품 마지막 장면 속 성전은 나치의 향락적이며 음탕한 유흥이 펼쳐지는 연회장으로 변질된 유대인 회당으로 치환된다. 

유대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레지스탕스인 삼손 역은 테너 크리스티안 베네딕트와 국윤종, 삼손을 유혹하는 치명적인 매력의 스파이 데릴라 역은 메조 소프라노 이아경과 김정미, 삼손을 핍박하는 나치의 우두머리 다곤의 대사제 역은 바리톤 사무엘 윤과 이승왕이 분한다. 이 외에도 나치의 돌격 대원 아비멜렉 역은 베이스 전승현, 나이 든 히브리인 역은 베이스 김요한, 블레셋 사람역은 테너 김주완, 베이스 신명준, 블레셋 메신저 역은 테너 원유대가 맡아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열창으로 함께 할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현장 공연과 함께 온라인으로도 관객들을 만난다. 내달 9일 15:00 크노마이오페라(www.knomyopera.org)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유료) 되며, 생동감 있는 영상과 입체적인 음향 기술로 랜선 관객들에게 현장감이 살아있는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문의 국립오페라단 1588-2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