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프리뷰] 《Antifragil》과 《컬렉터의 방》, 동시대 현대 미술 흐름 짚는 전시
[현장프리뷰] 《Antifragil》과 《컬렉터의 방》, 동시대 현대 미술 흐름 짚는 전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9.15 0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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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개인전 《Antifragil》 리안 갤러리 대구, 오는 11월 6일까지
《컬렉터의 방》 리안 갤러리 서울, 오는 10월 30일까지
안혜령 대표 “현대 미술 향유 안목 나누고 싶어”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주목할 만한 동시대 작가를 눈여겨보고 컬렉터와 대중에게 먼저 제안하는 리안 갤러리의 자신감 넘치는 전시가 펼쳐진다. 리안 갤러리 대구서 오는 11월 6일까지 열리는 이광호 개인전 《안티프래질, Antifragil》과 리안 갤러리 서울서 오는 16일 문을 열어 10월 30일까지 선보이는 《개관 15주년 기념전: 컬렉터의 방》이다.

▲Lee Kwangho-Antifragile, 2F Installation view, Leeahn Daegu, © Shi-Woo Lee
▲Lee Kwangho-Antifragile, 2F Installation view, Leeahn Daegu, © Shi-Woo Lee

전시 《안티프래질, Antifragil》은 금속 작업과 함께 이광호 대표적 기법인 ‘짜기’로 창작한 여러 연작 작품을 선보인다. 이광호는 새로운 재료와 기법을 탐구하는 작가로 플라스틱, 스티로폼, PVC, 금속 등 일상에 익숙하게 노출된 산업재료들을 다양하게 재해석해 표현한다. 다양한 용도와 형태를 가진 작품에서 이 작가의 창작관을 엿볼 수 있다.

‘짜기 기법’으로 완성되는 이 작가의 작품은 작가의 수공예로 완성돼 노동이 집약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그의 이러한 제작 기법은 농사를 짓는 조부모 슬하에서 자란 작가 유년 시절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시골 농장에서 자라며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들이 도구로 재탄생되는 과정을 익숙하게 접할 수 있었다. ‘짜기 기법’은 어머니의 뜨개질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Lee Kwangho, Profile image, Courtesy of the artist & Leeahn, Daegu
▲이광호 작가, Profile image, Courtesy of the artist & Leeahn, Daegu

이 작가는 매듭을 ‘약한 것 같지만, 변화무쌍한 매력을 가진 표현’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시작과 끝맺음의 매듭 행위로 상상력과 공간의 조화를 끊임없이 고민해 최종 형태로 구체화시킨다. 갤러리에 다양한 형태로 배치돼 있는 그의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명확한 해답이 없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이광호 작가의 ‘짜기 기법’ 작품은 기존에 보여줬던 작품보다 좀 더 큰 스케일을 가지고 있고 형태도 다양성을 추구한다. 전시는 지상 2층과 지하 1층과 두 공간에서 이뤄진다. 두 공간 중에서 지하 1층 공간은 이 작가의 좀 더 자유롭고 유연한 상상력을 선보인다. 공간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시도로 접근한 작품들과 그의 잘 알려져 있는 스툴 형태 연작 Obsession series를 같이 전시한다.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하는 작가의 경향과 의도를 만나 볼 수 있게 한다.

전시 제목 ‘안티프래질(Antifragil)’은 ‘부서지기 쉬운, 취약한’의 뜻을 갖고 있는 영단어 프래질(fragile)에 ‘반대’ 의미 접두어 ‘안티(Anti)’를 붙여서 만든 신조어다. ‘충격을 받으면 더 단단해지는 성질’이라는 뜻의 용어로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창안했다. 나심은 ‘안티프래질’이라는 용어를 창안하면서 불확실성, 무작위성, 가변성, 무질서 등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들을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득을 취하고 강해져야 한다는 개념을 주창했다. 이광호 작가는 이 ‘안티프래질’ 개념이 자신의 생각과 맞닿아있다고 봤다.

이 작가는 ‘불확실한 개념’이 ‘행복한 무질서’ 분류의 공감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개념으로 반복 작업에서 오는 다양하고 폭넓은 가능성에 대해 무한한 응원을 받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그는 안티프래질을 바탕으로 두고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작품을 다채롭게 펼쳐나갈 것이라 말한다. 이 작가는 “‘안티프레질’은 내 작업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라며 “기존에는 공예가, 디자이너라는 단어에 얽매여 쓰임새에 집중해 창작물을 만드는 한계를 가졌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는 어떤 특정한 단어에 매이기보다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자유로운 창작을 펼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 작가의 작품은 해외 몬트리올 장식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 홍콩 M+ 미술관 및 국내 리움, 대구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리안갤러리는 오는 11월 4일부터 6일까지 한국화랑협회와 함께 대구아트페어를 개최한다. 이 페어에서도 이광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Lee Kwangho, Antifragile-wallpiece no.2, 2021, Nylon, 100 x 100 cm, © Shi-Woo Lee
▲Lee Kwangho, Antifragile-wallpiece no.2, 2021, Nylon, 100 x 100 cm, © Shi-Woo Lee

《개관 15주년 기념전: 컬렉터의 방》은 리안 갤러리 서울에서 선보이는 전시로 지난 2016년 열린 리안 갤러리 10주년 기념 《10 years of Passion》 전시 이후, 최근 5년간 수집해 온 작품을 소개한다. 동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을 선정해 지금 현재 컬렉터들의 경향을 알리고, 작가들을 제안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판매되지 않는다.

안혜령 리안갤러리 대표는 “15주년 기념전 ‘컬렉터의 방’은 현재 컬렉터들이 주목하는 작가가 누구인지를 보여주고 지금 현대미술계의 흐름을 알려주기 위해 기획된 전시”라며 “리안 갤러리에서 한 전시 중 처음으로 입장료를 받는데, 이는 갤러리가 가지고 있는 혜안을 나눠드리겠다는 의미”라며 이번 전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리안갤러리 ‘컬렉터의 방’ 전시 홍보물, 갤러리 측은 이번 '컬렉터의 방' 전시 작품 사진은 외부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혀, 언론공개회에서도 사진 촬영은 할 수 없었다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전시는 알렉스 카츠(Alex Katz), 조지 콘도(George Condo), 아모아코 보아포(Amoako Boafo), 헤르난 바스(Hernan Bas), 키스 해링 (Keith Haring), 미스터(Mr.) 등 세계적인 작가 14명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 작가들은 상업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춘 현대미술계 대표 작가들이다. 전시장 1층에서는 미술‧문학‧영화에서 인용한 이야기를 작가 특유의 장식적이고 낭만적인 이미지로 재탄생 시키는 헤르난 바스와 지난해 가장 빠르게 성장한 가나 출신 흑인 예술가 아모아코 보아포의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헤르난 바스 <Memphis Living (design panic)>(2014)은 자신의 정체성을 아직 모르는 미성년과 성년 사이의 소년과 내면의 불안과 두려움을 담아낸 장식적 표현으로 극적인 감정을 전한다. 헤르난 바스 작품 옆에서는 아모아코 보아포의 <After the nail color>(2018)를 만날 수 있다. 밝은 노란 배경 위, 손가락으로 자유롭게 칠하는 보아포 특유의 피부톤 표현은 자유롭게 분출되는 생의 감각을 전달한다.

전시는 지하 1층에서도 이어지는데, 이 공간에서는 키스 해링의 <Untitled #17>, 일본 네오팝 대표 작가로 꼽히는 미스터의 <In a Corner of This Town>(2018) 등을 만날 수 있다. ‘수퍼플랫(Superflat)’ 운동과 연관해 만화와 애니메이션 같은 하위문화를 고급 예술로 승화시켜 일본 고유의 미학을 세계적 언어로 변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스터는 이 작품에서도 커다란 눈에 순수한 얼굴을 한 소녀를 배치시켰다. 소녀의 커다란 눈동자 안에 루미큐브, 게임기 등 일본 현대 사회를 대변하는 문화코드를 배치시키면서 다채로운 감각을 전한다.

하반기 리안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이광호 개인전 《안티프래질, Antifragil》과 《개관 15주년 기념전: 컬렉터의 방》은 동시대 현대미술이 품고 있는 즐겁고 생기 있는 감각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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