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와 BTS, 뉴욕 MET 찾아 한국 옻칠공예 작품 전달
김정숙 여사와 BTS, 뉴욕 MET 찾아 한국 옻칠공예 작품 전달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9.2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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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찾아 한국실 관람
오는 12월 ‘한국 나전칠기 특별전’ 개막 기념해 정해조 장인 '오색광율' 전달
달항아리서 매력 느낀다는 RM과 김정숙 여사 대화 나눠
같은 날, BTS 유엔 총회 연설 맡아 미래 세대 위한 긍정의 힘 전해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유엔 총회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뉴욕에 방문한 김정숙 여사가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특사로 임명된 방탄소년단(BTS)과 지난 20일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방문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대한민국 미래문화특사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 개회 연설을 맡기도 했다.

▲MET 한국실을 관람하며 달항아리를 두고 대화를 나누는 김정숙 여사와 RM (사진=KTV 유튜브)
▲MET 한국실을 관람하며 달항아리를 두고 대화를 나누는 김정숙 여사와 RM (사진=KTV 유튜브)

미국 대표적인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서 한국 문화 아름다움 알려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방문객들이 다녀가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이하 메트)에 지난 20일 현지 시작 5시 5분에 김정숙 여사가 방문했다. 메트에 1998년 개관해 23년 간 한국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한국관을 방문하기 위함이다. 이 자리에는 미래문화특사 BTS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윤증 뉴욕한국문화원장, 박정렬 해외문화홍보원장 등이 함께했다.

메트 한국관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장기 대여를 통해 550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고, 전담 큐레이터를 고용해 다양한 주제의 특별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20일에는 엘레노어 현 한국실 큐레이터가 나와 김정숙 여사를 안내했다. 한국실에서 김정숙 여사와 BTS 멤버들은 신라의 금동반가사유상, 고려시대의 청자피리, 현대의 분청사기와 달항아리 등 전시품들을 관람했다.

청와대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삼국시대 신라 금동반가사유상을 보면서 “좋아하는 작품”이라며 포즈와 미소를 따라하고, 고려시대의 청자피리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RM은 윤광조 선생의 작품과 달항아리 전시품에서 관심을 보였다. 이에 김정숙 여사는 “좋아하는 게 나와 닮은 것 같다”라며 따뜻한 말을 전하기도 했다.

달항아리 전시품에서 RM이 “달항아리의 찌그러진 형태에서 매력을 느낀다”고 말하자, 김정숙 여사는 “두 개의 반구를 합쳐서 하나가 되는 것이 달항아리”라고 설명하며 서로의 문화적 안목을 공유하기도 했다.

▲MET를 방문해 한국 공예품 전달식 후 단체 사진(사진=뉴욕메트로폴리탄뮤지엄 SNS)
▲MET를 방문해 한국 공예품 전달식 후 단체 사진(사진=뉴욕메트로폴리탄뮤지엄 SNS)

이어서 미술관 루프가든에서 진행된 한국공예품 전달식에 김정숙 여사와 BTS가 함께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오는 12월 메트에서는 ‘한국 나전칠기 특별전’이 개막 예정이다. 이를 기념해 김정숙 여자는 정해조 작가의 ‘오색광율’을 전달했다. 한국 전통직물인 삼베를 다섯 가지 색의 천연 옻칠로 겹겹이 이어붙인 작품이다.

김정숙 여사는 “한국공예품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빛낼 이 나전칠기전시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현대의 한국공예품을 한 점 더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라며 “정해조 장인 ‘오색광율’ 은 전통에 뿌리를 두고 새로운 아름다움을 짓고 잇는 한국 예술가들의 부단한 정진을 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실이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약동하는 오늘의 한류를 세계인에게 전하는 뜻 깊은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라는 따뜻한 관심을 표했다.

RM은 자신을 미술애호가이자 한국미술의 팬이라고 소개하며, 한국미술가 작품 드릴 수 있게 돼 영광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K-컬처라는 것이 K-팝과 K-드라마, K-무비 같은 것이 많은 두각을 드러내고 있지만 한국에는 정말 멋진 예술가 분들이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고,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들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Let's live on (지금을 잘 살아가자!)” 유엔 총회서 희망메시지 전한 BTS

유엔 SDG 총회서 BTS리더 RM(김남준)을 시작으로 멤버 진, 지민, 정국, 슈가, 제이홉이 차례로 연설을 이어갔다. BTS는 코로나19로 멈춰있었던 지난 2년을 보낸 전세계 10대 20대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를 바탕으로 미래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당연했던 일상을 잃어버린 상황 속에서 젊은 세대는 어떤 이야기를 꺼냈을까. 진은 “지난 2년은 사실 저도 당혹스럽고 막막한 기분이 들 때가 있었는데 그렇더라도 ‘Let's live on!’ 지금을 잘 살아가자! 라고 외치는 분들이 있었다”라며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고자 노력한 이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연설을 통해 BTS는 기후위기 현실을 지적하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다음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미래세대의 존재를 언급했다. RM은 기후위기와 환경문제를 전공으로 공부하며 아무도 겪어보지 못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뷔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너무 어둡게만 생각하진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앞으로의 세상을 위해 직접 고민하며 길을 찾고 있는 분들도 있으니, 우리가 주인공인 이야기의 페이지가 한참 남았는데, 엔딩이 정해진 것처럼 말하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 개막 연설을 하는 BTS (사진=UN 공식 유튜브 채널)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 개막 연설을 하는 BTS (사진=UN 공식 유튜브 채널)

이들은 가장 다양한 경험과 시도를 해야 할 10대, 20대 시절 코로나를 겪고 있는 세대를 인생의 길을 잃었다는 뜻의 ‘코로나로스트제너레이션’이라고 일컫는 현상을 언급했다. 그리고, 이 세대는 ‘웰컴 제너레이션’이라는 표현이 좀 더 맞다는 뜻을 표했다. 변화에 겁먹기보다 웰컴이라고 하며 앞으로 걸어가는 세대를 뜻하고, 가능성과 희망을 믿고 있으면 예상 밖의 상황에서도 길을 잃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BTS는 멤버 전원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보자는 말로 연설을 정리했다. 미래 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한민국 특사답게 고립돼있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살아나갈 수 있다’라는 건강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