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한 연약한 마C》…포장 비닐 위에 펼쳐진 세상만사
《연약한 연약한 마C》…포장 비닐 위에 펼쳐진 세상만사
  • 안소현 기자
  • 승인 2021.10.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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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스페이스 휴, 11월 4일까지

[서울문화투데이 안소현 기자]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 휴에서 작가 마C의 개인전 《연약한 연약한 마C》가 열린다. 지난 1일에 개막한 전시는 오는 11월 4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마C의 개인전 《연약한 연약한 마C》 (사진=아트스페이스 휴 제공)
▲마C의 개인전 《연약한 연약한 마C》 (사진=아트스페이스 휴 제공)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투명한 포장 비닐 위에 바느질 한 101점의 신작과 10년에 거쳐 완성한 7미터짜리 대형 포장 비닐 작업을 선보인다. 마C는 쓰다 버려진 포장 비닐 위에 주변의 인물들, 사물들 등 그야말로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것들을 빼곡하게 수놓았다. 특정한 서사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채 질서 없이 어지럽게 수놓아진 이미지들은 마C가 불러들인 복잡한 세상의 축소판이며 마치 지옥도의 한 장면처럼 불온하고 탱화처럼 경건하다. 쉽게 찢어지는 비닐의 연약한 속성을 통해 코로나19 발현에 전 세계의 일상이 무너지는 인간의 나약함을 함께 드러낸다. 보일 듯 말 듯 투명 비닐에 하얀 실로 수 놓인 대상들은 그림자의 예상치 못한 강렬함으로 연약한 존재의 짙은 속내를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마C(마문호는)는 1988년 추계예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2012년 복합문화공간 꿀&꿀풀, 2015년 대안공간루프에서 유쥬쥬마C 2인전, 2020년 나주 나빌레라문화센터 등지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80년대에는 민주화운동과 민중미술에 심취했으며 최근에는 자본주의적 욕망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