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Interview] 김영수 종로한복축제 예술총감독 ‘종로에 한복 꽃이 피다’
[Culture Interview] 김영수 종로한복축제 예술총감독 ‘종로에 한복 꽃이 피다’
  • 이은영 발행인·이지완 기자
  • 승인 2021.10.08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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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색 지닌 한복이 종로의 아름다운 꽃이 되길 바라
10월은 ‘한복 입고 종로 여행하는 날’ 되길
오는 9일부터 24일까지, 종로한복길·한복 패션쇼 영상 콘텐츠로 언택트 시대 축제 선봬
축제 기간 중 종로 곳곳 포토존 설치, 무료 한복 대여 이벤트 진행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이지완 기자] 종로는 한양 도성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지역이다. 경복궁과 종묘 등 전통 공간이 밀집돼 있고, 예부터 관청과 상업지역이 공존한 지역이었다. 지역의 역사를 그대로 이어받은 지명이 지금도 쓰이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종로구 청진동에 있는 ‘피맛골’은 조선 시대 높은 벼슬 관리들이 다니는 큰 길을 피해 평민들이 다니던 뒷골목, 말(馬)을 피하는 골목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종로구 원남동에 있는 순라길 또한 조선시대 순라들이 순찰을 돌던 길이라는 역사에서 유래됐다. 이처럼 예부터 고관대작과 평민들이 모여 살던 종로라는 지역은 현대에도 그 성격을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다. 국가 주요 공공기관이 밀집돼있는 지역이면서, 귀금속 거리, 전통시장, 맛집과 관광 명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종로는 과거와 현대를 모두 아우르고 있는 다채로운 지역이다.

종로문화재단은 이러한 종로의 지역적 특색을 살리며, 한국만이 무한한 매력과 미감을 알리고자 여러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그 중 2016년부터 꾸준하게 진행해오고 있는 축제가 있다. 《종로한복축제》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행사를 대폭 줄이고 영상콘텐츠를 선보이는 형식의 비대면 축제를 개최한다. 축제 개막을 앞두고 《2021 종로한복축제》 예술 감독을 맡은 김영수 감독을 만났다.

▲2021종로한복축제 김영수 예술총감독 (사진=서울문화투데이)
▲2021종로한복축제 김영수 예술총감독 (사진=서울문화투데이)

김영수 감독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종로한복축제 1회부터 3회를 이끌었고 2013, 2014년에는 서울드럼페스티벌 총감독을 맡았다. 한국공연예술센터 상임이사, 세종문화회관 기획사업본부 제작 감독을 역임하며 현장 경험을 탄탄하게 다져온 인물이다. 인터뷰 자리에 나온 김 감독은 다홍색의 아름다운 빛깔을 가진 조끼형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다. 편안한 기성복 반팔 티셔츠 위에 걸쳐 입은 한복이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우러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지역 종로의 모습을 담고 있으면서, 좀 더 많은 대중이 한복과 가까워지길 바란다는 종로한복축제의 방향성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10월 9일부터 종로한복축제가 시작된다. 이번 축제 주제는 ‘종로에 한복 꽃이 피다’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종로에 한복 꽃이 피다’는 직설적으로 종로 이곳저곳에 한복으로 꽃을 피우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꽃이 피다’에서 ‘꽃’은 ‘한복’을 의미하고 있다. 울긋불긋 꽃처럼 아름다운 빛깔을 가진 한복이 종로 이곳저곳을 아름답게 물들일 때 축제의 의미가 더욱 짙어질 것이라 봤다. 또한, ‘축제’라는 풍성한 느낌의 단어를 ‘꽃’에 담아 표현하려고 ‘꽃이 피다’, 즉 ‘축제가 활짝 열리다’라는 뜻이다. 우리네 전통 의복인 ‘한복’이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알려지고 있지만, 여전히 대중들은 거리가 먼 의복이라고 여긴다. ‘종로한복축제’는 한복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축제 중 하나다. 명절이나 기념일뿐 만 아니라, 가끔씩 나들이를 갈 때나 축제를 즐길 때 한복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이끌어보고자 했다. 종로는 유일하게 전통과 현대가 아울러 있는 지자체다. 한복이 잘 어울리는 공간에서 시민과 관광객이 한복을 입고 명소를 찾아가는 것을 축제의 시발점으로 두고자 했다.

2016년 시작한 축제가 6회에 도달했다. 계속 이어지고 있는 축제 정신이 있다면 무엇인가.

한복의 대중화와 국제화, 한복 산업의 활성화다. 종로한복축제 시작은 예부터 우리 일상 속에 스며있던 ‘한복’의 입지를 다시금 일으켜 세우고, 움직이게 하는 데에 있었다. 일상 속에 한복을 가까이 두면서 좀 더 많이 착용해보자라는 지향을 담고 있고, 또 축제를 통한 경제·산업 활성화도 하나의 방향성으로 갖고 있다.

축제는 ‘광장 시장’을 하나의 중심공간으로 두고 있다. 광장시장은 예전에 한복 원단 생산지로 활성화 된 곳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낙후되고 관련 종사자들도 업계를 많이 떠나는 상황이다. 축제를 통해 보다 많은 이가 지금보다 자주 한복을 찾게 된다면, 업계가 다시 살아나고 종로구의 경제가 활성화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어오고 있는 정신은 한복의 국제화다. 코로나 이전 종로를 돌아다니던 해외 관광객들을 보면 한복을 착용하고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외국인들이 우리 의복에 대해 전혀 모르던 것보단 많이 좋아진 현상이다. 하지만, 한복의 바른 착용을 알고 아름다움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되면 좋을 것 같아 종로한복축제가 그를 돕고자 한다.

그런데, 왜 한복이 대중화가 되고 일상화가 돼야 하는 건가.

한복은 우리 민족의 정신과 얼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본다. 지금 우리가 입고 있는 편한 의복이나 패션 코드들 대부분은 서양에서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우리 일상은 좀 더 빠르고 편리한 쪽을 향해 바뀌어가고 있다, 그런 현상 속에서는 자연스레 사라지는 것들이 존재하는데, 한복도 그 중 하나라고 본다. 한복이 일상복으로 입기에는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접해본다면 불편함도 어떤 일상의 한 부분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한복에는 우리가 계속 지켜나가야 할 한국의 가치와 민족의 얼굴을 담고 있다. 그 점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영상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는 김영수 감독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영상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는 김영수 감독 (사진=서울문화투데이)

기존 종로한복축제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참여형 축제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축제로 방향을 전환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올해 축제는 대면 축제가 가능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래서 더 어려움이 컸던 것 같다. 종로한복축제는 2월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정부에서는 9월이면 백신 접종률이 60%가 넘는다고 했고, 그 말을 믿고 있었다. 사실 축제 비대면 전환 결정을 9월 둘째 주에 확정했다. 늦은 감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코로나 상황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추석이 지나면 영상 촬영을 할 시간도 여의치 않을 것 같았고, 더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결정하게 됐다.

정말 고민이 많았고,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결정자체가 힘들었다. 대면 축제는 당일 라이브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비대면 방식이 되면 사전 녹화라는 개념이 생겨 비용이나 시간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요한다. 또한, 현장감이 사라진다는 것도 큰 아쉬운 점이다. 비대면 콘텐츠로 아무리 생동감 있는 현장을 담아낸다 해도, 시야에 필터가 낀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축제를 비대면으로 전환하면서 영상 콘텐츠를 많이 제작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김 감독은 드럼페스티벌 총감독, 한국무대감독 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현장에 특화된 공연 연출을 선보여 왔는데 기존과 다른 연출 포인트가 궁금하다.

얘기한 것처럼 비대면 축제로 전환하면서 기존 축제와 가장 달라지는 것은 모든 행사가 영상으로 촬영되고, 온라인상으로 공개된다는 점이다. 기존에 현장 중심 축제에서 영상의 역할은 기록이나 홍보의 목적성이 강했다. 아주 짧은 형식으로 자료 형태의 영상만을 준비하다가 축제 전체를 담아내는 영상을 제작하려니 여러 시도를 하게 됐다.

최근 국내 여러 축제들이 비대면 콘텐츠를 준비하면서 단순히 이미지가 아름다운 콘텐츠 제작에만 몰두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종로한복축제는 이 점에서 나아가 스토리성이 있는 영상을 제작하는 데에 힘을 쏟았다. ‘종로에 한복 꽃이 피어나다’라는 주제를 영상에 담아 종로 동네 이곳저곳에 꽃이 만발하게 만들자는 의지를 담아냈다. 영상 중심 내용은 종로 이곳저곳에서 펼쳐지는 패션쇼다. 패션쇼 촬영 장소는 창경궁, 세운상가, 광장 시장, 낙산 공원, 무계원, 청운문학도서관, 인왕산 근처 등이다. 모델 30명이 출연하고 이 패션쇼가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이어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종로에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담아 스토리가 있는 영상으로 제작하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봤다. 이야기는 세대를 아우르는 이야기로 잡았다. 영상을 쭉 보면 사랑, 우정, 친구들과의 시간, 외국인들과 함께 돌아보는 한국의 전통 미학에 대한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국관광공사 영상 콘텐츠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영화 <매드맥스>를 패러디한 서천 홍보 영상 ‘머드맥스’ 같이 지역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콘텐츠 기획을 종로한복축제에서도 고민한 것이 있을까.

한국관광공사 서천 영상은 나 또한 인상적으로 봤다. 영상을 준비하면서, 그런 컨셉도 조사하고 탐구했다. 하지만, 가장 장벽이 되는 지점은 비용이다. 한국관광공사 영상은 이날치와 엠비규어스 댄스팀이 출연하고 춤꾼·소리꾼·예술가들이 모두 화합해서 수개월을 투자해 만든 영상이다. 아마 우리 축제의 규모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종로한복축제의 총 예산은 1억 800만 원이다. 그 안에서 효율적으로 좋은 영상을 만드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관광공사에서 한 것만큼 화려하고 거대한 규모는 아니겠지만,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과 편집으로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한편으로, 우리 축제에 예산이 좀 더 있었다면 시도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었다. 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구현하는 미디어파사드 구현이었다. 지난 2014년 신세계 본관에서 진행한 미디어파사드 축제같이 한복의 아름다움을 거대한 미디어 월로 표현해보고 싶은 꿈이 있었다. 한국의 미가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 아래에서 패션쇼까지 펼쳐보고 싶었지만 여력이 되지 않았다. 시국이나, 예산이 장벽이었다. 그래도 그런 갈망을 담아서 영상콘텐츠를 알차게 꾸몄다고 봐주면 좋을 듯하다.

▲종로한복길 중  ‘서순라-원서동길’ 소개 영상
▲종로한복길 중 ‘서순라-원서동길’ 소개 영상

10월 4일 사전홍보영상 공개를 시작으로 여러 영상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들었다. 영상 콘텐츠에 대한 소개를 듣고 싶다.

종로한복축제는 ‘한복’을 중심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한복을 시작으로 한옥, 한식, 국악, 한국무용 같은 우리네 문화를 모두 담아내려고 했다. 공개될 영상은 메인 영상, 테마 영상, 서포터즈 영상으로 나뉘어 구성됐다. 앞서 말했던 종로에서 펼쳐지는 패션쇼를 담은 영상과 이번 축제를 다채롭게 만들기 위해 개발한 종로한복길 소개 영상이 메인 영상에 속한다. 축제 기간 내에 공개될 예정이다. 그리고 테마 영상은 한복과 관련된 콘텐츠와 행사 홍보 영상으로 구성돼 있다.

마지막으로 서포터즈 영상은 지난 4월부터 활동해온 종로한복축제서포터즈 누비라가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영상으로 채워진다. 윤동주 문학관, 백인제가옥, 상촌재 등에서 펼쳐지는 축제연계행사나 전시를 서포터즈가 관람하고 체험하는 내용으로 구성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직접 축제 현장을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축제에 직접 찾아오는 관람객에게는 가이드가 될 영상으로 생각한다.

현장에서 많은 이가 함께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영상이 많은 도움이 될듯하다. 그런데, 이번 축제에서 개발한 ‘종로한복길’은 무엇인가.

한 공간에서 모두가 다함께 축제를 즐길 수 없는 상황이니, 관람객이 종로구 이곳저곳으로 분산돼 각자가 자유롭게 축제를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젝트다. 한복을 입고 걷기 좋은 종로의 길을 지정했고, 축제기간동안 이를 소개할 예정이다. 총 3가지 구성인데, 각 코스마다 주제도 갖고 있다. 서순라-원서동길은 ‘전통 그리고 일상’이라는 주제를 갖고 있고, 부암-청운-서촌길은 ‘자연과 재생’, 북촌-삼청동길을 ‘과거와 현재의 공존’이라는 주제를 갖고 있다. 한복축제 기간동안 이 코스에 포함된 장소에 가면 축제연계행사나 전시를 즐겨 볼 수 있다. 또한, 한복을 입고 예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과 이벤트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축제에서 종로의 걷기 좋은 길 코스를 개발하면서, 기존에 유명하고 잘 알려진 길은 최대한 제외했다. 인사동 거리는 이번 ‘종로한복길’에 포함되지 않았다. 특별하게 소개해보고 싶은 코스로는 ‘서순라-원서동길’이 있다. 이 코스는 ‘세운상가-종묘-서순라길-한국황실문화갤러리-갤러리소연-돈화문국악당-우리소리박물관-원서동길-고희동미술관-원서동빨래터’로 구성됐다. 지금도 이곳에는 게스트 하우스나 작은 카페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 중 하나지만, 이번 종로한복축제로 보다 더 많은 이들이 찾아오길 바란다. 새로운 종로의 탐험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실현해보고 싶었던 종로한복축제에 대해 얘기하는 김영수 감독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실현해보고 싶었던 종로한복축제에 대해 얘기하는 김영수 감독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순라길은 오며가며 많이 걸어봤는데, ‘서(西)순라’라고 하니 조금 낯설다. 어디인가? ‘동(東)순라 길’도 있나?

서(西)가 있으면, 당연히 동(東)이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있다. 종로 지리를 정말 세세하게 아는 것 같다.(웃음) 아쉽게도 동순라길은 없다. 동순라길로 속한 지역은 광장시장 지역과 기업의 현대식 건물들이 밀집돼, 종로한복축제와는 어울리지 않아 코스에서 제외했다.

종로한복길부터 시작해서, 무계원, 백인제가옥, 세운상가, 서울공예박물관 등 전통가옥부터 현대적인 공간까지 아우르며 종로구 곳곳에서 축제가 펼쳐질 것 같다. 이런 다양한 장소를 선택한 의도가 궁금하다.

앞서 말했다시피, 종로는 전통과 현대의 미학이 어우러진 지역구다. 이런 점은 건축물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종로한복길 코스에도 현대적 건축물과 전통적인 건축물을 조화롭게 배치했다. 관람객들이 축제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종로구만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 미학을 느껴보고 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다양한 장소를 선택한 것이다.

또 한가지의 이유가 있다면 절차상의 이유도 있다. 종로구는 고궁을 지니고 있는 자치구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이 모두 종로구 내에 있다. 한복 축제도 고궁에서 펼쳐진다면 정말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고궁은 중앙정부에 속해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위에서 이용하기가 정말 어렵다. 중앙에선 느슨한 규정으로 이용하면서, 고궁이 자리하고 있는 자치구에는 규정을 엄하게 적용하니 아쉬운 지점이 있다. 문화재청이나 문화체육관광부나 전혀 소통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아쉬운 점을 해소하고자 다양한 장소를 활용했다. 그리고, 서울시 산하에 있는 경희궁을 종로한복축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경희궁은 조선시대에 왕이 잠시 피해있기 위해 마련된 궁이었으나, 규모가 꽤 큰 곳으로 아직까지 발굴해야할 부분이 많은 곳 중 하나다. 경복궁 동쪽에 위치한 창덕궁과 짝지어져 서(西)궁이라고도 불렸던 곳인데, 아직까지 많이 조명이 안됐다. 경희궁의 경치나 주변 골목들이 굉장히 아름다워서 많이 발전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종로한복축제가 새로운 궁궐의 매력까지 전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종로한복축제 서포터즈 누비라 '진진아씨들' 영상
▲종로한복축제 서포터즈 누비라 '진진아씨들' 영상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BTS가 무대에서 한복을 착용하는 등 한복의 인기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축제를 준비하면서 한복에 대한 달라진 관심을 느낄 수 있었는가?

느낄 수 있었다. 한 번은 종로한복축제 서포터즈 누비라 선정 때였고, 또 한 번은 지난 8월에 진행했던 ‘한복 뽐내기 대회’였다. 올해로 종로한복축제 서포터즈 누비라는 3기를 맞았는데, 해가 거듭될수록 경쟁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24명의 서포터즈를 뽑는데, 100명이 넘는 지원자가 지원했고 한복에 대한 관심이나 능력치도 예전과 다른 점을 느꼈다. 한복을 일상 속에서 정말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점을 ‘한복 뽐내기 대회’에서도 동일하게 느꼈다.

이번 대회에서 인상적인 참가자가 있었다. 2,30대 젊은 남성 참가자였는데, 푸른색 두루마기에 망건과 갓을 모두 갖추고 자리에 나타난 것이었다. 대회니까 일부러 갖추고 왔겠거니 했는데, 그 참가자는 친구 결혼식이나 가족행사가 있을 때 그렇게 한복을 갖춰 입고 참석한다고 했다. 그 참가자 이외에도 일상 속에서 가끔씩 한복을 입는다는 참가자들이 있었다. 꾸며낸 말인가 싶기도 했지만, 실제로 그들을 만나보면 한복을 일상 속에서 착용하고 지내온 느낌이 난다. 한복에 대한 인식이 점점 열리고 있고, 관심도 많아지고 있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

▲2021 한복뽐내기 대회 참가자들 (사진=종로문화재단 제공)
▲2021 한복뽐내기 대회 참가자들 (사진=종로문화재단 제공)

종로한복축제는 한복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인다 했다. 어떤 일들을 진행했는가.

코로나19로 세계와의 교류가 닫힌 상태라 올해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기획을 선보이진 못한다. 하지만, 작년에는 한국에 주재하는 대사관 부인들과 함께 한복을 입어보는 영상을 촬영했었다. 외국인들에게 한복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안한 것이다. 앞으로 기획하고 있는 행사도 있다. 내년에는 한복축제에서 나아가 ‘세계 민속옷 패션쇼’를 진행하려 한다. 각국의 전통의상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우리나라가 축제 주최국이니까 한복을 좀 더 깊이 있게 소개하는 장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6개월 간 준비해 온 축제가 곧 개막한다. 개막을 앞두고 있는 각오와 이번 축제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축제는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예전에 대면으로 축제가 진행됐을 땐, 한복 축제 마지막 날에 강강술래를 했었다. 신분, 직업, 성별, 나이 관계 없이 일상에서 일탈하며 한복을 입고 한바탕 즐겨보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올해는 그런 자리를 만들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축제를 통해 시민들이 종로 이곳저곳을 직접 다녀보고 경험하면서 종로가 가진 미학과 한복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친 일상에서 한복과 문화·예술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한복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1년에 4번 정도는 입을 수 있는 우리네 전통복식으로 한복과 대중이 가까워지길 꿈꾼다. 한복축제를 통해 한복의 우수성과 미학이 널리 퍼지길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아직 축제 영상 촬영이 많이 남은 상황이라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