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프리뷰] ‘액체’를 매개로 종·국가·세계를 넘나드는 《2021 바다미술제》
[현장프리뷰] ‘액체’를 매개로 종·국가·세계를 넘나드는 《2021 바다미술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10.18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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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11월 14일까지 일광해수욕장 일대
리티카 비스와스, 최연소·최초여성외국인 감독
인간-비인간을 넘나드는 세계, 시간 확장 얘기해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물은 생명체의 시작이자, 가둘 수 없는 흐름을 상징한다. ‘물’로부터 발상을 시작해 “인간과 비인간의 아상블라주”를 주제로 한 《2021 바다미술제》가 10월 16일 개막해 11월 14일까지 30여 일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지난 15일에는 바다미술제가 열리는 일광해수욕장에서 개막 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김성연 바다미술제 집행위원장, 리티카 비스와스 전시감독, 바다미술제 참여 작가 김경화, 오태원, 최앤샤인 아키텍츠가 참석했다. 간담회 이후 전시 관람에서는 최한진, 조병철, 안재국, 루킴, 이진선 작가들이 직접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김경화,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 2021. 김경화 작가가 작품 앞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문화투데이)
▲김경화,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 2021. 김경화 작가가 작품 앞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문화투데이)

낯선 장소 ‘일광해수욕장’서 선보이는 변화된 바다미술제

1987년 바다미술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바다미술제는 해운대, 송도, 다대포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을 개최 장소로 택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기장군에 있는 일광해수욕장을 바다미술제 장소로 택했다. 일광해수욕장에서는 여태까지 대규모 행사가 진행된 적이 없고, 해수욕장 백사장에 각각의 주인이 있을 정도로 어촌 마을과 아주 밀접하고 사적인 삶의 공간이었다. 관광지로서의 성격이 약하고, 동네 주민들이 머무르고 향유하는 내밀한 공간으로 볼 수 있다.

‘일광해수욕장’이 미술제 장소로 선정된 데에는 국제공모로 뽑힌 리티카 비스와스(RItika Biswas) 전시 감독의 주제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바다미술제에 처음으로 영입된 외국인 전시 감독이자 최연소, 최초 여성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리티카 비스와스 감독은 1995년생 인도출생 감독이다.

▲2021 바다미술제 간담회, (좌측부터) 오태원 작가, 김경화 작가, 김성연 집행위원장, 리티카 비스와스 감독, 최앤샤인 아키텍츠 (최혜진, 토마스 샤인) (사진=서울문화투데이)
▲2021 바다미술제 간담회, (좌측부터) 오태원 작가, 김경화 작가, 김성연 집행위원장, 리티카 비스와스 감독, 최앤샤인 아키텍츠 (최혜진, 토마스 샤인) (사진=서울문화투데이)

리티카 감독은 “액체의 이동성을 추적해 보고 싶었다”라는 말로 이번 미술제 주제를 설명했다. 감독은 ‘물’이 가지고 있는 무한성과 확장성을 통해 인간이 여태껏 인지하고 살지 못했던 바다의 색다른 존재에 주목한다. 나아가 인간과 비인간을 분리된 개체로 인지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물’이라는 공통된 형질을 공유하며 공존하는 존재로 바라보며, 하나의 ‘아상블라주’로서의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받아들인다. ‘아상블라주’는 집합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다양한 물체들이 조합된 입체적 형태를 지칭하는 미술용어다. 이번 바다미술제에서 ‘아상블라주’는 단순 결합을 넘어 예술, 생태, 제도, 상호작용을 포함한 비인간적 요소들의 결합까지 아우르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감독은 전시 주제를 단순히 선언적 개념이 아닌 실천하고 작동돼야 하는 개념으로 바라봤다. 때문에, 인간과 인간이 좀 더 연대할 수 있는 장소이면서 물의 흐름을 추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물색했다고 한다. 또한, 리티카 감독은 많은 인원이 모이면 안 되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미술제를 안전하게 개최할 수 있으며, 산책하며 우리 시대를 고민할 수 있는 공간을 물색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마을 커뮤니티가 여전히 활성화돼 있고, 환경적으로 아늑한 형태의 일광해수욕장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비비에이 OBBA, 〈Lightwaves〉앞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리티카 비스와스 감독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오비비에이 OBBA, 〈Lightwaves〉앞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리티카 비스와스 감독 (사진=서울문화투데이)

미술제 감독 및 전시 장소에서 변화를 추구한 이번 미술제는 기존과는 차이점을 보이는 작품을 선보인다. 백사장을 중심으로 한 조각작품에서 나아가 실내와 해수욕장 주변 건물, 다리들을 이용한 작업들도 포함됐다. 영상 작업의 등장도 주목할 지점이고, 작품에서 자연의 빛이 활용됐다는 점도 새로운 변화 지점으로 볼 수 있다.

지역주민과 함께한 미술제, 경계를 허물다

일정 상 짧게 이뤄진 질의 응답 시간에는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이 작가 선정 기준과 지역 사회와 바다미술제 연대가 어떤 과정을 통해 형성됐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다. 이 발행인은 “‘액체의 이동성을 추적해보고 싶었다’라는 말이 인상깊었다”라며 “어떤 과정을 통해 주제가 구현됐는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리티카 감독은 작가 선정 기준은 한 가지로는 답하기 어렵다는 말로 답변을 시작했다.

리티카 감독은 “인간과 비인간이 모두 가지고 있는 몸 속의 유체성을 탐구하고 있는 작가, 그 물음에 대한 확장성의 성격을 갖고 있는 작가들을 탐색했다”라며 “작가들의 작품이 주제 안에 끼워 맞춰지기보다 같은 요소를 가진 작품들이 주제 안에서 상호 조화를 통해 개념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 작가와 작품을 선정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김 집행위원장은 인도에서 태어나고 싱가폴, 영국에서 활동해 온 리티카 비스와스 감독의 선정은 여태까지 바다미술제가 주목하지 못했던 다양한 작가들을 소개해주는 창구가 돼줬다는 점을 언급했다.

▲김안나(한국문화기술연구소) 오션 머신, 2021 (사진=서울문화투데이)
▲김안나(한국문화기술연구소) 오션 머신, 2021 (사진=서울문화투데이)

백사장에서 벗어나 마을의 다양한 공간을 미술제 공간으로 사용한 이번 《2021 바다미술제》에서 미술제에 대한 지역커뮤니티의 이해와 협업과정은 중요한 준비과정이었다. 리티카 감독은 미술제 준비를 위해 4개월 간 부산에 머물며 일광해수욕장 근처 카페, 음식점을 자주 방문했다고 한다. 감독은 “일광을 배회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나를 알아보고 쉽게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관계까지 도달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라며 “이번 미술제에선 지역사회를 존중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했고, 바다와 인간의 관계, 동해와 인접한 삶에 대해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라고 말했다.

김 집행위원장 말에 따르면, 미술작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이 많이 궁금해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축제에 직접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일광해수욕장 인근 ‘해맞이 빌라’에는 야간마다 김안나 작가의 <오션머신>이라는 대형 프로젝트 맵핑이 빌라 벽면에서 상영되는데, 거주민들의 반응이 꽤 좋았다는 설명이다. 아름다운 영상 작업이 건물에 상영되는 점에서 즐거움을 표했다고 한다.

▲강송교에 설치된 최앤샤인 아키텍츠 <피막> (사진=서울문화투데이)
▲강송교에 설치된 최앤샤인 아키텍츠 <피막>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커뮤니티’의 형성, 연대를 일광해수욕장에서 벗어나 국가의 경계를 초월해 다뤄낸 작가도 있었다. 이번 미술제에 <피막>이라는 작품을 (구)마을회관 옥상과 강송교 두 공간에서 선보인 미국의 최앤샤인 아키텍츠다. 최앤샤인 아키텍츠는 한국인 최혜진과 영국인 토마스 샤인이 함께 설립한 예술 디자인 스튜디오로 제품디자인, 공공설치, 건축 프로젝트 등을 보여주고 있다. 부부이면서 작가 듀오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보여준 <피막>은 남편 토마스 샤인이 설계한 거대한 골조에 최혜진이 폴리에스터 끈을 뜨개질해 만든 패턴을 입힌 작업이다.

프로젝트에 늦게 참여하게 된 최앤샤인 아키텍츠는 8주 간의 짧은 시간동안 작품을 완성했다. 거대한 골조를 해외에서 만들어 가져올 수 없는 상황에서 토마스는 부산 현지 업체에게 골조를 의뢰해 현장에서 확인해야 했고, 최혜진은 암스테르담에서 패턴 작업을 진행했다. 이 패턴 작업이 최 작가에게 새로운 커뮤니티 형성의 시작이었다.

최 작가는 “암스테르담에 있는 저와 영국에 있는 마을 커뮤니티가 화상회의로 함께 만나 만든 패턴을 부산에서 만든 골조 위에 입혀, 일광해수욕장에 설치하게 됐다”라며 “팬데믹으로 물리적인 거리가 멀어졌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거리가 멀어도 디지털로 모두가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 같기도 하다”라는 커뮤니티 형성의 새로운 경험을 나눴다.

이 발행인은 마지막으로 김 집행위원장에게 야외에서 진행되는 미술제인만큼 늘 작품 관리가 문제가 돼 왔다. 이번엔 어떤 식으로 작품관리가 이뤄지고 다음 스텝은 있는지를 물었다. 김 집행위원장은 바다미술제는 바다의 날씨도 미술제의 진행요소중 하나라며, 하늘에 띄운 작품의 경우 미술제 기간을 모두 완주하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관리의 어려움을 드러냈다. 그는 “야간 관람이 이뤄지는만큼 작품 관리 요원을 많이 배치하고 있지만, 몇몇 작품 근처에서 과자부스러기와 술병이 발견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라며 “자연을 이길 수는 없다고 보기에, 환경에 순응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오태원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오태원 <영혼의 드롭스>, 백사장,바다, 하늘에 떠있는 드롭스 작품은 순환을 드러낸다  (사진=서울문화투데이)

‘물’을 매개로 한 경계를 넘는 흐름

이번 바다미술제를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로는 확장, 순환, 연대였다. ‘물’은 어떤 곳이든 흘러들어갈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물에는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종족간 경계라든가 국가간 경계라든가 물은 어떤 특정한 틀에 구획되지 않는다. 팬데믹 확산으로 국가 간의 경계가 삼엄해지고, 인간들의 고립이 좀 더 가속화된 시점에서 무한한 확장성과 흐름을 얘기하는 미술제의 방향은 재밌게 느껴지는 지점이다. 더불어 미술제는 ‘부산’이라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바다와 함께 살아온 이들을 존중하는 면면을 작품 안으로 녹인다.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각 국가가 가진 정체성을 더욱 확실히 드러내는 작업의 연결은 보는 이로 하여금 기묘한 경험을 하게한다.

김경화 작가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자개로 만들어진 거대한 알의 모습을 하고 있다. 김 작가는 이 작품이 바다에서 시작돼 바다가 만든 작품이라고도 설명한다. 사라져가고 있는 자개농 기술자들과 협업해 버려진 자개농으로 만든 작품이다. 김 작가는 도시의 역사, 장소성과 지역 공동체에 대해 연구하며 특히 급격히 변화하는 문명에 의해 발생한 소외된 정체성들에 주목한다. 그의 작업은 인간 세상의 범주에서 더 나아가 동식물 그리고 사물에서까지 찾을 수 있는 권력관계, 이로 형성된 위계를 드러낸다. 그는 “자개농의 주요소재가 되는 것이 ‘십장생’인데, 십장생의 세계에선 인류와 비인류의 경계가 없다”라며 “돌과 나무 신화적 존재를 같은 선상에 둔 것을 보면서 선조의 가치는 생명과 관계가 없다는 점을 느꼈다”라고 작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인간 문명의 발전으로 점점 희미해져 가는 바다의 서사를 새롭게 탐험하고 인간 중심의 세계관을 벗어나려는 시도로서 이해할 수 있다.

오태원 <영혼의 드롭스>는 일광바다 백사장, 바다 위, 하늘 위 세 군데에 설치된 물방울 모양의 작품이다. 오 작가는 세상을 구성하는 근원인 물해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일광의 하늘, 바다, 땅에 떠있는 물방울의 존재가 순환하는 물의 속성과 생태계 전체의 연결성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모두가 속해 있는 물의 존재를 명료하면서도 가장 보편적인 상징으로 표현한다.

▲조병철
▲조병철 <생명체의 반격>, 바닷바람에 의해 움직이는 키네틱 작품이다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최한진 작가 <트랜스>는 물질을 하는 남성들을 뜻하는 머구리의 모습에서 착안해 스테인리스 스틸로 사이보그 형상을 만든 작품이다. 백사장에 설치된 이 작품에는 일광의 백사장과 햇빛과 바닷물결이 담긴다. 최 작가는 어렸을 적 자주 봐왔던 머구리들의 모습이 내가 알지못하는 다른 세계로 넘어갈 수 있는 모습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잠수부가 미래 인류로 형상화된 작품이 종의 경계를 넘나드는 순간을 제공한다.

조병철 <생명체의 반격>은 재활용품과 철골조로 만든 움직이는 설치 작품인 키네틱 작품이다. 이 작업은 일광 바작바람에 의해 움직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포획, 유전자 실험, 환경오염으로 위험에 놓인 해양 생태계 속에서 기이하게 진화한 돌연변이의 형태이자 기계적 집합체를 상징한다. 조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연과 자원을 착취하는 인간중심의 식민주의와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파괴로 인한 생태학적 붕괴에 인간과 비인간이 어떻게 반응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

▲로히니 드배셔 (사진=서울문화투데이)
▲로히니 드배셔 <심해온실> 바닷속 규조류를 확대해 백사장 위에 상영한다. 작품 뒤편으로 바다와 하늘에 떠있는 오태원 <영혼의 드롭스>가 같이 보인다. (사진=서울문화투데이)

로히니 드배셔 <심해온실>은 14분 23초 영상작업으로 야간에 백사장 위로 상영된다. 리티카 감독은 바다미술제를 기획하면서 백사장을 스크린으로 사용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심해온실>은 예술가와 과학자가 근본적으로 같다고 생각하는 인도 출신 작가 로히니 드배셔의 작품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원들이 동해안과 일광 바다에서 채집한 규조류 표본을 아주 크게 확대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규조류들은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다. 인간이 볼 수 없는 바닷속 세계를 우주행성과 같은 광대한 스케일로 만들어 지상에 비추면서 인간이 경험할 수 없는 세계의 문을 열어보이는 작품이다.

루 킴 작가 <용해 전략>은 일광해수욕장 주변 5곳의 식당, 카페 벽면에 설치된 텍스트 작품이다. 2021 메디테라네아 비엔날레와 대전 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선보인 물들의 이야기와 연결된 세 번째 에디션이다. 이번 미술제에서 공개된 창작 각본은 물을 주인공으로, 해양과 기장 고리원전을 의인화해 구성한 대화다. 루 킴은 각본 속 등장하는 ‘물’이 개별의 물일 수도 있고 하나의 물일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성장하며, 개인에게 주어진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는 고민을 펼쳐오고 있는 그의 작품이 가진 확장성과 흐름이 돋보인다. 텍스트가 얹혀진 유리 벽면에 일광바다가 함께 보이는 모습은 색다른 시각적 아름다움을 선사할 것으로도 보인다.

▲류예준, 인디비저블 Indivisible (가제), 2021, 혼합매체, 가변크기 (사진=서울문화투데이)
▲류예준, 인디비저블 Indivisible (가제), 2021, 혼합매체, 가변크기 (사진=서울문화투데이)

《2021 바다미술제》에는 13개국 22팀(36명)의 작가가 참여해 설치 작품부터 평면, 영상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며, 무료로 휴일 없이 진행된다.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물’을 매개로 열어보이는 이번 미술제는 시각적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장이자, 아늑한 사유의 공간으로도 자리한다.

일광해수욕장 전역에 설치된 작품은 각각의 작품으로도 보이고, 또 함께 어우러진 작품으로도 볼 수 있다. 최한진 작가의 <트랜스> 뒤로 오태원 작가의 <영혼의 드롭스>를 볼 수 있고, OBBA의 <Lightwaves>와 리로이 뉴 작가의 <아니토>가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빛을 발휘하기도 한다. 바다미술제 공식 개막 전인 지난 15일에도 일광해수욕장에는 작품을 관람하는 일반 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거대한 작품 사이를 오가면서 작품을 관람하고 즐기는 그들의 모습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액체의 흐름과 확장을 얘기하고 싶었던 바다미술제의 지향점이 발화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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