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데우스 로팍 서울, 게오르그 바젤리츠 신작 전시 《가르니 호텔》로 개관
타데우스 로팍 서울, 게오르그 바젤리츠 신작 전시 《가르니 호텔》로 개관
  • 안소현 기자
  • 승인 2021.10.18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시는 11월 27일까지

[서울문화투데이 안소현 기자] 용산구에 위치한 타데우스 로팍 서울(Thaddaeus Ropac Seoul)이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신작 전시로 지난 6일 개관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타데우스 로팍 서울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12점의 회화와 12점의 드로잉 신작을 선보인다. 바젤리츠는 20세기 후반 독일 예술의 새로운 정체성 형성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으며, 1960년대 이후 국제 미술계에 깊은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서울 전시는 10월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예정된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과 맞물려 개최될 예정이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 《가르니호텔》 전시 전경 (사진=타데우스 로팍 서울 제공)
▲타데우스 로팍 서울 《가르니호텔》 전시 전경 (사진=타데우스 로팍 서울 제공)

이번 전시의 제목인 ‘가르니 호텔’은 프랑스어로 저가 호텔을 의미한다. 피카소의 작품 〈아비뇽의 처녀들〉에서 착안한 제목으로,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연상 과정을 거쳐 고안됐다. 여기서 작가는 단순 언어유희에 그치지 않고 〈아비뇽의 처녀들〉에서 나타난 대치적 구성과 비관례적 여성성을 소환한다. 

바젤리츠는 고유의 예술 어휘를 통해 형식적 발전을 추진하면서 작품 세계를 지속해서 갱신해왔다. 작품 속에서 자신의 방대한 전작(全作)에 등장한 모티프들을 재고하고, 예술사 레퍼런스를 작품에 통합시키는데, 이를 통해 회화라는 매체의 의의를 성찰해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새롭게 선보이는 대형 회화 연작에서는 50년이 넘도록 자신의 예술적 발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온 부인 엘케(Elke)의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바젤리츠의 신작들은 엘케라는 다분화된 인물을 비정형적 공간 속에 고립돼 매달린 모습으로 보여준다. 바젤리츠는 자신의 주제를 추상화하고 낯설게 하지만, 강렬한 표현주의적 필치로 대상의 핵심을 담아낸다. 그는 형식에서 내용을 배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1969년 이래 작품의 구도를 거꾸로 뒤집어 왔는데, 이를 통해 전통적인 회화의 원칙을 탈피하는 새로운 표현방식을 끌어낸 바 있다. 

바젤리츠는 엘케를 다룬 최근작들에서 회화적 재현에 대한 고민, 주체성의 불가피성, 반려자를 통한 자아의 재현 등의 화두를 다루면서 자신의 작품 속에 실존주의적 함의를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