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A 북서울미술관, 임민욱-장영규 타이틀 매치 《교대》展
SeMA 북서울미술관, 임민욱-장영규 타이틀 매치 《교대》展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10.19 1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3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미술가-음악가 사이 집중과 존중 태도 다뤄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2인 전을 새롭게 정의하는 방식의 전시 형식 실험을 보여 오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의 대표 연례전 ‘타이틀 매치’가 개최된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은 2021 타이틀 매치: 임민욱 vs. 장영규 《교대》를 다음달 21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전시실 1, 2, 프로젝트 갤러리2에서 개최한다고 알렸다.

▲2021 타이틀 매치 전시 전경 (사진=SaMA 제공)
▲2021 타이틀 매치 전시 전경 (사진=SaMA 제공)

SeMA 북서울미술관은 2014년부터 ‘타이틀 매치’라는 이름으로 두 명의 작가를 초대하는 전시를 기획해오고 있다. 그동안 타이틀 매치는 경쟁을 함의하는 명칭의 틀을 깨부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올해로 8번 째 타이틀 매치를 선보이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기존 기획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미술작가(임민욱)와 음악가(장영규)를 초대해 새로운 전시 형식을 시도한다.

미술관은 전시 기획의 글을 통해, 이번 《교대》전이 두 사람의 조화나 통합보다 둘 사이의 거리를 드러내 보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가깝고도 먼 거리를 두고 있는 미술가와 음악가를 전시라는 무대 위에 올려놓으면서,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서로에 대한 집중과 존중의 태도를 선보인다. 이는 무대 밖 다른 존재들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고, 전시는 물과 기름의 불화로 그려진 마블링처럼, 두 사람의 작품 세계가 엉키며 공생하는 상상의 영토로 관람객을 이끌어 갈 것이다.

임민욱은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하는 영상 설치와 일상 오브제를 조각으로 만들어 내는 미디어 아티스트다. 공동체와 기억의 문제, 장소와 존재의 관계를 탐구하면서 근대성과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고 있다. 장영규는 영화, 무용, 연극, 현대미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로, 비빙과 씽씽에 이어 밴드 이날치를 이끌며 전통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임민욱, 두두물물, 2021, 혼합 매체, 가변 크기 (사진=SeMA제공)
▲임민욱, 두두물물, 2021, 혼합 매체, 가변 크기 (사진=SeMA제공)

전통과 근대에 대한 예술과 문화 사이의 괴리와 문제의식을 공유해오고 있던 두 사람은, 이번 전시에서 사라지는 매체와 목소리, 역사와 환경으로부터 파생된 시간의 조각들을 비선형적으로 재구성해 본다.

그 재구성의 원리로 임민욱과 장영규는 ‘교대’라는 단어를 제안한다. 기능적인 관점으로 시간을 다루는 ‘교체’와 다르게, ‘교대’는 순환과 공존의 의미를 담고 있다. 두 사람은 ‘교대’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워 무엇이 변하고 움직이는지, 혹은 변하지 않는지를 추적하며 공간과 시간에 대한 관점을 다중화하고자 한다.

전시에서는 임민욱, 장영규 각각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두 작가가 함께 작업한 작품도 선보인다. <교대 - 이 세상 어딘가에>는 임민욱과 장영규가 함께 만든 신작 영상이다. 이 작품의 도입부는 2021년 6월 발매된 음반 <아침이슬 50년, 김민기에 헌정하다> 중 한 곡 <교대>를 장영규가 소속된 밴드 이날치가 재해석해 연주, 녹음하는 현장을 임민욱이 촬영한 것이다. 여기에 노래극 <공장의 불빛> 시작 부분과 극 중 <교대>의 탈춤 안무가 나오는 장면, 임민욱이 직접 촬영한 탈춤 영상, 파운드 푸티지, 리서치 자료 등을 더했다.

SeMA 북서울미술관은 전시 기간 중 전시 트레일러 및 전시 전경 등을 담은 온라인 전시 영상을 미술관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도슨팅 앱 및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 온라인으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도 있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타이틀 매치는 미술과 음악이라는 장르적 차이를 극복하고 두 사람의 합일을 찾는 방식보다는, 상호적으로 끊임없는 배움의 계기와 가능성을 찾아나서는 전시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