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문 관객’ 탄생시킨 LG아트센터, 역삼 시대 마무리…내년 10월 마곡 재개관
‘회전문 관객’ 탄생시킨 LG아트센터, 역삼 시대 마무리…내년 10월 마곡 재개관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10.20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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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하데스타운’ 끝으로 마곡 이전
22년 10월 개관…대극장·가변극장 등 2개 공연장 갖춰
‘개관 기념 페스티벌’ 프로그램 내년 상반기 공개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공연계에 ‘회전문 관객’이라는 용어를 탄생시켰던 LG아트센터가 22년 만에 역삼 시대를 마무리하고, 내년 10월부터 강서구 마곡에서 새로운 시대를 맞는다.

LG아트센터는 20일 ‘LG아트센터 역삼 마무리 및 마곡 이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2년 동안의 성과와 내년 10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이어질 LG아트센터의 새로운 모습을 공개했다.

▲마곡 LG아트센터 서울식물원 진입광장 ⓒ
▲마곡 LG아트센터 서울식물원 진입광장 ⓒLG아트센터

LG아트센터의 마곡 이전은 2005년 LG그룹과 GS그룹이 분리된 데서 시작됐다. LG그룹 공익법인 LG연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LG아트센터가 들어섰던 LG강남타워가, GS그룹 소유의 GS타워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후 GS그룹으로부터 공연장을 임대하는 형태로 운영되어온 LG아트센터는 LG그룹이 마곡지구에 연구개발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2013년 확정되면서 이전이 결정됐다. 

애초 올해 개관 예정이었으나 공사 지연 등을 이유로 미뤄지게 됐다. 공공기여 시설로 건립이 추진됐고, 서울시 기부채납 조건으로 20년간 운영권을 갖는다. LG아트센터가 역삼동을 떠난 후 해당 공연장은 GS그룹에서 사용처와 용도를 결정할 예정이다.

심우섭 LG아트센터 대표는 “마곡은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로 유동인구도 30만명에 달하고, 1인 가구의 비중도 큰 젊은 도시이기도 하다”라며 “공원 녹지에 공연장과 과학관이 함께 어우러져 과학과 예술, 자연이 융복합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라고 마곡 지역의 중요성을 밝혔다.

마곡에 새로 들어서는 LG아트센터는 서울식물원 내에 위치하고 있다.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유명한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으며, 4년 6개월에 걸쳐 약 2천500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됐다. 안도 다다오가 대형 다목적 공연장을 설계한 건, 중국 상해 외곽에 위치한 폴리 그랜드 씨어터(Poly Grand Theatre) 이후 두 번째다. 국내에서 대형 다목적 공연장이 포함된 복합문화공간을 설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하철 9호선 및 공항철도 마곡나루 역과 직접 연결되며, 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다. 

▲마곡 LG아트센터 그랜드씨어터 ⓒLG아트센터
▲마곡 LG아트센터 그랜드씨어터 ⓒLG아트센터

가로·세로 100m의 약 9천800㎡(3천 평)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건설된다. 연면적은 4만1천631㎡(1만2천593평)로 역삼 LG아트센터의 2배에 달한다. 지상층을 대각선으로 관통하는 '튜브(Tube)', 마곡나루역에서부터 LG아트센터 지상 3층까지 연결하는 '스텝 아트리움(Step Atrium)', 곡선 형태로 이루어진 벽면인 '게이트 아크(Gate Arc)' 등 3가지 콘셉트가 바탕이다.

단관 공연장이었던 역삼 LG아트센터와 달리 1,335석 규모의 대극장 ‘그랜드 씨어터’와 365석 규모의 ‘블랙박스’, 2개의 공연장을 갖췄다.

‘그랜드 씨어터’는 직사각형 프로시니엄 형태로, 풀 편성 오케스트라부터 오페라, 뮤지컬, 연극, 발레, 콘서트까지 공연할 수 있는 다목적 공연장이다. 역삼 LG아트센터에 국내 최초로 도입됐던 건축분리구조공법(Box in Box) 을 홀 전체에 반영해 지하철뿐 아니라 헬리콥터 및 항공기 소음 등을 차단했다. 2개 층 365석 규모의 ‘블랙박스’는 공연 성격에 따라 좌석 배치를 자유 자재로 변경할 수 있는 가변형 극장이다. 프로시니엄 구조는 물론, 무대를 중앙에 두고 양쪽 객석을 마주보게 하거나, 객석이 무대를 감싸게 하는 등, 아티스트의 의도에 따라 유연하게 무대와 객석을 조합할 수 있다. 이중벽체구조로 소음도 차단한다.

이현정 공연사업국장은 “블랙박스는 창작공연 활성화를 위해 만들었다. 기획 단계부터 무대에 올리기까지 공연을 단계별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는데, 이 공연장을 통해 실현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새롭고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공연을 많이 선보이고 아티스트들과의 협업도 많을 것”이라며 “LG아트센터가 (창작)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현재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마곡 LG아트센터 블랙박스 ⓒLG아트센터

김재윤 마곡TF팀장은 “(마곡 LG아트센터는) 오슬로 오페라하우스와 뉴욕 링컨센터 등을 생각하며 지었다“라며 ”극장의 발전은 급격하게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세계 스탠더드에 부합하게끔 꾸준히 관리하겠다“라고 전했다.

역삼 LG아트센터는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하는 'KS-SQI 한국서비스 품질지수' 조사에선 2007년부터 2020년까지 공연장 부문 14년 연속 1위로 선정되는 등 국내 대표 공연장 중 하나다.

22년간 867편의 작품을 올려 6300회 공연했다. 450만 명의 관객이 방문했다. 피나 바우시, 매튜 본, 로베르 르빠주, 이보 반 호브, 레프 도진, 피터 브룩,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등 세계 공연예술계 거장의 작품들을 소개해왔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장기대관을 통한 뮤지컬 시장 확대에도 힘을 실었다. 시즌제와 패키지 제도, 초대권 없는 공연장 등 을 통해 건전한 공연 생태계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도 받는다. 내년 2월 말까지 공연하는 대관공연 뮤지컬 ‘하데스 타운’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마곡 이전의 관건은 물리적 거리를 상쇄하고 ‘충성 관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다. 이 국장은 “역삼동 LG아트센터 위치 때문에 강남 관객이 많을 거라고 예상되지만, 강서 지역 관객이 20% 등 전역에서 공연장을 찾고 있다”라며 “기존 관객이 믿고 찾을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면 어디든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LG아트센터는 마곡 시대를 열 ‘개관 기념 페스티벌’ 프로그램은 현재 80~90% 완성된 상태이며, 내년 상반기 공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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