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구 전문위원 “지자체 차원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발생 지적”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문화예술계에서 들끓었던 비판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안호상 전 국립중앙극장장을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임명한 가운데, 서울시 문화행정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모인 자리가 열렸다.
지난 20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는 서울시 문화행정에 대한 지금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미래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서울시정 문화행정 현황진단과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조상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서대문4)과 이상훈 의원(강북2)이 토론회를 공동주최하고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가 함께했다.
조 의원과 정윤희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1부는 김상철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운영위원, 2부 이양구 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전문위원, 박선영 문화연대 문화정책팀장의 발제로 토론이 이어졌다.
김상철 운영위원은 “서울시정의 비판적 진단과 과제: 허약한 서울시 혁신정책의 뿌리에 대해”를 주제로 발제를 시작했다. 지난 10년간 서울시의 협치·혁신이 왜 행정에서 내재화 되지 못했는지, 그리고 새로운 협력적 도시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필요한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발표했다.
김 위원은 “서울시 협치 거버넌스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 사회 스스로 냉정하게 자기 비판을 해 행정에 포획된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하고, 행정은 행정자원을 사유재로 인식하는 태도를 버리고 혁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2부는 이양구 전문위원의 “블랙리스트 책임자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임명과 관련하여”라는 발제로 시작됐다. 이 전문위원은 최근 블랙리스트 사건들이 주로 지자체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임명 문제의 본질은 ‘서울시의 부실한 인사 검증 시스템’이라고 주장하며, 서울시 직접 공론의 장으로 나와 이번 사태에 대해 공개토론 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박선영 팀장의 “서울시 문화정책의 과제와 대안”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박 팀장은 오세훈 시정의 문화정책에 대해 분석하고 평가했다. 분석에 따르면, 오 시장의 문화정책은 문화를 목적이 아닌 수단, 산업경쟁력과 부가가치 창출 수단으로 한정하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문화예술 및 문화산업 생태계에 대한 중층적 전략의 부재, 시민을 문화정책 단순 향유자로 한정하고, 문화예술인에 대한 정책의 부재를 짚었다. 이같은 방향이 지속된다면, 문화행정이 시대착오적이고 과거 퇴행된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대표의원은 토론회를 마치며 “서울시 문화정책이 문제를 확인하고, 문화정책 발전을 위한 장기적 방향성을 확인한 자리”라고 평했다. 이어 그는 “오늘 다루어진 서울시 문화행정의 문제점이 공론화 되고 사회 의제화 돼 문화정책 발전을 위한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