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금속활자의 나라 한국’ 영상 공개
국립중앙도서관, ‘금속활자의 나라 한국’ 영상 공개
  • 안소현 기자
  • 승인 2021.10.25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이야기」영상 서비스 일환
도서관 공식 홈페이지 공개

[서울문화투데이 안소현 기자] ‘금속활자의 나라 한국’ 영상이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오늘 지난 15일부터 서비스되고 있다. 이는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이야기」영상 서비스 2편이며, 1편은 지난 5월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이 소개하는 물고기 이야기 「자산어보」 였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 '금속활자의 나라 한국' 캡처 화면 (사진=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이번에 공개된 영상 '금속활자의 나라 한국' 캡처 화면 (사진=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우리나라는 1200년대 전반기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했다.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금속활자본 책은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한『직지심체요절』로,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에서 만든 금속활자의 종류는 얼마인지, 금속활자로 인쇄한 책이 얼마나 전해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번 ‘금속활자의 나라 한국’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 봉성기 학예연구관이 도서관 소장본을 중심으로 우리가 몰랐던 우리나라 금속활자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 풀어낸다. 

서양의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로 책을 인쇄한 최초의 시기는 1455년경으로 알려져 있다. 이보다 빠른 금속활자본을 알아보기 위해 고려시대까지 올라갈 필요도 없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금속활자본도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본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바로 1403년에 주조한 조선 최초의 금속활자인 계미자로 인쇄하여 국보로 지정된『십칠사찬고금통요』(1책), 1447년에 주조한 최초의 한글 금속활자로 인쇄하여 보물로 지정된 『석보상절』(4책)이 그 주인공이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빨리 주조된 조선의 금속활자는 1403년의 계미자, 1420년의 경자자, 1434년의 갑인자, 1436년의 병진자, 1447년의 한글활자, 1450년의 경오자 등 총 여섯 종류이다. 이후에도 조선은 금속활자를 지속해서 주조해 책을 인쇄했다. 조선 전기와 후기의 금속활자를 모두 합하면 무려 30여 종류이며 이런 금속활자로 인쇄한 책이 국립중앙도서관에만 8,000여 책이 소장되어 있다. 국내외 전체를 합하면 수만 권을 넘는 금속활자본의 책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야말로 조선은 금속활자의 나라였다.

조선에서는 금속활자만이 아니라 목활자도 많이 만들어 책을 인쇄했다. 대표적인 것이 국보이면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허준의『동의보감』25책이다. 임진왜란의 혼란 때문에 금속활자의 다수를 잃어버리고 재정이 부족해지자 어쩔 수 없이 목활자인 훈련도감자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허준의『동의보감』25책이 바로 이 훈련도감자로 인쇄한 책이다. 19세기에는 상업용 목활자를 가지고 다니며 문집과 족보를 인쇄해주는 일이 흔했는데, 국립중앙도서관에는 ‘민간활자 및 인쇄용구’라는 민간의 상업용 목활자가 보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이번 영상을 통해 해외 소재 한국 자료를 발굴하고, 찾아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소장한 자료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