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 (43)
강아지가 아낙네 보퉁이나 라면박스에 담겨 장터로 팔려 나왔다.
기분 내키면 그냥 주기도 하고, 싼 가격에 팔기도 한다.
해남장에 강아지 열 마리를 양파망에 담아온 박씨할매는
날씨가 추워 개를 품고 있더니 급기야 땅 위에 풀어놓고
그냥 가져가라고 소리소리 질렀다.
“워매, 한 마리씩 가져갓씨요, 그냥줄께라”
전라남도 진도에서는 매년 5월이면 진돗개 축제도 열린다.
진돗개가 유명해진 것은 ‘돌아온 백구’ 때문이다.
의신면에 사는 박복단할머니의 다섯 살 된 백구가 대전으로 팔려 갔다가
7개월 만에 앙상한 뼈와 가죽만 남은 채로 돌아온 것이다.
백구는 길러준 주인을 잊지 못해 대전에서 진도까지 팔백리 길을
산 넘고 물 건너 7개월에 걸쳐 주인을 찾아 왔다.
우리나라 개 중에서 진돗개가 한국인의 기질을 가장 많이 닮았다고 한다.
아무리 잘 먹고 편한 환경에 보내주어도 가난했던 주인을 찾아가는 충직성 때문이다.
개를 자식처럼 키우는 사람이 많아진 오늘의 세태를 잘 말해준다.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속설 때문인지
점점 많은 시간을 우리 인간과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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