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 되살린 기억》展…퍼포먼스로 풀어낸 방랑의 길
《김주영 – 되살린 기억》展…퍼포먼스로 풀어낸 방랑의 길
  • 안소현 기자
  • 승인 2021.10.2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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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규 아틀리에, 10.15~11.27

[서울문화투데이 안소현 기자] 기획전 《김주영 – 되살린 기억》이 권진규 아틀리에에서 오는 11월 27일까지 열린다. 2015년부터 격년으로 열린 기획 전시로 여태까지 조각가 정현, 류인, 김정숙이 전시가 개최됐다. 한국 미술계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일군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자리다. 

▲김주영, '공해로 죽은 물고기, 1998, 70 x 180 x 10 cm, 에폭시 (사진=내셔널트러스트문화유산기금 제공)
▲김주영, '공해로 죽은 물고기, 1998, 70 x 180 x 10 cm, 에폭시 (사진=내셔널트러스트문화유산기금 제공)

김주영(1948~) 작가는 수십 년간 방랑하며 마주한 정치·사회적 유목민에 대한 이야기를 퍼포먼스로 풀어내고 있다. 6.25 전쟁과 분단에서 비롯된 비극적 가족사가 있는 작가는 프랑스 유학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을 떠도는 유목민의 삶을 살았다. 그에게 방랑이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작품의 모티브를 찾는 과정이자 기존 예술이 지니는 형식과 제도에 대한 저항이다.

1992년에는 파리를 거점으로 ‘노마디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스님의 명상>(1992, 파리), <떠도는 무명의 영혼들이여: 등잔불 祭>(2000, 남대문시장, DMZ) 등 세계 각지에서 여러 차례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지난 2005년 귀국해 퍼포먼스와 글 쓰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의 가족사가 담긴 <우리는 쌍둥이였다>, 노마디즘 프로젝트의 여정을 보여주는 <공해로 죽은 물고기를 위하여>, <길떠남> 등 여섯 작품을 선보인다. 길에서 발견한 오브제와 이야기가 밀착된 작품을 통해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만나보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권진규 아틀리에’(등록문화재 제134호)는 조각가 권진규(1922~73)가 직접 짓고 작품 활동을 했던 공간이다. 권진규는 테라코타와 건칠(乾漆) 작품 등으로 우리나라 근현대 조각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조각가이다. 재단법인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은 2006년 유족에게 아틀리에를 기증받았다. 시민들의 후원으로 이를 보존하며 정기개방, 기일 행사, 시민 참여 문화행사 등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