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Interview]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 “음악에 대한 지속적 관심이 우리를 ‘치유’ 한다”
[Culture Interview]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 “음악에 대한 지속적 관심이 우리를 ‘치유’ 한다”
  • 이은영 발행인‧진보연 기자
  • 승인 2021.10.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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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오는 11월 7일까지
기관 내실 다지기 위한 지속가능 대책…극장 가동률 높였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 국민 관심 우선 돼야”
내달 1일 ‘대구-유네스코 음악제’ 개최, 유럽·아시아 지역 오페라극장장 초청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진보연 기자]헨델의 오페라 <세르세>는 그리스를 정복한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Xerxes)가 세상은 정복했지만, 여인은 정복하기 쉽지 않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희가극이다. 

특히 이 작품의 1막의 도입곡 ‘Ombra mai fu(나무 그늘 아래서)’는 올해 초 방영된 드라마 <빈센조>의 OST로 삽입돼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이 곡은 ‘라르고’라는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크세르크세스는 연인을 찾으려 성 안의 온 정원을 돌아다니다 지쳐 어떤 나무 그늘에 앉아 쉬며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나무 그늘은 처음이야.”

<빈센조>의 빈센조가 일과를 마치고 퇴근한 후에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찾듯, 긴 세월을 거친 고전 오페라는 현대인의 지친 일상을 위로하는 나무 그늘이 되어 준다.

올해로 개관 18주년을 맞은 (재)대구오페라하우스는 그간 수많은 공연을 무대에 올리며 대구 시민들의 수준 높은 문화 향유의 장으로 자리했다. 우리나라에서 ‘오페라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은 극장이 몇 군데 존재하긴 하지만, 운영시스템을 살펴보면 다른 문예회관과의 차이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대구오페라하우스는 1년 내내 오페라 공연만을 위한 구조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박인건 대표
▲대구오페라하우스 박인건 대표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장기화된 코로나의 영향으로 지쳐가는 시민들과 예술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치유’를 주제로 축제를 이끌어 가고 있다. 박인건 대표는 “‘국제’ 축제라는 타이틀에 맞게 해외의 다양한 작품들을 국내에 선보이려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간의 공연교류협약을 통해 오만, 이탈리아,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와 작품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한다. 아울러 외국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작품을 해외 시장에 내놓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결과로 대구오페라하우스와 해외 유명 단체 및 극장과의 네트워킹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오페라 제작과 공연은 물론 이를 콘텐츠로 한 예술교육을 실시하고 실력 있는 성악가를 육성하고 있는 대구오페라하우스 박인건 대표를 만나 <대구국제오페라축제>와 <대구-유네스코 음악제>의 진행 상황과 기관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물었다.

대구오페라축제가 개막한 지 한 달을 넘어서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조심스럽고 어려운 시기에 성공적 개최를 축하드린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쉽지만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라는 타이틀에 맞게, 외국 단체 및 출연자의 참여를 늘이고 싶었으나 욕심만큼 잘 되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단체의 솔리스트, 연주자, 지휘자들을 무사히 초청하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오는 11월 1일부터 2일간 대구시의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 지정(2017.11) 4주년을 맞아 ‘2021 유네스코 창의도시네트워크 대구디지털 포럼’을 개최한다. 직접 교류가 중단된 이래 처음 모이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의장단들과 국내 창의도시 관계자, 문화예술 전문가 등 50여 명이 직접 참여하며, 전 세계 246개 창의도시 네트워크 관계자와 전문가 등 800여 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로 인해 부득이하게 축제를 대폭 축소ㆍ변경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와 함께 하는 두 번째 축제 준비는 작년과 비교해 내ㆍ외부적으로 달라진 점(변화한 점)은?

지금껏 대구시립교향악단, 대구합창단이 오페라축제에서 함께 무대에 올라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기에, 하나의 무대를 만드는 게 예술인들에게 고무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했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봉을 잡고 대구시향과 대구시립합창단이 함께한 무대는 음악 그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냈다. 단체의 개별 활동뿐만 아니라 더불어 만드는 무대가 가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이 이번 축제의 커다란 성과이다.

외부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공연장 의자 전면 교체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공연장이라는 게 한 20년 이상 되면 리노베이션 하지 않나. 기존에는 공연장 의자가 아닌 극장(영화관) 의지가, 바닥에는 카펫이 깔려있었다. 용도에 맞지 않는 시설들이다보니 음향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에 지난 7월과 8월 사이 1,480석의 객석을 제거하고 1,602석의 새로운 객석을 설치하는 공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시야 장애를 최대한 없애고 음향효과도 개선했다. 

나아가 객석 교체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객석기부활동(Naming Donation)’을 추진했다. 새롭게 자리 잡은 객석 중 먼저 1층 360석을 대상으로 좌석당 50만원의 기부금을 내면 기부자의 이름을 명판에 새겨 좌석에 부착하는 것이다. 객석기부자에게는 기획공연 할인판매(20%), 기부자 대상 특별음악회 초청 등의 다른 예우도 부여했다. 이는 수익 목적 보다 대구의 시민들이 오페라에 더욱 관심을 갖게끔 하려는 의도가 가장 컸다. 시민이 극장에 보다 애착을 가질 수 있길 바랐다. 360명의 전도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객석 기부
▲대구오페라하우스 객석기부활동(Naming Donation)

준비된 공연들이 큰 탈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뮤직홀, 크라스노야르스크 국립오페라발레극장과 합작하여 선보일 예정이었던 보로딘의 ‘프린스 이고르’(11.6·7)가 러시아 현지 사정으로 취소되는 난관에 부딪치기도 했다. 당시의 상황과 이탈리아 모데나코무날레극장의 합작 ‘청교도’를 선보이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한ㆍ러 상호 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해 이번 축제에 러시아 국민음악파 5인조 중 한 명인 알렉산드르 보로딘의 오페라 ‘프린스 이고르’를 소개할 예정이었다. 러시아 측 출연진이 약 240명가량 됐는데, 러시아 백신이 아직 WHO 승인을 받기 전이라 자가격리 면제 대상에 포함이 안 됐다. 이러한 사정으로 해외 초청을 아예 포기할지, 다른 단체로 대체할지 논의를 하던 중 다행이도 이탈리아 작품 초청이 가능케 됐다. 

이탈리아 초청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리도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아 배우면서 진행했다. 외국의 연주자가 입국할 때 무조건 자가격리 면제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보름 간 국내에서 체류하지 못하는 이유, 강의라든지 연주 일정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증명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이탈리아 팀은 이 모든 문제들이 해결 돼서 공연 일정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다만, 연주 중에도 단원 중에 한 명이라도 건강에 이상이 있으면 전원이 연습을 중단하고 검사를 받으러 가는 일이 몇 번 있었기 때문에 공연이 끝날 때까진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참여작, 국립오페라단 ‘삼손과 데릴라’(10.29-30)

올해 축제는 ‘치유’라는 주제로 삼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성을 안고 있나?

축제의 메인 테마가 ‘치유’라면 레퍼토리도 거기에 맞게 구성돼야 하겠지만, 이번엔 많은 예술인과 시민들이 축제에 참여하고 즐기는 가운데 이뤄내는 ‘치유’의 의미에 집중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문화예술 산업이 더욱 활발해지려면 어떤 접근과 노력이 필요할지 종사자들이 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미래에 대한 대비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 차원에서든 정부 차원에서든 예술가들과 앞으로의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모델을 자꾸 만들어봐야 되지 않느냐 생각했다. 

코로나로 인해 막혔던 하늘길이 조금씩 열리는 분위기이다. 지금의 상황이 개선되면 시도하고 싶은 국제교류나 초청하고 싶은 해외 창작진이 있는지?

‘국제’ 오페라 축제이니만큼, 해외의 다양한 작품들을 국내에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한 것이 바로 다른 극장과의 공연교류협약이다. 

▲창작오페라 ‘능소화, 하늘꽃’ 공연 장면 ⓒ대구오페라하우스
▲창작오페라 ‘능소화, 하늘꽃’ 공연 장면 ⓒ대구오페라하우스

이번 ‘청교도’ 공연을 가능케 한 이탈리아를 비롯해 중동과의 교류 역시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리의 창작오페라 <능소화. 하늘꽃>이 초청을 받게 되어 내년 오만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오만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등 다른 나라들과도 더욱 활발한 문화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가운데 이탈리아 볼로냐, 스페인 세비야와도 이미 구두로 약속을 해둔 상태다. 더불어 일본이나 중국, 홍콩, 몽골 등 유럽 오페라단 일색에서 벗어나 미국 및 아시아 오페라에도 눈을 돌려 프로그램에 다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외국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작품을 해외 시장에 내놓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우리만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작품들이 지금보다 더욱 많이 개발돼야 한다.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

이번에 공연되는 6편의 ‘메인 오페라’ 시리즈 가운데 대구오페라하우스 제작 작품은 푸치니 <토스카>(9.10~11)와 베르디 <아이다>(10.22~23)로 모두 이탈리아 오페라다. 세계의 유명 대작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좋지만, 초청작이 아닌 제작 공연에는 창작 오페라의 비중이 (지금보다) 커져야 하지 않을까?
그 부분은 나도 동감하는 바이다. 이탈리아의 오페라 역사가 워낙 깊고 시장도 그만큼 크다 보니, 국내에 소개되는 작품 역시 많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이것과 별개로 국내 오페라 창작 시스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창작, 특히 오페라처럼 많은 인력과 자원이 투입되는 거대 규모의 작품일수록 트라이아웃부터 단계별로 작품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창작 오페라의 대부분은 첫 선을 보임과 동시에 막을 내린다. 이 점이 매우 아쉽다. 큰 작품일수록 다양한 피드백을 통한 오랜 완성의 과정이 필요하다. 지자체에서 투자를 해서 결과물이 좋았어도, 기관장이 바뀌면 더 이상 그 작품에 대한 투자를 받기 어렵다는 점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이는 극장 기관장에게도 해당 되는 이야기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도 창작 오페라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금 검토 중인 작품으로는 윤이상의 <심청>과 올해 제주에서 첫 선을 보인 <이중섭>, 김해문화재단 <허황후> 등이 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와 더불어 오는 11월 1일부터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네트워크를 대표해 음악제와 포럼도 진행된다고 들었다.

유네스코는 지난 2004년부터 문학ㆍ음악ㆍ금속공예ㆍ디자인ㆍ영화ㆍ미디어ㆍ음식 등 7개 분야에서 뛰어난 창의성으로 인류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세계의 도시를 선정해 ‘창의도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가입 도시 간의 다양한 교류와 협력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음악분야 창의도시 대구와 통영을 비롯해 서울(디자인), 진주ㆍ이천(민속예술), 전주(음식), 부산(영화), 광주(미디어), 부천ㆍ원주(문학) 등 총 10개의 창의도시가 있다. 한 국가에 창의도시 선정은 분야별 최대 2개까지만 선정이 가능하다. 음악 창의도시로 선정된 주요 도시로는 이탈리아 볼로냐, 스페인 세비야, 영국 글래스고와 리버풀, 독일 하노버와 만하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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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유네스코 음악제’ 홍보 차량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오페라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오페라 도시 대구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내달 1일 <대구-유네스코 음악제>를 개최한다. 오페라 ‧ 오페라극장의 위기극복과 미래전망을 주제로 한 국제포럼으로, 유럽과 아시아 지역 오페라극장장들을 초청하여 진행되는 <대구-유네스코 음악제>의 국제포럼 자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위기를 맞이했던 오페라극장의 운영 현황을 아시아(일본)와 유럽(이탈리아)의 사례를 중심으로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네트워크를 통한 향후 발전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포럼에 이어 전 세계 음악인들이 함께하는 ‘월드 오페라 갈라콘서트’도 진행된다. 오스트리아 여름음악제 예술감독 플로리안 크룸푀크의 지휘, 국내 정상급 연주단체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진행될 이번 갈라콘서트에서는 헝가리와 폴란드, 독일에서 초청한 해외 성악가들과 소프라노 조선형, 테너 권재희, 바리톤 최진학 등 국내 성악가들이 함께 출연한다.

이번 <대구-유네스코 음악제>를 통해 코로나로 위축된 국가 간 문화예술 교류의 불씨가 새롭게 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오페라전용극장에서 진행하는 국내 최대 오페라축제이지만, 지역화와 세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엔 예산 등 현실적인 제작 여건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 기업과 MOU를 맺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이 부분은 어떻게 개선해나갈 계획인가. 

기관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방안이 아닌 지속가능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에 극장 가동률을 제고했다. 겨울인 1월부터 3월, 여름인 7월부터 8월까지의 비수기를 제외하고 1년에 100회 이상의 공연을 올려야 공연장의 수익성을 한 단계 높일 있다. 가동률은 돈이다. 극장이 수익성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이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불 꺼진 극장이 아닌 불 켜진 극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또한, 올해부터 오페라하우스 자체 수익금을 오페라하우스 예산으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대구시와 협의하고 있다. 100원을 써서 10원을 벌든 20원을 벌든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싶다. 

이와 함께 미래인재육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객석 기부로 거둬들인 수익금을 젊은 작곡가와 출가, 스텝 등에 투자해 그들에게 작품을 제작하게 하고, 공연도 올리게 할 계획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박인건 대표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로서 오페라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시작한 지 18년이 지났는데, 냉정히 말하면 우리는 아직도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에 있다. 대구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선정된 데는 오페라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뮤지컬, 포크음악 등 여러 음악적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풍부한 인프라가 각자의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데 어우러져 영국의 에든버러 페스티벌처럼 음악 자체로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구에서 음악창의도시로서의 모양과 냄새가 더욱 물씬 나길 소망한다. 이를 위해선 시민들, 나아가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공항에서든, 지하철ㆍ철도역에서든, 도로에서든 대구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음악창의도시라는 점을 알릴 필요가 있다. 

대구시민과 전국의 오페라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음악에도 쉼표가 필요하고 그림에도 여백이 있듯, 일상에도 휴식이 필요하다. 귀중한 이 시간을 대구오페라하우스와 함께 보낸다면 값지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