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청년‧중년 여성이 함께 질문하는 연극 ‘자기만의 방 연습; 여섯 개의 대화’
청소년‧청년‧중년 여성이 함께 질문하는 연극 ‘자기만의 방 연습; 여섯 개의 대화’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10.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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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14, 성북마을극장
노원 인권‧인문학 지역모임 3곳이 만든 창작극
▲ 연극 ‘자기만의 방 연습; 여섯 개의 대화’ 홍보물 (사진=갱년기 잡스 • 청년인문학모임 후레자식들 • 청소년창작집단 나인 제공)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당신은 당신만의 방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가족이 다함께 사는 집의 방 하나가 나만의 ‘방’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한 사람의 ‘방’은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한 개인이 살아가는 정체성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00년 전 버지니아 울프는 에세이 <자기만의 방>을 통해 “여성이 소설을 쓰려면 연간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누구나 다 어떤 형태로든 나다운 삶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선, 그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원구민 중심으로 인권‧인문학 관점의 성찰을 추구하는 지역 모임 3곳 ‘갱년기잡스’, ‘청년인문학모임후레자식들’, ‘청소년창작집단나인’이 모여 버지니아 울프가 얘기한 ‘자기만의 방’을 찾아나가는 창작극 <자기만의 방 연습; 여섯 개의 대화>를 선보인다. 성북구 동선동에 위치한 성북마을극장에서 11월 13일, 14일 양일간 막을 올린다.

이들은 버지니아 울프가 던진 화두 ‘자기만의 방’을 ‘나’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우리의 존재는 세대, 성별, 계급 등에 따라 각기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사회는 정체성에 따라 사람의 존재를 규정짓고 있다. 가끔 이러한 규정은 한 개인에게 굴레와 억압의 형태로도 자리한다. 누군가는 이러한 사회에 수긍하고 현재의 삶의 충실하지만, 누군가는 규정을 넘어서는 삶을 욕망하며 사회에 맞서기도 한다.

창작 연극 <자기만의 방 연습; 여섯 개의 대화>는 규정과 갈등의 굴레로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당신은 어떤 삶을 선택하며 살아왔는지 또 어떤 삶을 선택하고 싶은지를 정답 없이 질문한다. 청소년, 청년, 중년 여성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갖고,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세 개의 집단이 모여 무대 위 탐구의 시간을 펼친다. 욕망하기, 갈등하기, 대화하기, 연습하기, 반복하기. 일련의 과정을 무수히 쌓아가며 사회와 갈등하고, 자기 자신과도 갈등하는 순간을 무대 위로 수놓는다.

한편, 이번 연극은 노원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세 모임과 지역 주민들의 모금으로만 제작된 극으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제작 참여 모임 갱년기 잡스는 아름답고 나답게 ‘나이듦’에 대해 고민하는 중년 여성들의 모임이다. (사)마들같이 청년인문학모임 후레자식들은 주어진 길을 강요하는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동네를 기반으로 자기다운 삶을 찾아가는 청년 모임이다. 함께노원 부설 청소년창작집단 나인은 ‘누구나 예술가’라는 모토, 인권감수성을 바탕으로, 공동창작의 원칙을 가지고 2012년도부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표현해오고 있다. 나인이 창작한 11편의 작품 속에는 청소년, 소수자, 노동자 등 우리들 시선 밖 존재를 조명한다.

▲ 연극 ‘자기만의 방 연습; 여섯 개의 대화’  출연 배우 및 제작진 (사진=갱년기 잡스 • 청년인문학모임 후레자식들 • 청소년창작집단 나인 제공)

자칫 방향을 잃고 고립될 수 있는 혼란의 시대 속, 멈추지 않는 질문으로 나아가겠단 의지를 담은 창작 연극 <자기만의 방 연습; 여섯 개의 대화> 성북마을극장(성북구 동선동 1가 4-7 4층)에서 11월 13일, 14일 양일간 공연된다. 예매 및 관련 문의 (bit.ly/자기만의방연습/ 010-3287-7582/010-6605-1904)


연극 <자기만의 방 연습; 여섯 개의 대화>

공연 일시: 11월 13일 (토) 오후 3시, 7시/ 14일 (일) 오후 2시, 6시 (총 4회)

공연 장소: 성북마을극장 (성북구 동선동 1가 4-7 4층)

각본: 황소연

연출/ 각색: 임경희

예술감독: 신원

출연: 박선영, 박용준, 유솔, 유훈희, 이은채, 정강실, 최혜미

예매: bit.ly/자기만의방연습

티켓: 1만 원

문의: 010-3287-7582 / 010-6605-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