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에 이건희 기증관 들어온다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에 이건희 기증관 들어온다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11.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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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공예박물관서, 문체부-서울시 업무협약
이달부터 예비타당성 조사 들어가, 2027년 완공‧개관 목표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전국 시도에서 유치경쟁을 벌였던 (가칭)이건희 기증관이 이변없이 서울시 송현동 부지에 건립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는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의 기증으로 국가가 소장하게 된 문화재와 미술품의 효과적인 보존, 전시, 활용 등을 위한 ‘(가칭) 이건희 기증관’의 건립부지로 서울특별시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선정했다. 문체부는 10일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 이하 서울시)와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가칭)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송현동 부지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송현동 부지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장점‧취약점 확연한 두 부지…‘계층화 분석’서 송현동 우세

지난 7월 문체부는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 방안’ 발표 이후 「기증품 특별관 건립 기본계획 연구용역」(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을 추진해 (가칭) 이건희 기증관 건립 후보지인 서울 용산과 송현동 부지에 대한 입지를 비교, 분석하고 평가했다.

연구에 따르면, 용산 부지는 국립중앙박물관, 송현동 부지는 국립현대미술관 인근에 있어 국내 최고의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전문인력과 협력하기 쉽고 접근성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용산 부지는 향후 용산공원 조성 시 국립중앙박물관과 함께 대표적인 박물관 단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됐다. 송현동 부지의 경우 정치, 경제, 문화예술의 중심지로서 도보 10분 거리 내 20여 개의 박물관·미술관이 밀집해 있어 국내외 방문객 유입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에서 부지취득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문체부가 건립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 용산 부지는 공원지구로 지정되어 있어 건폐율(20%)과 용적률(50%)이 낮아 가용 건축면적이 작고, 원활한 진입을 위해서는 진입로 부지를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는 점이 취약점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연구에서는 입지분석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가 그룹 설문을 통한 계층화 분석(AHP*, Analytic Hierarchy Process)도 진행했다. ‘장소성’, ‘문화예술 연계성’, ‘접근성’, ‘부지 활용성’, ‘경관 및 조망성’ 등 6개 기준에 따라 평가했고, 그 결과 송현동이 더 적정한 부지로 평가받았다.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위원장 김영나, 이하 기증품 활용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송현동을 최종 건립부지로 심의·의결했다.

▲건립후보지 입지 분석 결과 (자료제공=문화체육관광부)
▲건립후보지 입지 분석 결과 (자료제공=문화체육관광부)

문체부 “기증관 건립으로 문화관광 중심지 육성할 것”

송현동 부지를 최종 선정하면서 기증품 활용위원회는 향후 건립될 ‘(가칭) 이건희 기증관’이 기증품의 문화적 가치를 확산하는 중심이자, 인근 문화시설과의 연계를 통해 동서양, 시대, 분야의 경계를 넘어선 창의적 융·복합콘텐츠를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문체부는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기증관을 대한민국의 문화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대표 문화관광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송현동 부지 37,141㎡ 중 9,787㎡를 기증관 부지로 하고, 서울시는 부지취득 절차를, 문체부는 교환 대상 국유재산 확보 절차를 조속히 추진해 상호 협의 하에 부지를 교환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증관 부지와 인근 공원에 대한 도시계획시설 결정 시 양 기관은 협의를 통해 합리적 계획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향후 별도의 준비단을 구성해 기증관 건립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협의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증관은 건축 연면적 30,000㎡ 규모로, 독립적으로 기증품을 소장·전시하면서 동서양, 시대, 분야의 경계를 넘어서는 융·복합 문화 활동의 중심이 되도록 건립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달에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부터 국제설계 공모절차를 추진하고, 설계와 공사를 거쳐 ’27년에 완공·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가칭) 이건희 기증관’이라는 명칭도 향후 많은 의견을 수렴해 더욱 확장성을 가진 이름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 ‘(가칭) 이건희 기증관’ 건립부지가 선정된 만큼, 이제 본격적으로 기증관의 건립을 시작해야 한다”라며 “그간 지역에서도 기증관 건립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여준 만큼, 경상권, 호남권, 충청권 등 권역별로 문화시설 거점을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협력과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박물관·미술관 협력체계(네트워크 뮤지엄)’를 구축하는 한편, 권역별 순회전시 개최 등을 통해 지역에서도 문화예술 향유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각별히 관심을 갖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