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교류한 가야 흔적 발견, 함안 말이산 고분서 중국 청자 출토
중국과 교류한 가야 흔적 발견, 함안 말이산 고분서 중국 청자 출토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11.1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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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기 중국 유송대 청자 그릇 출토
중국 남조와 아라가야 교류 흔적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가야의 국제교류를 보여주는 유물이 경남 함안군에서 출토됐다. 아라가야의 고도였던 함안에서 발굴된 유물은 가야사 조사연구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제 연꽃문양 청자 (사진=문화재청 제공)
▲중국제 연꽃문양 청자 (사진=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청장 김현모)과 함안군(군수 조근제)은 함안 말이산고분군 75호분의 발굴조사(조사기관: 경남연구원 역사문화센터)를 통해 가야문화권에서는 처음으로 5세기 중국 남조에서 제작된 연꽃무늬 청자그릇(中國製 靑磁 蓮瓣文 碗, 중국제 청자 연판문 완)이 발굴됐다고 밝혔다.

백제문화권과 가까운 남원 월산리 고분군에서 계수호(鷄首壺, 닭머리 모양을 본뜬 주둥이가 달린 동진 시대 그릇)가 발견된 예는 있었지만, 가야문화권 중심권역에서 중국제 청자가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난 7월부터 말이산 고분군의 체계적 정비와 보존관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가지 능선 끝자락에 있는 75호분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이 조사과정에서 말이산 고분군의 전형적인 특징이 잘 나타나있는 대형돌덧널무덤이 확인됐다. 동서로 긴 사각형 형태의 돌덧널무덤은 가운데 무덤 주인의 공간을 기준으로 서쪽에 유물 부장공간을, 동쪽에는 순장자를 배치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연꽃무늬 청자는 서쪽 유물 부장공간에서 구경 16.3cm, 높이 8.9cm, 저경 7.9cm 크기의 거의 완형에 가까운 형태로 출토됐다. 안쪽 8개, 바깥쪽 8개의 연꽃잎이 겹쳐져 청자를 감싸고 있는 형태로 오목새김과 돋을새김(음각·양각기법)을 모두 사용해 입체감이 있다. 이러한 형태는 5세기 중국 유송(劉宋)대 청자 그릇의 대표 형태다.

▲함안 말이산 고분유물 출토 현황 (사진=문화재청 제공)
▲함안 말이산 고분유물 출토 현황 (사진=문화재청 제공)

아라가야 최고지배층 묘역에서 중국 남조(南朝) 최고급 청자가 출토됐다는 사실은 5세기 후반 중국 남조(南朝)와 아라가야가 교류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라국왕 하지가 남제(南齊, 479~502)에 사신을 파견해 조공하고 보국장군(輔國將軍) 본국왕(本國王)의 작위를 받았다는 남제서(南齊書)의 ‘동남이열전(東南夷列傳)’ 기록에서 기존의 대가야를 지칭한 것으로 알려져 있던 ‘가라국왕 하지(加羅國王 荷知)’를 아라가야 왕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본다.

이와 함께 돌덧널무덤의 북쪽 장벽에서는 말이산 고분군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인 목가구시설의 흔적도 확인됐고, 큰 칼 2점, 쇠창, 쇠도끼, 금동장식 화살통, 화살 등의 무기류와 말갑옷, 등자(鐙子, 발걸이), 안교(안장), 기꽂이 등의 말갖춤새 일괄, 금동제 허리띠장식, 큰항아리, 그릇받침, 굽다리접시 등 50여 점의 토기류도 함께 출토됐다. 출토된 유물과 유구를 볼 때 무덤은 5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굴조사의 자세한 성과와 출토유물은 오는 11일과 12일 양일에 걸쳐 하루 2회(오전 10시, 오후 2시)씩 현장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현장공개와 관련된 사항에 대한 문의는 함안군 가야사담당 또는 경남연구원 역사문화센터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