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프리뷰]“전쟁 속에도 공연은 계속된다”…코로나19 조기 폐막 후 돌아온 연극 ‘더 드레서’
[현장프리뷰]“전쟁 속에도 공연은 계속된다”…코로나19 조기 폐막 후 돌아온 연극 ‘더 드레서’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11.1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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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미션 없는 100분간의 밀도 높은 극 구성으로 작품성 극대화
기존 배우 외 김다현, 양소민, 유병훈 새로운 배우들의 합류
21.11.16~22.1.1 국립정동극장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지난해 코로나19로 조기 폐막했던 연극 ‘더 드레서’가 1년만에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2021 정동극장 연극시리즈 ‘더 드레서(THE DRESSER)’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 이수현 총괄프로듀서, 김종헌 예술감독, 장유정 연출, 배우 송승환, 오만석, 김다현, 정재은, 양소민, 송영재, 이주원, 임영우 등이 참석했다.

▲연극 ‘더 드레서’ 프레스콜 단체사진 ⓒ국립정동극장
▲연극 ‘더 드레서’ 프레스콜 단체사진 ⓒ국립정동극장

이 작품은 매년 11~12월 사이 개최되는 정동극장의 <명배우 시리즈>의 일환이다. 첫 배우 송승환을 내세워 지난해 초연을 올렸으나, 코로나19 상황 악화에 따른 국공립문화시설 휴관 조치로 총 48회차 중 19회차 공연 후 중단된 바 있다. 

김희철 대표는 “<명배우 시리즈>는 한국을 대표하는 한 명의 배우를 선정한 후, 당사자와 전반적인 논의를 통해 작품, 출연 배우, 스태프 등을 결정한다”라며 “작품이 먼저 정해진 후 그에 맞는 배우와 스태프가 결정되는 일반적인 작업 과정과는 차이가 있다”라며 시리즈의 특징을 설명했다. 

‘더 드레서’는 20세기 후반 최고의 연극 중 하나로 평가받는 로널드 하우드의 ‘더 드레서’를 원작으로 한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겨울 영국의 지방 극장을 배경으로 인생 끄트머리에 다다른 노(老) 배우인 '선생님', 그리고 그와 오랫동안 함께 한 드레서 '노먼'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프레스콜 장면시연은 3장(노먼의 재주), 4장(분장시간), 5장(배우들의 방문), 6장(대사 맞추기), 7장(무대 위에 리어왕)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으며, 선생님 역의 송승환 외에 노먼 역을 맡은 김다현·오만석, 사모님 역의 양소민·정재은, 제프리 역의 유병훈·송영재를 비롯해 이주원과 임영우가 열연을 펼쳤다.  

▲연극 ‘더 드레서’ 프레스콜 장면 시연 모습 ⓒ국립정동극장
▲연극 ‘더 드레서’ 프레스콜 장면 시연 모습 ⓒ국립정동극장

김 대표는 “초연에 참여했던 배우는 물론 스태프들 역시 아쉬움을 느껴서 이번 앙코르 공연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라며 “간절함이 있기 때문에 공연의 완성도는 이전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수현 총괄프로듀서 또한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올해 다시 무대를 올리게 됐는데 함께 해준 창작진, 배우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 작품은 대본도 훌륭하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연출의 해석이 대단하다. 코로나로 인해 무대의 소중함을 느낀 기간이었다. 무대를 보면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유정 연출은 “재공연한다는 게 정말 감격스럽다. 좋은 작품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다”라며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극의 구성이 아닐까 싶다. 1, 2막으로 나뉘어 있던 공연을 합쳐 인터미션 없이 만들었다. 또 디테일한 지점들을 살리고자 했다. 폭격이 오는 상황을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소품이나 조명 등 시각적 효과를 추가했다. 더불어, 극이 늘어지지 않도록 백스테이지의 상황을 보여주며 코믹한 요소를 더하기도 했다. 여기에 뉴페이스를 캐스팅하면서 새로움을 주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해외 작품인 ‘더 드레서’를 선택한 이유와 우리의 정서를 반영한 국내 작품을 선보일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송승환은 “정동극장으로부터 공연 의뢰를 받고 다양한 작품을 찾아봤는데 여러 면에서 나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됐다. 그간 수많은 창작 작품을 올려온 입장에서 국내 창작극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내 나이에 맞는 적절한 작품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글로벌 시장의 문턱이 낮아지고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는 현재, 우리의 작품을 해외에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에)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일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을 여러두고 서로 자유롭게 주고 받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한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연극 ‘더 드레서’ 프레스콜 장면 시연 중인 배우 송승환 ⓒ국립정동극장
▲연극 ‘더 드레서’ 프레스콜 장면 시연 중인 배우 송승환 ⓒ국립정동극장

김종헌 예술감독은 “처음 우리를 모이게 한 건 송승환 배우가 타이틀인 <명배우 시리즈>였지만, ‘효도 하기 위해’ 초연 멤버가 다시 모인 건 아니다. 작품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봐주시고 극장에 많이 찾아와 달라”라고 전했다.

연극 '더 드레서'는 이달 16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