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시] 눈/박용래 시인
[아름다운 우리 시] 눈/박용래 시인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11.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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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래 시인

 

하늘과 언덕과 나무를 지우랴

눈이 뿌린다

푸른 젊음과 고요한 흥분이 서린 하루하루 낡아 가는 것 위에

눈이 뿌린다

스쳐 가는 한 점 바람도 없이

송이눈 찬란히 퍼붓는 날은

정말 하늘과 언덕과 나무의

한계는 없다

다만 가난한 마음도 없이 이루어지는

하얀 단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