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2021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문화예술인 사이 다리를 놓다
[현장스케치] 2021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문화예술인 사이 다리를 놓다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11.26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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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인 공공기관 중심에서 예술인, 공급자인 예술인과 예술단체 중심으로 꾸려져 호평
2년 동안 쌓인 문화예술계 기대와 회복 움터
AI피플카운팅, QR코드 스캔으로 방역에 각별한 주의
레퍼토리 피칭, 아트마켓, 쇼케이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 선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제주’라는 천혜의 아름다움을 지닌 공간에서 펼쳐지는 문예회관, 예술단체, 예술인들의 네트워킹 행사 ‘제 14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JHAF)’이 코로나19의 어려움을 통과하고 다시금 도약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22일이 개막해 25일까지 나흘간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개최된 페스티벌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회장 이승정, 이하 코카카)와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현대자동차그룹이 후원했다.

▲제14회 제주해비치 아트페스티벌 개회사를 전하고 있는 코카카 이승정 회장 (사진=서울문화투데이)
▲2021 제14회 제주해비치 아트페스티벌 개회사를 전하고 있는 코카카 이승정 회장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연기된 일정 속, 방역에 신경 쓴 주최측 고민 느껴져 

갑작스러운 코로나 확산으로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의 일정은 6월에서 11월로 연기된 바 있다. 변경된 일정과 갑작스레 추워진 겨울날씨, 개막일 당일 비행기 연착 등으로 페스티벌이 열리는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어수선한 느낌이 있었으나, 주최 측의 체계적인 준비로 페스티벌은 안정적으로 진행됐다. 페스티벌 개막 전부터 참가자 전원 ‘백신패스’ 확인과 일회용 진단키트를 준비하는 등의 방역에 노력을 기울인 주최 측의 팬데믹 대비는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페스티벌에 참가한 문예회관 및 예술단체 관계자, 예술인, 취재진들은 모두 QR코드가 인쇄된 명찰을 발급받았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에 들어가기 위해선 명찰의 바코드를 스캔해야만 입장이 가능했다. 이 같은 AI피플카운팅 시스템을 구축해 네트워킹 및 피칭이 이뤄지는 작은 공간에는 입장 인원을 제한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진행 공간마다 현장요원들을 배치해 혼잡도를 줄였으며, 행사 종료 후 참가자들의 퇴장 시에는 현장요원들이 직접 QR코드 스캐너를 들고 다니며 현장 인원 통제에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제주도 일원에서는 지난 21일 페스티벌 전야제 ‘제주도민과 함께하는 열린음악회’를 시작으로 25일까지 다양한 공연을 펼쳤으며,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선 전국 문예회관과 예술단체, 예술인들의 네트워킹 행사가 주로 운영됐다. 코로나 이전 페스티벌에 비해서는 참가사가 적은 수였지만, 페스티벌 현장에는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설렘이 잔잔하게 끓어오르고 있었다.

페스티벌 첫째 날인 22일에는 예술단체 레퍼토리 피칭과 개막식이 진행됐다. 23,24일에는 코카카 교류협력 네트워킹 행사 및 아트 마켓, 쇼케이스 등의 행사가 열렸다. 행사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네트워킹 행사 및 폐막·시상식을 거행했다.

▲2021 해비치 아트페스티벌 22일 예술단체 레퍼토리 피칭 현장 (사진=서울문화투데이)
▲2021 해비치 아트페스티벌 22일 예술단체 레퍼토리 피칭 현장 (사진=서울문화투데이)

팬데믹 이후 2년, 문화예술계 이슈와 고민 보여

2019년 행사 이후 2년 만에 대면 행사를 진행하게 된 해비치아트페스티벌에는 코로나19로 정체돼 있던 시간동안 쌓여온 기대감과 이슈들이 페스티벌 면면에 깔려있었다. 최근 문화예술계에서 언급되고 있는 국악, 한류콘텐츠, 트로트 등에 대한 관심도 읽어볼 수 있었고, 5섹션으로 진행된 코카카 교류 협력 네트워킹은 예술경영, 기획·제작, 메세나, 국제교류, 예술정책 분야 의 최근 이슈를 선정해 지금 필요한 네트워킹의 장을 열었다.

팬데믹 이후, 분야 관계없이 주목하고 있는 ‘환경’ 이슈와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 게임> 등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 흥행에서 확산된 글로벌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2019년의 예술단체가 부스를 운영하며 문예회관이 방문했던 시스템에서 문예회관이 부스를 운영하고 예술단체가 각 부스를 방문해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새로운 시스템으로의 전환도 주목할 지점이었다. 다소 산만하게 운영됐던 쇼케이스 프로그램도 각 예술단체마다 넉넉한 시간을 배분해 무대를 구성하게 했고, 심사위원 제도를 도입해 프로그램 관람의 집중도를 높였다.

22일 개막식 전 진행된 3시간여의 레퍼토리 피칭 프로그램은 예술단체가 직접 문예회관에 자신들의 레퍼토리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기획으로 볼 수 있었다. 다만, 페스티벌 첫째 날 개막식 이전에 배치된 프로그램으로 문예회관 주요 관계자들이 현장에 자리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또한, 기상 악화로 인한 비행기 연착으로 참가사들이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피칭 순서가 어수선하게 운영됐다는 아쉬운 점이 남았다.

▲2021 해비치 아트페스티벌 23일 아트마켓 현장(사진=서울문화투데이)
▲2021 해비치 아트페스티벌 23일 아트마켓 현장(사진=서울문화투데이)

사파이어 홀에서 진행된 레퍼토리 피칭에 참가한 다원예술단체 뮤지컬 팝스 오케스트라 최성근 대표는 “피칭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다음 날 열린 아트마켓에서 문예회관과 좀 더 친밀한 교류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하지만, 피칭 장에 참석하는 이들이 문예회관 내에서 좀 더 강한 결정력을 가진 이들이길 바란다”라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예술단체들이 사활을 걸고 준비한 레퍼토리 피칭이 너무나 형식적으로만 운영돼 문예회관 내에서 적극적으로 주목받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는 평이었다. 또한, 예술단체와 주최 측의 소통 부족으로 발표 자료들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은 점도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쇼케이스가 아닌 ‘피칭’의 형태이기 때문에 예술 단체들은 동영상을 많이 준비해왔으나, 현장에서 소리가 켜지지 않거나 동영상 자체가 재생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다.

다원분야 예술단체 아프리카타악그룹 아냐포는 발표 자료를 다 준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문제로 6분여를 발표자료 없이 피칭했다. 7분이라는 정해진 시간이 있기 때문에 발표자는 직접 아프리카 음악을 부르며 발표를 하는 등의 열의를 보였다. 이외에도, 창작서사와 비보잉을 접목시킨 ‘미스테리우스’ 레퍼토리를 선보인 구니스컴퍼니 등 코로나19로 인한 2년의 공백을 재정비의 시간으로 삼아 기존 레퍼토리의 발전을 꾀하거나 새로운 레퍼토리를 준비한 예술 단체들의 모습도 주목해볼 수 있었다. 트로트, 국악 등 최근 트렌드로 구성된 레퍼토리들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2021 해비치아트페스티벌 22일 개막식 축하공연, 조하영 소프라노 (사진=서울문화투데이)
▲2021 해비치아트페스티벌 22일 개막식 축하공연, 조하영 소프라노 (사진=서울문화투데이)

개막식 운영 원만했으나, 축하공연 아쉬움 남아

22일 7시부터 거행된 개막식에선 주최 측이 관객들의 자리를 직접 안내하고, 지정석을 마련해 방역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개막식에 참여한 참석자들은 축사와 발표 등을 통해 팬데믹 시기를 넘어 다시금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감격과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문화예술계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모인 행사인 만큼, 문예회관과 예술 기관들의 주요 인사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현장감 있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승정 코카카 회장은 “문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담는 그릇이다.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의 역할과 지역은 모두 다르지만, 국민의 삶을 표현한다는 점은 같다고 본다”라며 “각양각색의 천을 이어 붙여 아름다운 조각보를 만든 조상님들처럼 코카카도 각양각색의 문예회관과 예술단체들의 화합과 네트워킹의 장을 만들어나가겠다”라는 개회사로 페스티벌의 개막을 선언했다. 이후엔 조하영 소프라노와 나라발레씨어터의 축하 공연으로 축제의 열기를 더욱 더했다.

▲2021 해비치 아트페스티벌 23일 쇼케이스 현장, 쇼 디자인 그룹 생동감 (사진=서울문화투데이)
▲2021 해비치 아트페스티벌 23일 쇼케이스 현장, 쇼 디자인 그룹 생동감 (사진=서울문화투데이)

개막식 이후 활기를 얻은 해비치아트페스티벌은 둘째날 코카카 교류협력 네트워킹 행사와 아트마켓, 쇼케이스 행사를 원활하게 진행하며 단계적 일상회복을 맞이하고 있는 국민과 문화예술계의 지금을 보여줬다. 올해 페스티벌의 슬로건은 ‘다리를 놓다’였다. 코로나19 시대에 문예회관과 예술가 사이에 희망의 다리를 연결해 공연예술 유통 플랫폼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3일 쇼케이스를 선보이고, 아트마켓에도 쇼 디자인그룹 생동감의 남대원 대표는 “코로나19로 공연예술계가 정말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에 해비치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해 네크워킹의 장을 마련해준 것은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개막식의 축하 공연은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공연 자체의 수준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대체된 이후 2년 만에 열린 해비치아트페스티벌은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참석인원은 아니었지만, 팬데믹이 끊어놓은 문화예술계의 희망을 다시금 잇는 다리의 역할을 충분히 한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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