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 (46)
하늘에서 지폐가 비처럼 쏟아져 내린다면
그 돈을 줍지 않고 그냥 지나갈 사람이 과연 있을까?
옛말에 ‘하늘 보고 침 뱉는 놈’은 있어도
‘돈 보고 침 뱉는 놈’은 없다고 했다.
사람이 돈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사람을 지배하는 세상이다.
장터에서는 첫 물건을 파는 마수거리를 가장 중요시 한다.
장사하는 사람에게 첫 마수는 그날 장사 운을 점치기 때문이다.
돈에다 “퉤이!,퉤이!” 침을 뱉는 고수레를 볼라치면
그 표정이 가히 예술이다.
해남우수영에서 만난 박씨아짐은 첫마수 돈을 머리에 문지르며
하루치 장사 시작을 환한 미소로 알린다.
그래서 어떤 장꾼은 마수를 애걸하기도 한다.
지금도 상주나 아기를 업고 오는 사람은
재수가 좋다며 반기는 모습이 연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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