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 특별전, 《고려음高麗飮》
국립광주박물관 특별전, 《고려음高麗飮》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12.2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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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20일까지
생활 도구였던 청자 모습 선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아름다운 문화유산으로만 기록되고 있는 고려청자가 실제 사용됐던 모습을 상상해 기획된 전시가 열린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수미)에서 내년 3월 20일까지 개최되는 《고려음高麗飮: 청자에 담긴 차와 술 문화》전시다.

▲청자 참외모양 주전자 (사진=국립광주박물관 제공)
▲청자 참외모양 주전자 (사진=국립광주박물관 제공)

이번 특별전은 박물관의 진열장 속에서 유산으로 전시되고 있는 고려청자를 ‘당시에는 어떻게 사용됐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한다. 고려시대에는 왕실 귀족, 사찰의 승려, 관료 문인 사이에서 차 문화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또한, 왕실에서는 공식적인 행사에서 술을 사용하고, 담당 부서를 둬 특별히 관리하는 등 술 문화도 함께 발전했다. 이런 문화는 고려의 발전된 기술로 세련미 넘치는 다양한 청자 도구들을 제작하는 토대가 됐다.

전시 《고려음高麗飮》은 전국의 국립박물관과 유관기관이 소장한 도자기 중 다구(茶具: 차를 만들고 마시기까지 필요한 도구)와 주기(酒器) 250여 점을 엄선해 소개한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고려시대 차와 술 문화의 유행과 수입 도자기’에서는 같은 시기 중국 그림이나 벽화 자료를 참고해 고려청자로 제작된 차와 술에 관련된 도구를 찾아서, 사용법을 탐구해본다. 새로운 음료 문화가 소개돼 제작된 도구들이 어떠한 쓰임새로 사용됐을지 상상해 다양한 그림과 영상으로 표현한다. 2부 ‘고려청자, 문화를 마시다’에서는 전성기를 맞은 차 문화와 다기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한다. 고려 12~13세기에 기술적으로 가장 발달한 시기 최상의 공예품으로 제작된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3부 ‘고려청자, 예술에 취하다’에서는 시기적 상황과 취향에 따른 청자 주기의 흐름과 주류의 변화가 이를 담는 도구에 미친 과정을 담았다. 또한, 술이 담긴 병과 술잔에 적힌 문자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풍류와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소개하기도 한다. 완성도가 뛰어난 명품들은 전시장 중앙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서 더 자세히 감상할 수 있다.

▲흑유완 (사진=
▲흑유완 (사진=국립광주박물관 제공)

4부 ‘고려청자와 함께 묻히다’에서는 무덤에 함께 묻힌 차와 술에 관련된 도구들을 살펴본다. 청자는 당시에도 매우 귀하고 값비싼 물품으로 왕릉과 귀족의 무덤에 주인과 함께 묻혔다. 이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차와 술에 대한 생각이나 고려시대 청자가 지니는 의미와 위상을 느껴볼 수 있다.

청자로 제작된 다기茶器와 주기酒器는 비색청자, 상감청자로 제작돼 고려시대의 왕실과 귀족 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재다. 이와 동시에 차와 술을 마시기에 적합한 기능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고려시대 차와 술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관련 자료를 한데 모아 선보이며, 청자가 가진 다양한 면모를 펼쳐 보인다. 청자와 고려 시대의 생활상과 차, 술 문화의 양상을 소개하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즐기는 대표 음료 문화의 역사를 보다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