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미술관 소장품 특별전, 《완상玩賞의 벽》
OCI미술관 소장품 특별전, 《완상玩賞의 벽》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1.1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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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 전시실 1,2층, 13일부터 오는 2월 26일까지
한국 도자기와 책가도…과거 완상玩賞 문화 선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OCI미술관이 신년을 맞아 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국 도자기와 회화를 선보인다. OCI미술관 소장품 특별전 《완상의 벽》은 13일부터 오는 2월 26일까지 미술관 1,2층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 우수 문화를 해외에 소개하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Traveling Korean Arts)’사업으로 진행됐다. 주오사카한국문화원이 주관하고 OCI미술관이 기획을 맡았다. 미술관 전시 이후 3월 중에는 온라인 전시가 개최될 예정이다.

▲백자청화운현명만자문병, 조선 19세기, 19.5×31.5(h)cm (사진=OCI미술관 제공)
▲백자청화운현명만자문병, 조선 19세기, 19.5×31.5(h)cm (사진=OCI미술관 제공)

《완상의 벽》은 한국의 도자기와 회화를 통해 우리 선조들의 완상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다. ‘완상玩賞’이란 ‘어떤 대상을 취미로 즐기며 구경한다’는 뜻으로 ‘감상鑑賞’과는 달리 ‘취미로 즐긴다’는 조건이 충족된 행위를 칭하는 단어다. 이 완상의 대상으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표적으로 ‘그릇’이 꼽힌다. 과거 선조들은 ‘완물상지玩物喪志’라 해 어떤 물건에 지나치게 심취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일상 속의 그릇과 문방구 등을 통해 문인의 신념을 지키면서 완상하는 고아한 완상문화를 만들어냈다.

전시는 총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완상의 시대: 서가에 든 그릇들’이란 주제로, 실용기를 넘어 예술품이 된 한국의 대표적인 도자기를 선보인다. 4점의 도기 작품과 2점의 회화 작품이 준비됐다. 고려 10세기 <청자완>부터 조선 19세기 <백자청화운현명만자문병>에 이르기까지 한국 도자기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미술관의 대표소장품인 <백자청화운현명만자문병>은 병의 형태를 따라 사방으로 연속해 퍼지는 독창적인 만자문卍字文이 시문돼 조선 후기 청화백자의 수준 높은 미의식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또한, 도자기 외에 근현대회화 중 백자를 소재로 한 최영림의 <정물>도 공개된다. ‘조선적인 향토성’을 찾기 위한 화가들의 노력과 당시 성행한 골동품 수집열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장승업, 기명절지도 10폭 병풍, 조선 19세기, 각29×105cm(
▲장승업, 기명절지도 10폭 병풍, 조선 19세기, 각29×105cm(사진=OCI미술관 제공)

2부는 ‘문방청완의 향수: 그릇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기명절지도’와 ‘책가도’를 소개한다. 기명절지도는 진귀한 옛 그릇과 화초, 과일, 채소류를 소재로 그린 그림으로 조선 말기 장승업으로부터 전승됐고, 20세기 중반까지 활발하게 그려졌다. 전시에선 장승업의 <기명절지도>부터 서화미술회의 안중식, 이도영, 교남시서화회의 서동균의 작품과 평안남도 전통자수인 안주수安州繡를 사용한 <자수기명절지도>까지 선보이며, 우리 기명절지도의 시기별‧지역별 경향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함께 전시되는 책가도冊架圖는 책장과 서책을 중심으로, 각종 문방구와 골동품, 화훼, 기물 등을 그린 그림이다. 전시되는 <책가도 8폭 병풍>과 <책가도 10폭 병풍>은 서가의 유무에 따라 나뉘는 책가도의 대표적인 두 가지 경향을 확인 할 수 있는 작품이다.

OCI미술관은 지난 2019년에도 같은 사업을 통해 일본과 중국에서 《그 집》(2017)이라는 전시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앞선 전시의 후속으로 기획됐으며, 당시 한국 미술에 대한 해외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에 호응하고자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미술관 소장품을 추가해 전시를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미술관 본관 전시 이후 진행될 온라인 전시에선 한-일 양국 전문가가 함께한 부대행사 등을 통해 좀 더 심도 깊은 한국의 문화예술을 세계를 소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