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내면을 추상으로 표현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말로는 표현 할 수 없는 이 세상의 것을 자신만의 형태와 색으로 구현하는 안현정의 개인전이 펼쳐진다. 갤러리도올에서 오는 5월5일 시작해 29일까지 열리는 전시 《Night Flight》다. 안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시간과 감정들을 형태와 색으로 응축시켜, 최소한의 형상으로 표현해낸다.

예술가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찾아내고 작품으로 창작해 감각화할 수 있는 방법, 즉 세계의 심연을 지탱시키는 비가시적인 영역과의 소통을 모색하고 탐구하는 이들이다. 하고 싶었던 말, 아니면 슬픈 트라우마 일수도 있는 현실은 사적인 느낌으로 내밀화 돼 작가의 정서적인 작용으로 형태가 이어진다.

안 작가가 만들어낸 추상은 간략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복합적인 양상이다. 날선 현실 앞에 묻어둔 쌓인 기억과 감정은 단순하면서 차갑지만 온화한 성격으로 형상이 돼 돌아온다. 안 작가는 린넨과 캔버스천 등을 꿰매어 작업한다. 화면의 중심을 이루는 린넨과 캔버스, 그리고 재봉선은 감정과 시간의 유기성을 담으며 서정을 전달한다.

작가는 수년간의 미국유학생활로 작업에 변화를 추구했다. 기존에 리얼함을 추구하던 작업에서 추상으로 나아갔다. 타국에서 겪는 소통의 문제와 이방인으로서의 경험은 그에게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졌다. 서로 다른 두 소재의 이음은 이질적으로 긴장을 구현해내기도 하지만 작가는 그 안에서 소통과 부드러운 안정의 분위기를 전한다. 개인의 서사와 시간, 감정의 응축들을 만나 보며,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의 태도를 느껴볼 수 있는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