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문화와 역사, 자연에 대한 성찰기행”…황현탁 『그곳엔 ?! 이 있었다』 출간
[신간]“문화와 역사, 자연에 대한 성찰기행”…황현탁 『그곳엔 ?! 이 있었다』 출간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4.28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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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인천, 경기, 광주, 부산 등 국내 곳곳에 숨겨진 명소 소개
▲황현탁 저|좋은땅|정가 18,000원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란 부호는 물음표와 느낌표를 결합한 것으로, 의심에서 시작해 놀람으로 끝난다는 의미를 갖는다. 영어로는 ‘interrobang(인터러뱅)’으로 불리는데, 1962년 광고대행사 사장 마틴  스펙터(Martin K. Specter)가 새로운 개념의 문장부호로 사용했다고 한다. 

여행지에서는 이미 가봤던 곳이든 처음 방문지이든 ‘익숙하지 않거나 새로운 환경’에 처하기도 하므로 의문과 느낌이 없을 수 없다. 물음을 던지고 느낌을 맛보는 것이 여행의 진수라고 할 수 있다. 

《그곳엔 ?! 이 있었다》의 저자 황현탁은 코로나19 시국이라고 집에서 책만 읽고 있을 수 없어 주로 혼자서 수도권 당일치기 나들이 나섰으며, <뉴스버스>의 도움으로 올해 2월까지 여행소감문을 25회를 연재했다. 그동안 잡지나 개인블로그에 연재해 온 여행기를 합해 서울지역 29곳, 서울 이외지역 20곳 등 모두 50여 곳의 여행지에서 느꼈던 궁금증(?)과 느낌(!)을 모아 출간한 것이다. ‘여행지의 문화와 역사, 자연에 대한 저자 나름의 배움과 성찰의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한양도성을 쌓았지만 외적(外敵)을 막지 못했음을 보고 저자는 “성곽은 개별전투에서 필요하고 효과적일 수 있지만, 나라의 존망이 달린 전쟁의 승패에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지 못하였다. 성벽의 견고함이나 병사들의 응전태세 보다는 군수물자 반입차단이나 요새의 봉쇄, 위장술 등 전략전술이나 국력에 달렸음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라고 말한다. 

중앙정보부가 있던 중구 예장동 지역을 돌아보고서는 “시대의 잘못된 요구에 부응하여 죄 의식 없이 몸 바쳐 일했던 소수 때문에 기관 전체가 적폐의 온상이 되어 안타깝다”면서 ‘맹목적 충성을 요구받지 않는 자유 민주사회를 소망한다.’고 덧붙인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와 왜군의 휴전회담 터인 용산구 ‘심원정’을 찾아서는 ‘조선을 침탈했던 왜군이 조선의 대표가 아닌 지원군 명나라 대표와 휴전회담을 하는 비애’를 현장에서 느낀 저자는 현재의 대한민국과 국민이 ‘생존과 번영을 위해’ 제대로 외세에 대처하고 있는 지 심사숙고하자고 호소한다. 

월북문인 정지용의 고향 옥천에서 개최되고 있는 문학축제 ‘지용제’에 세 번이나 참석한 저자는 시인이 읊었던 〈고향〉과 〈향수〉라는 시를 떠올리며, 자신의 ‘고향’과 ‘향수’에 대한 느낌을 전하거나,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고향을 잃거나 고향이 아예 없는 신원특이자’라고 평한다. 

청도의 비구니사찰 ‘운문사’ 탐방에서는 ‘속세와 연을 끊고 출가하는 이유가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구도의 열망, 지독한 번뇌로부터의 자아도피, 생사를 넘나든 충격적 경험, 세속의 삶에 대한 회의, 별 생각 없이’ 등 어느 것일까 상상해 보기도 하며, 출가에 남녀의 차이가 있을까도 궁금해 한다. 

직장 후배의 승진축하 턱을 쏘기 위해 광주를 방문한 저자는 자신은 그들과 차이가 없는 ‘무등(無等)’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선배’ 대접을 받자 세상이 자신의 생각만 같지 않음을 알고는 광주의 진산 무등산을 혼자 오르고선 ‘이젠 광주 다녀왔다’고 외칠 수 있음에 환호한다. 

저자 황현탁은 한국카지노협회 부회장,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을 역임하였다. 2020년 1월 ‘어느 전직외교관의 9개국 인문기행’ 《세상을 걷고 추억을 쓰다》라는 해외 여행기를 출간했으며, 국내 여행기도 펴낼 계획으로 구석구석 기행을 시작하였으나 코로나19의 창궐로 다닐 수 없게 되어, 동서고금의 여행 책을 읽고 그분들의 여행소감을 공유하기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래서 호메로스의 철군여행 《오디세이아》, 존 번연의 꿈속의 천국여행 《천로역정》,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괴테의 《이탈리아여행》, ‘여행은 인생을 바꾼다.’고 강조한 크레이그 스토티의 《여행은 왜 중요한가》 등 40여권의 여행서 독후감을 모은 책인 《어디로든 가고 싶다》가 2021년 4월에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