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서울연극제 폐막…<반쪼가리 자작> 3관왕 영예
제43회 서울연극제 폐막…<반쪼가리 자작> 3관왕 영예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5.3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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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심청전을 짓다’·‘7분’ 수상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지난 29일 제43회 서울연극제(집행위원장 박정의, 예술감독 김승철)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폐막식을 올리며 32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제43회 서울연극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철저한 극장 방역을 진행하며 객석을 거리두기 없이 전석 운영했다.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진행했음에도 매진사례를 거두며 9,730여 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제43회 서울연극제 대상 수상작, 창작조직 성찬파 ‘반쪼가리 자작’ 공연 사진
▲제43회 서울연극제 대상 수상작, 창작조직 성찬파 ‘반쪼가리 자작’ 공연 사진

제43회 서울연극제 대상(서울시장상)의 영광은 창작조직 성찬파 <반쪼가리 자작>(작 이탈로 칼비노, 연출 박성찬)에 돌아갔다. <반쪼가리 자작>은 완전한 선과 완전한 악으로 갈라진 ‘반쪼가리’ 메다르도 자작을 극중극으로 보여주며 온전한 인간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 심사위원에게 ‘선악의 우화를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연극적 놀이로 훌륭하게 풀어낸 작품‘이자 ’작품의 지향과 문제의식, 주제와 형식, 무대 위 요소의 조화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대상과 함께 연출상, 관객리뷰단 인기상까지 수상하며 3관왕을 달성했다. 

박성찬 연출은 “함께 해준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하며 연극에 참여한 이경민 배우(광대3 役)에게 대상 수상소감을 양보했다. 이경민 배우는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으로 선정된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상을 받게 되어 정말 기쁘다”며 “이번 작품을 끝으로 연극을 그만두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함께한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우수상극단 모시는사람들의 <심청전을 짓다>(작 김정숙, 연출 권호성)극단 파수꾼의 <7분(Sette Minuti)>(작 스테파노 마씨니, 연출 이은준)이 수상했다. 

<심청전을 짓다>는 널리 알려진 고전 ’심청전‘을 각색하여 심청의 지극한 효심이 사람들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는지 보여준 작품이다. “우리의 고전을 당대 현실로 가져와 생명에 대한 존중을 합의하게 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7분(Sette Minuti)>은 단 ‘7분’이라는 시간을 두고 노동자의 권리와 존엄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통해 관객에게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으로 “노동자들의 연대를 긴 토론으로 증명했다”라고 평가받았다.

연기상은 극 전체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최무인(<타자기 치는 남자> 최경구 役), 전국향(<7분(Sette Minuti) 블랑세 役), 박옥출(<심청전을 짓다> 귀덕이네 役), 김선미(<공포가 시작된다> 쿠시마 히사코 役) 4명의 배우에게 돌아갔다. 강선영(<공포가 시작된다> 하쿠카와 코하루 役), 김수정(<베로나의 두 신사> 스피드 役) 두 배우는 신인임에도 뛰어난 연기를 선보여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는 평과 함께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는 1%의 슈퍼리치와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는 약자들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의 민낯을 날카롭게 보여준 <자본2: 어디에나 어디에도>의 김재엽 작·연출이 “경계 없는 자본과 경계가 뚜렷한 난민을 같이 고민하게 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희곡상을 수상했다. 

<베로나의 두 신사>의 감각적인 무대를 꾸며 “작품 속에 효과적으로 녹아들면서도 창의성을 발휘했다”라는 평가를 받은 조명디자이너 김성구, 무대디자이너 이윤수무대예술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극단 여행자의 <베로나의 두 신사>도 개인상 3명을 배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제43회 서울연극제 수상자 단체사진
▲제43회 서울연극제 수상자 단체사진

더하여 매년 서울연극제 폐막식에서는 오랫동안 서울 연극 발전과 가치를 위해 헌신한 극단의 노고를 기리고자 특별공로상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는 극단 TNT레퍼토리, 극단 무천, 극단 서전씨어터, 극단 예군, 극단 즐거운 사람들, 극단 산, 유라시아셰익스피어 극단, 지금여기, 극단 피악 총 9개 극단에 공로상을 전달했다.

김승철 예술감독과 심사위원들은 “좋은 작품을 관객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연극제를 지향했던 예술감독의 의도가 충실히 반영되어 연극제에서 공연을 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라며 “제43회 서울연극제가 무사히 치러진 것은 관계된 모든 분과 관객분들 덕분”이라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박정의 집행위원장은 ”오늘의 시상이 모든 참가자들의 열정과 노력을 다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오늘 이 순간이 모두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기억되길 희망한다“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