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수 대장,죽음과 맞바꾼 '발해 해상항로의 꿈'
장철수 대장,죽음과 맞바꾼 '발해 해상항로의 꿈'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0.01.23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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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 1300호와 장철수 대장 12주기 추모대제 열려

 빼앗기고 잃어버린 민족의 영토, 허리잘린 반도에
동해바다와 독도마저 지키지 못하는 나약하고 타락한 모습에서 벗어나
광활한 아시아 대륙에 민족 혼불을 밝히고 선조들의 대양을 되찾고 싶습니다.
                                                                     -고(故) 장철수 대장 일기에서-
 

1998년 1월 22일

08:00 햇빛이 너무좋다. 육지 실루엣이 보인다. 시집간 딸이 온 기분이다.

08:50 사과와 비상식을 먹었다. 파도는 너울거리고 바람도 잔다. 또 걱정이다.

10:00 교신,가는 방향으로 진행하라. 냉정을 찾을 수 없음이 안타깝다.

15:00 초조한 시간들

18:00 파도와 바람이 치고 있다. 일본에 가서 수속을 하느니 독도로 항해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오키섬 깊숙이 들어왔다.

22:20 아무리 최선을 다하지만 바람도,해류도 따라주지 않는다. 무엇으로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갈까.
아픈 왼손으로 악다귀를 쓰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들. 모든 것은 동물적 생존의식, 약자에게 가해지는 처참함이 내 앞에 놓여 있다.

23:20 현재 돛을 내리고 해류를 타고 있다. 도고란 섬을 이야기하며 도고헤이이치로(근대 일본 해군의 영웅, 충무공 전법을 연구해 1905년 러일전쟁시 대마도 해전서 러시아 함대를 궤멸시킴)를 이야기 했다.

이순신 장군에게 빌었다. 지금은 저들에게 갈 수 없노라고, 현재 나침반은 북서를 가리키고 있다. 이상하다.
-장철수 대장의 항해일지 마지막 일부분-

▲ 발해 1300호와 장철수 대장 12주기 추모대제가 지난 23일 오후에 장대장의 고향인 경남 통영서 열렸다.

 다음날인 1월23일 거친 동해바다와 폭풍이 4명의 탐사대원(장철수 대장 당시나이 38,이용호 35,이덕영 선장 49,임현규 한국해양대 해운경영학 27)의 목숨을 앗아갔다.

 비록 몸은 산화했지만 바다를 개척하고 역사를 통해 지혜를 배우려는 그들의 정신은 후세에 길이 남을 것이다.

 해양왕국 발해의 교역로를 복원하겠다며 뗏목하나에 몸을 의지한채 해동성국 바다무역 교역로를 찾아 나선것이다.

 발해1300호라는 뗏목을 띄우게 된 이유가 단순히 발해사에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있지 않았음을 그들의 항해일지를 통해 쉽게 엿볼 수 있다.

 뗏목 탐사대는 항해과정을 통해 발해사의 실증적 연구를 시도했다. 육지의 발굴조사와 다르게 바다는 당시에 침몰된 선박의 잔해를 제외하고는 역사적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탐사대는 1300여년전 당시의 상황을 근거로 해상항로를 재현하는 과정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실행에 옮겼으며 비록 님들은 순국했지만 성공한 항해였다.

 실로 그들이 목숨을 걸고 발해 항로 탐사에 나선 것은 천년이 넘도록 역사속에 잊혀가는 발해사를 우리 눈앞에 살려내 보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으며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년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파도가 그들을 다시 보내 줄수는 없지만 당시 1998년 2월 7일 러시아극동대는 "장철수 대장이 항해를 마치지는 못했지만 발해인들이 연해주에서 한반도 남부와 일본을 왕래했음을 증명해 해양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에 해양학 명예박사학위 수여를 인준했다"며 탐사대의 큰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발해 1300호와 장철수 대장 12주기 추모대제가 1월 23일 오후 2시 고(故) 장철수(1960~1998) 대장의 고향인 경남 통영시 문화마당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제는 통영포럼 사무국장 박지성씨 사회로 구상식 통영시의회 의장과 박헌규 통영시 부시장, 안휘준 통영포럼 분원장등 200여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됐다.

 추모대제에서는 차명오 선생의 '비나리 대금산조'와 '민족무예단 삼족오' 이춘삼 사범의 무예시범, 섬진강 판소리 학교장 김소현 선생의 '판소리 공연'이 이어졌으며 서광사 차인회ㆍ차명오 대금명인의 헌다,중요무형문화재 제21호 승전무 김정희 선생의 '살풀이'와 인간문화재 정영만 선생의 '남해안 별신굿 공연', 추모시 낭송, 자료사진 전시회 등으로 진행됐다.

 `발해1300호 장철수 기념사업회' 장영석 고문은 "장철수 대장 기념 조형물이 건립되고 고인을 추모하는 영화도 제작된다"며 "국가유공자 혜택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대원들의 도전정신을 청소년이 배우는 뜻깊은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 남해안 별신굿(예능 전수자 최인명화), 파도여! 그들을 다시 보내다오.

-아래는 고 장철수 대장 12기 추모대제 스케치 사진-

▲ 고 장철수 대장 12주기 추모대제에 참석내빈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구상식 통영시의회의장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 '민족무예단 삼족오' 이춘삼 사범이 무예시범을 보이고 있다.
▲ 발해1300 기념사업회 임원들이 헌향,헌촉을 하고 있다.
▲ 발해 1300호와 장철수 대장 12주기 추모대제가 지난 23일 오후에 장대장의 고향인 경남 통영서 열렸다.
▲ 배달성전 삼성궁 궁주의 헌시가 이어지고 있다.
▲ 섬진강 판소리 학교장 김소현 선생의 판소리
▲ 중요무형문화재 남해안 별신굿이 열리고 있다.
▲ 중요무형문화제 제21호 승전무 김정희 선생의 살풀이 공연이 이어져 참석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 냈다.
▲ 차명오 대금명인과 서광사 차인회 회원이 헌다를 하고 있다. 추운 겨울날 바다에서 숨져간 대원들에게 따뜻한 보이차를 올리고 있다.
▲ 안휘준 통영포럼 분원장이 헌화를 하고 있다.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 홍경찬 기자 cn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