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특수문자’ 주제로 서예-현대미술 콜라보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특수문자’ 주제로 서예-현대미술 콜라보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8.23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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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만남 : ~@#/ 당신은 어떻게 읽나요?》展, 8.26~9.25
서예가 8인-현대미술가8인, 16인 작가 협업 전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현대미술과 서예의 이색적인 만남을 주제로 한 전시가 개최된다. 예술의전당(사장 장형준)은 오는 8월 26일(금)부터 9월 25일(일)까지 서울서예박물관 2층 실험전시실과 현대전시실에서 《낯선 만남 : ~@#/ 당신은 어떻게 읽나요?》(이하 낯선 만남) 전시를 선보인다.

▲이신영x민찬욱  기계하는 서예의 과정
▲이신영x민찬욱 <기계하는 서예>의 과정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이번 전시는 청년 서예 단체 ‘80後’(이하 팔령후)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대중에게 친숙한 특수문자를 주제로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의 화합을 보여주고자 기획됐다. 전통미술인 서예를 비롯해 공예, 설치, 미디어아트 등 현대미술 분야를 망라한 작품이 공개된다.

전시에는 팔령후의 서예가 8인(금헌 송이슬, 경전 윤정연, 대솔 이광호, 청람 이신영, 이완, 소연 이윤정, 남송 정준식, 보인 채송화)과 시각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 8인(고숙, 김원진, 민찬욱, 박현지, 선우훈, 이다희, 인세인 박, 조지)이 함께 했다.

전시는 서예가와 시각예술분야 작가의 ‘낯선 만남’으로부터 시작한다. 근간에 전통과 현대미술의 협업은 자주 시도돼 왔다. 하지만, 서예와 현대미술의 협업은 캘리그라피, 그래피티 아트(Graffiti art) 등 문자 예술 장르에 한정돼 왔다. 이번 전시 《낯선 만남》은 그 한계를 넘어 서예가들이 자신들에게 낯선 인공지능, 키네틱 아트 등의 현대미술을 접하며, 새로운 서예 장르의 확장을 시도한다.

▲정준식x이다희 - 낯선 전주곡
▲정준식x이다희 <낯선 전주곡>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전시 부제로 사용된 특수문자 4개 ‘~ @ # /’는 스마트폰 키패드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기호다. 그런데 모두가 이 기호를 읽는 방식은 다양하다. 같은 ‘#’이여도 때에 따라 ‘샵’, ‘해시태그’, ‘우물 정자’ 등으로 읽는다. 읽는 방법 뿐 아니라 쓰임새도 다양하다. ‘~’는 기간, 덧붙임, 생략 등을 의미하고, ‘@’은 전자우편의 도메인 주소나 위치를 뜻한다. ‘#’은 키워드나 번호에 사용되고 ‘/’은 분수, 구분, 명령어 등에 표기된다. 참여작가 16인은 우리가 수많은 방식으로 읽고 의미를 부여하는 이 기호들을 여덟 개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리듬감 넘치는 특수문자 ‘~’에서는 이신영x민찬욱, 정준식x이다희 콜라보 작품이 공개된다. 인공지능과 인간이 교차하여 써 내려가는 글씨, 청각인 음악을 시각적으로 전이시키는 작품 등 기계와 음악이 함께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에서는 대형 설치 작품과 퍼포먼스 협업을 선보인다. 채송화x고숙은 인간의 다채로운 감정으로, 송이슬x조지는 SNS에서 이루어지는 소환의 형태로 @를 표현한다.

▲채송화x고숙  낯선 감정 중
▲채송화x고숙 <낯선 감정> 중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은 SNS를 사용하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특수문자다. 이를 표현한 두 팀은 #’을 탐색으로 해석해, 서예의 유산을 기억하는 작품과 기성의 방식을 저항하는 작품을 이항대립 형태로 보여준다. 이윤정x김원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쌓여가는 이야기를 (#탐색)하며 작품을 만들어가고, 이완x인세인 박은 기성세대의 방법론에 대해 각자가 (#탐색)한 것을 블랙 코미디로 풀어 나간다.

‘/’는 점이 모여 선이 되고 면이 되는 과정을 표현한다. 윤정연x박현지는 특수문자가 저마다 새로운 의미를 가지고 파생하는 것을 자연으로 승화시켰고, 이광호x선우훈은 각각의 획과 픽셀이 덩어리로 만들어진 것에 공통점을 찾으며 현대미술과 서예의 접점을 드러낸다.

▲이완x인세인 박 <방화벽>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은 “서예와 현대미술과의 만남은 우리에게 익숙한 특수문자처럼 더 이상 낯선 관계가 아니다. 이번 전시는 무한한 가능성을 함께 상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예술가들에게는 작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고, 관람객에게는 전통과 현대를 경험하고 공유하는 친숙한 전시가 될 것이다”라며 이번 전시의 의의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