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인문학 관점에서 바라보는 성(性)”…임해리 『불멸의 성』 출간
[신간]“인문학 관점에서 바라보는 성(性)”…임해리 『불멸의 성』 출간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11.0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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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임해리|노드미디어|정가 19,500원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자본주의 사회에서 쾌락과 욕망의 배설이라는 성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인문학의 관점에서 성을 바라본 임해리 작가의 신작 『불멸의 성性』이 출간됐다.  

저자는 인문학의 관점에서 성은 휴머니즘(humanism)이라고 단언한다. 성에 대한 무지와 편견으로 무장한 상태를 색맹色盲이라고 보는 그의 관점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여성, 아동에 대한 성범죄와 군대 내 성범죄를 방지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저자는 “남녀의 성은 하나의 행성과 또 다른 행성의 만남인 동시에 한 세계와 다른 한 세계의 조우일 수 있다. 그것이 동물의 번식 욕망인 교접과 다른 의미이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발달은 인간의 욕망을 상업화시켜 성을 소비적이고 배설적인 출구로 전락시켰다”라며 “우리 사회는 여전히 성에 대한 이중 잣대로 남성과 여성을 평가하면서 여성의 욕망을 억압하기도 한다. 여성뿐 아니라 인종에 대한 차별의식,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편견이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이다”라고 꼬집었다. 

1부에서 다룬 ’성 풍속으로 본 욕망의 사회상-우리 역사 속의 성‘은 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의 성 풍속을 조명함으로써 성은 제도와 규범을 넘어선 인간의 기본 욕망이라는 것을 환기시켰다. 조선 선비가 지은 성 소화집笑話集과 춘화첩春畫帖을 통해 다양한 군상들의 성 풍습을 볼 수 있다.

2부 ’욕망의 불꽃 속에 피어난 성性의 변주곡- 문학과 영화 속의 성‘은 포르노라고 지탄 받았던 에로티즘 문학과 색정광 남녀, 장애자의 성, 섹스리스 부부, 사랑과 권력, 인공 지능과의 사랑, 노인의 사랑 등 다양한 형태의 사랑과 섹스를 다룬다. 인간의 욕망과 금기가 어떤 방식으로 표출되었는가를 살펴보았다. 모든 성은 평등하다는 저자의 관점이 드러나 있다.

3부는 억압에서 평등과 자유를 향한 성性-에로티즘과 금기를 설명한 바타이유의 『에로티즘』 보부와르의 『제 2의 성』, 성적으로 진화한 인간에 대한 고찰로 유명한 데스몬드 모리스의 『털 없는 원숭이』, 독일 청소년의 성교육을 위한 『섹스북Sex Book』、인종 차별주의는 성차별주의가 확장된 것이라고 주장한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 등등 성에 대한 연구서를 조명했다. 이는 성에 대한 관점을 생물학, 철학, 사회학, 정치학, 문화 인류학으로 넓혀서 보다 근원적으로 고찰하고자 한 작업으로 보여진다.

4부는 ’웰빙 섹스(Well-being sex)를 위한 레시피recipe‘로 건강하고 행복한 성을 위한 내용을 중심으로 했다. 섹스리스, 무성애자, 궁합과 섹스, 12 별자리의 섹스 성향, 탄트라tantra를 통한 섹스 테라피, 행복한 성을 위한 건강식품 등을 소개한다. 결국 성은 쾌락의 도구가 아니라 생명력을 고양시키며 행복한 삶을 위한 실천이라는 저자의 주장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불멸의 성性』 끝말에서 성교육은 인문학의 교양에서 출발하여 유치원부터 노인 세대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문가와 전문기관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범죄 또한 법과 처벌로 해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성에 대한 인문서인 동시에 성 계몽이라는 저자의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한편, 이 책의 저자 임해리는 서울 북촌에서 출생. 동국대 졸업논문은 『동학농민운동의 남북접 조직관계』, 동 대학원에서 『조선후기 실학파의 향청 향약론 연구』, 중앙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한국 비디오그램의 외화 선호와 문화적 정체성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조선후기 여성인물전과 여성문집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에 시나리오작가협회 부설 영상작가교육원을 수료한 후 2000년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후반기 시나리오공모전에서 〈육갑 짚는 여자〉로 입선,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했다. 『혼자 잘 살면 결혼해도 잘 산다』를 첫 출간으로 2005년에 서울신문에서 〈임해리의 색색남녀〉를 연재하고 『SQ를 높여야 연애에 성공한다』를 비롯하여 『우리 역사 속 못 말리는 여자들』(조선편, 근대편), 『여성의 눈으로 본 세계사』 -세계역사박물관 시리즈(대교출판), 『누가 나를 조선여인이라 부르는가』, 『우리 역사 못 말리는 여자들』 등을 출간하였다. 2015년 『사임당』(인문서원)이 문체부 세종문고 우수 교양도서로 선정되었고 2016년 〈사임당〉중국어판, 2017년 〈사임당〉 대만어판이 출간되었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한편 현대상선 등 기업과 지자체, 도서관 등에서 여성과 교육,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성 등을 주제로 특강을 계속해왔다. 현재는 파주에 정착하여 성을 콘텐츠로 〈헬렌 Q〉라는 유튜브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