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의 영원한 파수꾼, 황금연 대학로 발전연구소 소장
대학로의 영원한 파수꾼, 황금연 대학로 발전연구소 소장
  • 박기훈 기자
  • 승인 2010.02.01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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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를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 예술공간으로 만들고파”

추계예술대 문화예술행정경영 전공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인 황금연 대학로 발전연구소 소장은 사무실을 찾아갈 때까지 ‘문화지구지정효과와 공간컨텐츠 연구’를 주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대학로를 중심으로 성공해야 다른 문화지구들도 마케팅이 된다.” 는 신념으로 문화지구의 효율성을 그 지역의 경제발전 컨텐츠로 성공시키고 싶다는 그는 매일매일 좋은 외국사례들을 통한 연구에 매달려있다. 70년대 후반 민주주의를 외치던 성지로써의 대학로와 기획사와 공연장으로 가득 찬 오늘날의 대학로. 추억과 예술이 서로 공존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그를 만나 진솔한 얘기를 들어봤다.

◇진정한 내 고향은 대학로

지난해 서울문화투데이의 창간 1주년을 맞은 행사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받은 것만으로도 매우 고맙고 기쁘다. 내가 속해있는 문화예술 분야와 관계 깊은 언론사인 서울문화투데이의 장구한 발전을 기원한다. 공로상을 받고나서 ‘내가 인정 받았구나’ 하는 생각보다  ‘내가 더 힘써야 겠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문화예술에 관련되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더욱 솔선수범하는 사람이 되겠다."

대학로와의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되었는가
"대학로와의 인연은 운명적이었다. 광주에서 언론사를 하고 있었는데 처형이 갑자기 이쪽에 영업장이 생기면서 영업사장으로 부임하게 되었다. 외부에서 와서 정착하기 까지는 눈물겨운 어려운 과정도 많았지만 지금은 나의 고향이 되었다. 그러면서 ‘이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뭘까’ 하다가 문화지구라는 것이 형성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은 학문적인 전문가적 역할을 다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한 때 대학로 문화발전위원회 사무총장을 했었다. 비영리 단체이기 때문에 봉사한다는 마음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직책이었다. 그때는 모든 이들과 소통하고 융합하면서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이 기쁨이었다. 지금은 실질적인 소통의 맥은 못 짚어주지만 통계적인 부분들은 외부에 많은 자문을 해주고 있다."

대학로 발전 연구소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13만평이 넘는 대학로 내에 문화예술관련 단체들은 다 동숭로에 치우쳐있더라. 만평 남짓한 지역에서 13만평을 다 아우를 수는 없지 않은가. 문화와 예술이 다 함께할 수 있게 하고픈 염원을 가지고 이걸 만들었다. 협의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지구단위의 행정적 부분에 신경 쓰면서 ‘어떻게 하면 대학로가 다양성을 수용하는 지역적인 변화를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대학로 내 여러 축제들을 주관, 계획하면서 특별한 점이 있다면
"‘대학로 한일 축제 한마당’ 때 많은 것을 느꼈다. 우리는 어떤 행사를 가거나하면 기획서를 공무원들이 결제를 하고 그들이 위원장 역할까지 한다. 헌데 일본 측은 비영리 단체가 위원회 역할을 맡아 모든 걸 총괄해서 계획하고, 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진행에 대한 서포터 역할만 하더라. 우리도 그들처럼 문화예술이 문화산업으로 가는 과정을 보전해주는 역할만 한다면 축제를 통한 문화발전이 한결 더 쉬워질 것이다.
또 공무원이 계속 자리를 순환시키면서 아무나 오기 때문에 문화예술의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 사람이 나름 공부를 해서 뭔가 하려하면 또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문화지구계획에 대해 의논해봤자 아무것도 모르고 답답할 뿐이다."

대학로가 문화, 예술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선 지역축제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대학로는 종로구나 서울시가 움직이는 이벤트가 아닌 지역의 지역민들이 개발, 참여해 만들어가는 축제가 필요하다. 일단 대학생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대학로 문화 축제(SUAF)’ 가 그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의 5개 대학 총장들이 개최로 시작한 이 축제가 작년에는 82개 대학 동아리까지 참여할 정도로 성장했다. 겨울에 보리를 밟으면 잘 크는 것과 같이 학생들이 대학로에 에너지를 심어 놓고 가는 것 같다. 기획을 하던 자원봉사를 하던 자기들끼리 다 하면서 대학로에 추억과 낭만을 남기는 이것이 하나의 문화상품이지 않겠느냐. 9, 10회째 정도에 외국의 대학교와 같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려면 지역사회에서 충분히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관리해야 한다. 동시에 도로를 막는 것 등의 행정적인 부분도 관에서 고려해줘야 한다."

올해 4월, 문화예술위원회가 구로 쪽으로 이동한다
"이전 정부 때부터 추진하던 내용이다. 그때 강력하게 반대를 했어야했다. 언제나 문화예술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은 대학로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위원회는 대학로의 상징으로 계속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은 문화예술위원회의 이동으로 생길 대학로 생태계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모두가 함께하는 시스템 만들고파

대학로는 ‘연극’을 빼면 떠오르는 것이 없다
"대학로의 상품가치가 생겨야 한다. 경제적인 컨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로써는 외국관광객들에게 거의 보여줄 게 없어서 관광회사들도 외면한다. 또, 청계천에서 유입되는 인구도 없다. 사실 마로니에 공원과 대학로가 상권 연계가 되지 않는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각종 이벤트나 행사 후에 대학로로 유입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더 연구해볼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 CJ 뮤지컬 전용 극장이 문을 연다
"처음엔 종로구청이나 각 기관에서 소극장 활성화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며 모두 반대했다. 허나 솔직히 대학로에 뮤지컬 컨텐츠를 수용할 수 있는 곳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 떠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관에서도 수용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것 같다. 승인은 다 이뤄져 올해 하반기에 문을 열 예정이다."

대형 뮤지컬 전용극장에 대해 소극장들의 반발은 없었는가
"알려지지 않은 많은 부분들을 얘기하고, 진심으로 접근하니까 극구 반대는 하지 않겠다는 정도까지 누그러졌다.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많은 관객들을 끌어들이면 주변의 다른 소극장들을 접하게 되는 사람들도 더 생길 것이다. 물가로 데려올 수 있는 하나의 모티브이자 아이템인 셈이다. 뮤지컬이라는 자체가 민간 대형 극장을 통해 더 활발해져서 지역문화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소극장들이 많이 수용했다."

대학로를 찾아오는, 대학로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하고픈 말
"대학로를 보는, 즐기는 방법은 많다. 일반인들은 공연장만 있는 걸로 생각하는데 주위에 보면 낙산공원을 비롯해 이화장, (일본)공업전수소, 산책길, 성균관 인근 공원 등 많은 부분들이 있다. 그 외에 길거리 공연이나 주위의 예쁜 인테리어의 가게 등 많은 볼거리가 있다. 물론 정부기관들도 재량을 발휘해서 이쪽 특성에 맞게끔 유흥시설에 대한 규제완화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하고픈 말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부분들을 현실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한 지역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 그래서 대학로 전체의 지역법인, 주민, 공연 등의 여러 부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놀이문화, 축제)이 생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서울문화투데이 박기훈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