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지난 11월 한국 창작뮤지컬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 지난달 18일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리플리-그리어 스튜디오((Ripley - Grier Studios)’에서는 한국 창작뮤지컬 ‘크레이지 브래드’가, 21일에는 영국 웨스트엔드의 ‘개츠비 맨션(Gatsby’s Mansion)’에서는 K-뮤지컬로드쇼 in 런던’ 프로그램으로 ‘마이 버킷 리스트’, ‘인사이드 윌리엄’, ‘마리 퀴리’의 현지화 낭독 공연 쇼케이스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현지화 낭독 공연 쇼케이스(Staged Reading Showcase)란 한국 창작뮤지컬의 대본·음악·연출을 바탕으로 해외 현지 뮤지컬 제작사, 프로듀서, 창작진, 배우가 참여하여 영어 등 현지 언어로 공연하는 형태를 말한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의 3분기 시장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공연시장 티켓매출액의 78% 이상을 뮤지컬이 차지하는 등 국내 뮤지컬 시장은 포화 상태이며, 최근 영화, 드라마에 이어 K-공연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을 넘어 뮤지컬 시장의 핵심인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진출의 시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재)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문영호)는 2016년부터 중화권에 집중하여 진행한 ‘K-뮤지컬로드쇼’를 영국, 미국으로 확장하고, 2021년부터 ‘K-뮤지컬국제마켓’ 개최하여 영미권 뮤지컬 주요 관계자에게 한국 뮤지컬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뮤지컬 제작사의 글로벌 진출역량 강화를 위한 미국·영국의 현지 시장조사·워크숍·네트워크 구축 등의 프로그램도 올해부터 시작했다.
뮤지컬 ‘크레이지 브래드(㈜옐로밤)’는 베이킹을 통해 현실을 마주하며 세상으로 나아가는 성장과 위로의 힐링 뮤지컬로, 미국 JD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잭 달글리시(Jack M. Dalgleish) 가 미국 현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현지 배우 4명 등과 함께 약 1시간여 낭독 쇼케이스가 진행되었다. 현장에는 미국뮤지컬극장연합 뉴뮤지컬페스티벌 운영위원 쉐런 팰런(Sharon Fallon), 오버더레인보우 엔터테인먼트의 알릭스 스코틀랜드(Alixx Schottland) 등 30여명의 브로드웨이 프로듀서가 참관했다.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우리별이야기)’, ‘인사이드 윌리엄(㈜연극열전)’, ‘마리 퀴리(라이브㈜)’의 3개 작품은 ‘K-뮤지컬로드쇼 in 런던’ 프로그램으로 ▲현지 배우의 낭독 쇼케이스, ▲제작사 작품 소개, ▲관계자 네트워킹 등을 진행했다. 영국의 하트쇼운-후크 엔터프라이즈(Hartshorn-Hook Enterprises)와 아리아 엔터테인먼트(Aria Entertainment) 등과 협력을 통해 당일 약 3시간 동안 진행되었으며, 런던극장협회 대표 엘레노어 로이드(Eleanor Lloyd), 피터 헌틀리(Peter Huntley) 등 웨스트엔드 뮤지컬 주요 인사 약 30여 명이 참석하였다.
브라이언 후크(Brian Hook) 대표는 “2022 K-뮤지컬로드쇼 in 런던 사업에 함께 하게 되어 큰 영광이었다. 한국 뮤지컬이 해외로 뻗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현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잭 달글리시와 영국의 현지 협력사인 하트쇼운-후크 엔터프라이즈의 브라이언 후크 모두 ‘2021 K-뮤지컬국제마켓’에 참여하여 한국 뮤지컬의 성공 가능성을 느끼고 2022년 쇼케이스에 직접 참여하였다.
뮤지컬 ‘크레이지 브래드’의 ㈜옐로밤 대표 어진은 “예경의 ‘K-뮤지컬국제마켓’에 참가해 역량 있는 브로드웨이 프로듀서를 만났고 ‘K-뮤지컬 해외진출 쇼케이스 사업’을 통해 완성도 높은 리딩 워크샵을 선보일 수 있었다. 향후 브로드웨이 진출을 위한 리드 프로듀서 섭외를 목적에 두고 진행했는데, 예경이 마련한 한국 뮤지컬의 해외 진출을 위한 단계적 지원이 매우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 주었다”라고 밝혔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 문영호 대표는 “K-뮤지컬이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넘어 영미권 시장에서도 주목할 수 있도록 해외 쇼케이스 권역을 지속 개발하여 확장하고 해외 시범·낭독 공연 지원을 통해 한국의 우수 뮤지컬이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진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