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혁 포드림 대표, “보존만이 문화재를 지키는 길”
임용혁 포드림 대표, “보존만이 문화재를 지키는 길”
  • 정지선 기자
  • 승인 2010.02.0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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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화재 충격 계기로 문화재 관심 갖기 시작해 포드림 대표 맡아

오는 2월11일, 국보1호 숭례문이 소실된 지 꼭 2년이 된다. 숭례문을 잃고 큰 실의에 빠졌던 사람들 중한 사람, 그는 다름 아닌 숭례문 화재 당시 중구의회 임용혁 의장이다. 문화재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 그는 문화재를 지키는 일을 사명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포드림의 대표직을 맡게 된 것 역시 우연이 아니라 그의 관심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임용혁 포드림 대표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사병출신으로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부회장 자리에까지 오른 것이다. 한편 최근 그는 제1회 지방의회 의원 우수 의정사례 공모에서 '자치법규 및 조례제정 분야' 모범 사례로 선정, 수상하기도 했다. 했다. 수상 배경은 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부분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의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한다고 했다. 서울 중구청장 출마가 바로 그것.  어려서부터 음악을 통해 따뜻한 감수성을 키워온 그를 만나 우리문화사랑과 중구청장 출마에 대한 청사진을 들어봤다.

'포드림'과는 어떻게 인연이 닿으셨나요?
숭례문 화재 당시 저는 중구의회 의장직을 맡고 있었어요. 숭례문은 알다시피 중구의 소중한 문화재 아닙니까. 화재 소식을 접하고 충격이 컸습니다. 그 현장을 찾아갔는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한참을 그곳에 서있었죠. 그런데 한편에서 젊은 친구들이 숭례문을 안타깝게 보고 있었고, 그들과 밥을 먹게 되었어요.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이 문화재관리시스템을 연구, 개발하는 친구들이라는 것을 알고 돕기 시작해 여기가지 오게 됐습니다.

포드림 사무실 내 경복궁 모형 앞에서 임용혁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회사 이름과 로고, 둘 다 특이합니다.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까?
회사 로고는 치우천황을 따왔어요. 수호신이죠. 문화재를 지키는 수호신을 표현하려고 만들었어요. 저희 회사 직원들의 명함은 모두 다른 수호신이 그려져 있어요. 회사 이름인 포드림은 말 그대로 네 명의 꿈을 의미해요. 숭례문 화재 현장에서 문화재재난관리시스템을 연구중인 젊은 친구들을 만났어요. 벤처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회사를 운영하기가 힘든 상황이었죠. 그 친구들을 돕는게 문화재보존에 일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포드림에 매달 500만원씩 지원해줬어요. 지금은 회사가 많이 안정돼 그 친구들 월급도 많이 받게됐죠.(웃음) 꿈이라고만 생각했던 일들을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목조건축물을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무엇보다 법이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재 적용 개정 소방법은 특별법으로 제정, 소방시설로 인해 문화재가 훼손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죠. 더욱이 지금까지의 소방시설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100도가 돼야 센서가 감지되는데, 그 정도면 문화재가 모두 타고 없어진 뒤 아닙니까. 관건은 소방법 개정입니다.

원래부터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있었나요?
사실 문화재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에요. 숭례문 참사를 목격하면서 문화재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문화재를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강한 의지도 갖고 있었죠. 무엇보다 문화재를 보호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함에는 지금도 변함없어요. 포드림이 숭례문 화재를 계기로 생긴 회사인 만큼 숭례문은 자비를 들여서라도 통합감지시스템을 설치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전국다문화공동체에서도 활동하고 계십니다.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중국집을 운영하는 한 다문화가정을 알게 되면서부터였어요. 그들은 넉넉한 형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짜장면 한 그릇에 100원씩 모아 불우이웃돕기를 하고 있었어요. 그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자녀들이 피부색이나 말씨 등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죠. 이후 재향군인회를 통해 돕기 시작했고, 전국다문화공동체 대표 제의를 받아 원로 영화배우 신영일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어요.

제1회 지방의회 우수 의정 사례 모범상을 수상하셨어요. 축하드립니다.
쑥스럽네요.(웃음) 이 상은 전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회장 이상천)에서 주최하고 미래한국재단에서 주관한 상인데요. 지난 2006년 6월부터 2009년 9월까지의 공적 기간동안 광역 및 기초의원들 대상으로 자치법규 및 조례제정, 정책연구, 집행부 감독 등 5개 분야를 공모했습니다. 저는 자치법규 및 조례제정 분야의 모범 사례로 선정 돼 수상하게 됐죠.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어려운 삶을 이어가는 어르신들이 많이 있어요. 이 분들이야 말로 우리가 지금 딛고 살아가는 터전을 소중하게 일궈 낸 주역들이거든요. 그들이 걱정없이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현재 우리의 당면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의 대표로서 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 것에 대한 상이라 여기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구민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앞장서려 합니다.

중구 구청장에 출마한다는 소식이 들리던데요. 
당 공천이 먼저겠지만 나름대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이 많았어요.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데 구청장이 돼야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기더군요. 제게 중구는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에요. 26년 동안 살면서 중구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중구는 엄연히 대한민국 중심부에요. 명동이 프랑스의 파리처럼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난개발이 아니라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그 밑그림은 구청장의 자리만이 그릴 수 있는 것이고, 그래서 문화구청장을 꿈꾸기 시작했어요.


행정력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학원 행정학과 박사과정 논문으로 '한국 행정구역 개편의 저해 요인과 극복 방안에 관한 연구'를 썼는데요. 그 논문을 쓰면서 공부가 많이 됐어요. 또한 저는 구청장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가령 사업을 진행할 때 국장들이 오히려 저보다 전문가에 가까워요. 저는 그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게 구청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청장으로서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과 사의 구분 아닐까요. 우리나라는 경제지수는 높은 반면 행복지수는 낮다고 하잖아요. 그게 다 공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조직 내에서 열심히 일했을 때 적절한 보상과 배려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사람들이 희망을 갖기 위해서는 공과 사를 제대로 구분하는 것이야 말로 첫 걸음이겠죠.

클라리넷으로 핀란디아를 연주하고 있는 임 대표

음대 지망을 희망할 정도로 음악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바이올린과 클라리넷은 특히 좋아하는 악기입니다. 지금도 바이올린은 ‘아마빌레’ 라는 앙상블을 통해 꾸준히 연주하는 편입니다. 음악을 좋아하다보니 스피커에도 돈을 많이 들였습니다. 파워가 독일제로, 생음악에 가까운 소리그릇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세계적으로도 몇 개 없는 기계입니다. 제가 가진 전 재산이 1억이었을 때, 오디오가 7천만원이었으니 집사람도 걱정이 많았어요.(웃음)

특별히 좋아하는 곡이 있으신가요?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라는 곡을 좋아합니다. 그 곡은 폴란드가 제국주의 아래 있을 때, 나라 잃은 슬픔을 표현한 곡인데요. 3악장 마지막 부분에 광복의 휘날레 부분은 트럼펫으로 연주합니다. 그 당시 그 곡을 연주하면 온 국민이 독립의 함성을 외치고, 국민 봉기가 일어날까봐 금지곡이 돼기도 했어요. 군악대에서 이 곡을 많이 연주했었죠. 작곡가 심정을 생각하면서요. 저의 인생 역정과 닮아있어 지금도 매우 좋아해 즐겨듣는 곡입니다.

인터뷰: 이은영 편집국장/ 정리: 정지선 기자/ 사진: 김형관 객원사진기자 press@sctoday.co.kr

[임용혁 대표 프로필]
2001년 ~       한국컨벤션학회 이사
2006년 07월  제5대 서울시 중구의회 의장
2006년 07월  제9대 서울시 구의회 의장협의회 사무총장
2009년 ~       한나라당 서울시당 부위원장
2009년 ~       세계화교육재단 이사
2009년 ~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대외협력 부회장
2009년 ~      (사)세계다문화공동체 공동대표
2009년 ~      (주)포드림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