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프리뷰]“시각ㆍ청각ㆍ후각으로 느끼는 봄”…뮤지컬 <비밀의 화원>
[현장프리뷰]“시각ㆍ청각ㆍ후각으로 느끼는 봄”…뮤지컬 <비밀의 화원>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3.13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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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4.30, 국립정동극장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향기로 기억을 채우는 공감각 뮤지컬 <비밀의 화원>이 지난 10일 국립정동극장에서 개막했다.

<비밀의 화원>은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소설은 인도에서 부모에게 방치됐던 소녀 메리 레녹스가 황무지에서 친구들과 비밀의 화원을 가꾸면서 마음의 위로를 찾는 이야기다. 뮤지컬 <비밀의 화원>은 여기에 한 겹의 이야기를 더 감쌌다. 1950년대 영국의 보육원을 배경으로 퇴소를 앞둔 10대 후반 아이들(에이미ㆍ찰리ㆍ비글ㆍ데보라)이 비밀의 화원 연극 놀이를 통해 책 속 캐릭터(메리ㆍ콜린ㆍ디콘ㆍ마사 등)를 만나는 액자식 구성으로 진행된다. 

▲뮤지컬 ’비밀의 화원’ 프레스콜 출연 배우
▲뮤지컬 ’비밀의 화원’ 프레스콜 출연 배우 (왼쪽부터) 박선영, 홍나현, 종형, 류비, 임진섭, 박슬기, 정백선 ⓒ국립정동극장

1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뮤지컬 <비밀의 화원>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은 정동극장 이수현 공연기획팀장, 작곡가 이성준, 강하님, 김솔지 작가, 이기쁨 연출, 배우 홍나현, 임진섭, 정백선, 박선영, 종형, 류비, 박슬기 등이 참석했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비밀의 화원>이라는 작품의 이름을 무대가 고스란히 품고 있다. 왼쪽에는 풀과 나무, 꽃이 심어진 정원, 또 다른 쪽은 라이브 밴드가 자리해 있다. 이기쁨 연출은 “희망을 갖고 살아보자는 작품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무대를 라이브 밴드의 연주, 미디어아트, 자체 개발한 시그니처 향 등을 사용해 공감각적으로 구성했다”라며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마음의 위로와 힐링을 안겨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특히 “향의 경우 모든 관객이 동일한 향을 맡는 것을 의도하지 않았다”라며 “그저 공연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실 때,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그리고 향이 기억에 은은하게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뮤지컬 ’비밀의 화원’ 장면 시연 ⓒ국립정동극장

김솔지 작가는 “어른이 되어가는 시점에 있는 보육원 아이들이 비밀의 화원을 통해 힘을 얻는 과정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마음속에도 각자의 화원이 하나씩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보육원 배경을 설정하게 됐다”라며 “어른이 되면 소중히 생각했던 것들을 잊게 된다. 어릴 때 좋아했던 이야기를 통해 다시 힘을 얻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비밀의 화원>은 악기와 인물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기타로 이뤄진 콰르텟은 음악적 완성도를 넘어 네 인물의 관계와 조화를 그린다. 이성준 작곡 겸 음악감독은 “전자음 대신 언플러그드 음악이 사용된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느꼈던 찡한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 마냥 희망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단조가 아닌 장조 음악을 유지한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뮤지컬 ’비밀의 화원’ 장면 시연 ⓒ국립정동극장

이수현 공연기획팀장은 <비밀의 화원>이 정동극장만의 특색이 잘 표현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남녀노소 연령제한 없이 모두가 따뜻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공공극장에서 다루기에 뮤지컬이 조금은 상업적인 장르이긴 하지만, 그 안에서 비영리적인 내용을 다루려 노력했다”라며 “혼란한 도심 속 조용하고 아늑한 정동극장을 찾아오신 관객분들이, 마음 속 저마다의 비밀의 화원을 찾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홍나현, 유낙원, 정백선, 임진섭, 박선영, 종형, 박슬기, 류비 등이 출연하는 <비밀의 화원>은 3월 10일부터 4월 30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