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의 광장문화] 지원 사각지대, 청년과 원로 예술지원사업의 청신호
[김승국의 광장문화] 지원 사각지대, 청년과 원로 예술지원사업의 청신호
  • 김승국 문화칼럼니스트/전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 승인 2023.03.15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승국 문화칼럼니스트/전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2023년도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진흥을 위하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지역문화진흥원,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한국문화재재단 등 국가 문화예술 지원기관들의 공모사업이 거의 마무리되었다. 지원사업의 유형은 1) 예술인들의 창작활동 지원사업 2) 문화 공간과 전문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작 기반 지원사업 3) 국민의 문화 향유 확대와 국제 문화교류 및 한류 확산을 위한 유통·확산 지원사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국가 지원기관들의 지원사업은 해가 거듭될수록 지원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더욱 촘촘하게 계획되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 국가 지원기관뿐만 아니라 전국의 광역문화재단과 각 기초문화재단에서도 지역의 문화예술 진흥을 위하여 국가 지원과 궤를 같이하며 지원사업 공모가 거의 마무리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지원사업은 서울문화재단의 ‘청년예술지원’사업과 ‘원로예술지원’사업이었다. 서울문화재단의 ‘청년예술지원’사업은 청년 예술인의 첫 작품 발표를 지원하여 예술인으로서의 예술계 내 진입을 독려하고, 새로운 창작활동을 위한 실험과 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여 다양한 예술 활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으로서 최대 1,000만 원 이내의 지원한다. 물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 사업과 중복되는 사업이지만 분야 전문가 멘토링 및 크리틱, 워크숍, 선정예술인 혹은 단체 대상 네트워킹 프로그램 운영 등 간접 지원이 병행되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그리고 또 하나는 ‘원로예술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60세 이상의 전 장르 원로예술인의 연구, 워크숍, 쇼케이스, 세미나, 전시, 공연 등 예술 활동의 준비 및 발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지속할 수 있는 창작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으로 정산이 필요 없는 시상금 방식으로 1인당 300만 원을 정액 직접 지원하는 사업이다. 물론 지원 예술인 모두에게 지원되는 사업이 아니라 지원목적에 부합되고 과거 예술 활동 성과의 우수성 및 기여도와 구체성 및 실현 가능성, 본 활동 계획(실행방법)의 구체성 및 충실성, 본 활동 계획의 현실 가능성, 본 활동으로 기대되는 예술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검토 심의하여 선정된 원로예술인에게 지원되는데 150명 가까운 원로예술인들에게 지원된다.

 

부유한 원로 지원은 검토해야

 

원로예술인들이 고령에 무슨 창작활동을 할 것이며, 파급력이 기대되는 창작물이 나오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매우 잘못된 판단이다. 원로예술인들이 생체적인 나이만 많은 것이지, 예술혼과 창작에 대한 열정과 갈망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랜 작품활동을 통하여 형성된 더욱 원숙하고 작품성이 우수한 걸작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한 사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없이 보아왔다.

이와 유사한 지원사업으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원로예술인공연지원’사업이 있다. 그러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원로예술인공연지원’사업은 원로예술인 참여 공연에 대한 문화예술단체에 지원하는 간접 지원방식인 데 반하여, 서울문화재단은 원로예술인들에게 직접 지원한다. 그리고 정산에 서투른 원로예술인들의 실태를 감안하고, 원로예술인으로서의 자존감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정산이 필요 없는 시상금 형식으로 원로예술인에게 직접 지원한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다. 다만 이 사업의 취지가 원로예술인들에게 예술 활동의 준비 및 발표를 지원하여 지속할 수 있는 창작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이기는 하지만, 상당한 부를 축적하여 안정된 삶을 살고 있거나 충분한 연금 생활을 누리는 원로예술인들에게까지 지원을 해줘야 하는가에는 검토가 필요하다.

그다음 눈에 띄는 사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연극, 창작뮤지컬, 무용, 음악, 전통예술 분야에 ‘창작의 과정’ 지원사업이었다. 대부분 지원사업이 창작 발표될 사업 중 작품의 예술성이 뛰어나고 작품의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예술 창작물을 발굴하여 시장 진출 및 무대화를 지원하고 창작물의 지속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지원사업인 데 비해서, ‘창작의 과정’ 지원사업은 해당 분야의 창작 활성화 및 우수한 창작물 제작 활동의 안정적인 창작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지원사업으로서, 감동과 울림을 줄 수 있는 우수한 예술작품을 발굴하여 예술시장에 안착하도록 도와 특성화된 작품을 탄생시키고자 하는 지원사업이다. 다시 말해서 창작의 준비단계부터 꼼꼼히 챙겨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잘하는 일이다.

이처럼 국가 및 광역, 지자체의 문화예술 지원기관의 각종 지원사업은 우리의 문화예술을 진흥하여 문화선진국으로서 국격을 높여주고, 한류 확산의 기반을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어 문화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해주고, 예술인들에게는 더욱더 안정적인 환경 위에서 마음껏 창작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지원사업의 재원은 더욱더 확대되어야 함에도 아직도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부문에 대한 예산은 선진국가에 비하면 부족하다. 올해 정부 총지출은 늘었는데 문체부 예산은 되려 6.5% 삭감되었다.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