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30돌 맞은 한예종…스승과 제자 하나되어 ’예술이, 다!’
[현장에서]30돌 맞은 한예종…스승과 제자 하나되어 ’예술이, 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3.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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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오후3시, 석관동 캠퍼스 이어령예술극장 개최
박보균 장관, 송석준 의원, 김황식 전 총리, 오지철·김순규 전 차관, 교수·동문 등 참석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막이 오르자 30인의 피아니스트가 무대에서 하나의 곡을 연주하는 장관이 펼쳐졌다. 지난 16일 오후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석관동 캠퍼스 이어령예술극장에서는 개교 30주년을 기념하며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로 구성된 피아니스트 30인이 베토벤 교향곡 5번 중 4악장을 선보였다. 백발의 김대진 총장은 젊은 제자들과 함께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하는 동시에 제자들을 지휘하며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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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개교 30주년 기념행사, ‘30인의 피아니스트를 위한 피아노 오케스트라’ 공연 장면 (제공=한예종)

이날 행사에는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황식 전 총리,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김순규·오지철 전 차관, 이건용·박종원 전 총장 등 내빈과 교직원, 학생, 동문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홍익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영상 축전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한예종 개교 30주년 기념행사는 지난해 10월 예정된 바 있으나, 이태원 참사로 취소됐다가 약 5개월 만에 열린 것으로 축하공연과 축사, 유공자 포상 등이 진행됐다.

박보균 장관은 기념식 축사에서 “한예종 설립에는 낡고 타성에 젖은 의식과 질서를 파괴해 온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서사가 담겨있다”라며 “지난 30년간 한예종은 기존의 예술 교육 행태와 결별하고 예술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현재 클래식, 발레, 영화, 드라마, 미술 등 모든 분야에서 한예종 출신 예술가들이 국제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한예종은 K-콘텐츠의 진정한 추동력이자 영원한 바탕이다. 30주년을 맞은 한예종의 새로운 도약은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 그 앞날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해 좌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한예종 개교 30주년 기념행사, 현대무용 ’걷는 춤’
▲한예종 개교 30주년 기념행사, 현대무용 ’걷는 춤’ 공연 장면 (제공=한예종)

김대진 총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지난 30년의 항해 동안 예술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고 자부하며,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이룬  성과를 자축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앞으로 다가올 30년과 또 그 이후를 모색하기 위한 중요한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예술융합을 실현하고 인문학과 철학을 바탕으로 한, 개성과 창의력을 가진 예술가 개발을 위한 환경과 교육시스템 보완을 당면한 과제로 인식하고, 새로운 예술교육의 가치관과 시스템 구축을 통해 K-콘텐츠의 세계화와 문화예술을 통한 국격 향상에 이바지하며 세계 예술교육을 선도하는 교육기관으로 거듭나, ‘유학 갈 필요 없는 학교’에서 ‘유학 오는 학교’로 준비해야 할 중요한 시기임”을 밝혔다. 

1991년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주도해 추진한 한예종은 1993년 음악원 개원을 시작으로 6개원 체제를 갖춘 후 지금까지 1만 4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한국 예술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앞으로 한예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미래를 위한 첨단예술 인재를 양성하고, 개성과 창의력을 가진 예술가가 탄생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갖춰 K 콘텐츠의 중심 교육기관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한예종 개교 30주년 기념행사, 뮤지컬 ‘우리 여기, 비상하다’ 공연 장면 (제공=한예종)
▲한예종 개교 30주년 기념행사, 뮤지컬 ‘우리 여기, 비상하다’ 공연 장면 (제공=한예종)

한예종 음악원(2005년 졸업) 출신으로 사회를 맡은 뮤지컬 배우 양준모는 뮤지컬 <영웅> 중 ‘장부가’를 시작으로 차분하지만 유쾌하게 행사를 이끌었다. 정가와 판소리가 어우러진 ‘예술이, 다 비상’, 발레 ‘로망스’, 현대무용 ‘걷는춤’, 전통무용 ‘태평무’ 등 이날 행사에서는 한예종의 역량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연달아 무대에 올랐다. 한예종의 6개원(음악원, 연극원, 영상원, 무용원, 미술원, 전통예술원) 학생들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꿈을 담아 ’우리 여기, 비상하다’를 부르며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

박보균 장관과 김대진 총장의 한예종 교직원 등 업무 유공자에 대한 표창 수여식도 진행됐다.

한편, 다음 달 8일에는 한예종 음악원 졸업생들이 꾸미는 개교 30주년 기념 동문음악회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피아니스트 문지영, 박재홍, 허재원, 김홍기, 김규연,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김규현 등이 무대에 오른다. 연주회 수익금은 학교 발전 재단에 기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