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예총, 4·3예술운동 30년 "심연의 숨, 바람의 지문" 전시 개최
제주민예총, 4·3예술운동 30년 "심연의 숨, 바람의 지문" 전시 개최
  • 오형석 기자
  • 승인 2023.03.2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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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민예총, 21일부터 '심연의 숨, 바람의 지문' 기획전
오는 5월 31일까지 제주4.3평화재단 전시설서
제주민예총 4·3예술운동 30년 기록전 '심연의 숨, 바람의 지문'(사진 제공_제주민예총)

[제주=서울문화투데이 오형석 기자] 제주민예총(이사장 김동현)은 제주4·3항쟁 75주년을 맞아 '4·3예술운동 30년 기록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심연의 숨, 바람의 지문'을 주제로 한 기록전은 지난 21일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제주4·3평화재단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지난 1994년 창립한 제주민예총은 그해 4월 제1회 4·3 예술제를 열면서 제주 4·3항쟁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예술 운동을 시작했다. 이번 기록전은 기억의 심연에 자리잡고 있었던 제주 4·3을 현재의 역사로 만들어가며 제주 바람이 만들어낸 시간의 지문을 함께 만들어간 예술운동 30년의 성과를 집대성한 자리다.

'1관-심연'에서는 침묵의 금기에 저항했던 예술을 만나게 된다. 1957년 일본에서 발표된 김석범의 소설 '까마귀의 죽음'은 재일동포 사회의 4·3운동을 견인했고, 1978년 발표된 현기영의 소설 '순이 삼촌'은 한반도에 4·3의 진실을 알리는 마중물이 됐다. 1987년 6월항쟁을 거치며 촉발된 민주화에 대한 민중의 열기는 제주에서 제주4·3진상규명운동으로 이어졌고 이 시기에 발표된 강요배의 그림 '제주민중항쟁사' 연작은 말과 글로만 4·3을 접했던 세대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2관-바람'은 4·3예술제 30년의 발자취를 들여다보는 공간이다. 제주민예총은 제주 곳곳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들을 드러내 희생자들을 위무하는 작업을 해 왔다. 문학, 시각, 공연 등 다양한 장르에서 4·3의 정신을 드러내려는 예술인들의 끊임없는 시도를 만날 수 있다.

'3관-지문'은 예술로 새긴 역사의 기억들을 만나는 공간이다. 4·3의 기억들을 모아 예술로 풀어낸 4·3예술행동 30년 동안의 작품들을 통해 4·3예술의 시대적 가치를 살펴볼 수 있다.

한편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침묵을 강요받을 때 가장 먼저 깃발을 들었던 것이 예술이었다'며 “제주 4·3항쟁, 그 역사적 진실을 규명해 온 예술운동의 3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예술운동의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자리가 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개막식은 오는 31일 제주4·3평화재단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