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 박종규 개인전 《시대의 유령과 유령의 시대》 개최
학고재, 박종규 개인전 《시대의 유령과 유령의 시대》 개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3.2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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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 4월 29일까지
컴퓨터서 발생하는 ‘노이즈’ 주목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인간과 컴퓨터의 관계를 다루는 작가 박종규의 개인전이 개최된다. 학고재에서 4월 29일까지 열리는 《시대의 유령과 유령의 시대》 전시다. 박종규(J. Park, 朴鍾奎, 1966-) 작가의 첫 번째 학고재 전시회로 작가는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에 주목해 노이즈를 확대하거나 코드 변환해 회화로 옮기는 작업을 해왔다. 우리가 매일 겪고 있는 상황을 미술로 풀어내고 있다.

▲수직적 시간 Vertical time, 2021, 캔버스에 아크릴릭 물감 Acrylic paint on canvas, 193.9x130.3cm (사진=학고재 제공)
▲수직적 시간 Vertical time, 2021, 캔버스에 아크릴릭 물감 Acrylic paint on canvas, 193.9x130.3cm (사진=학고재 제공)

이번 전시회에서 박종규 작가는 최근에 제작한 회화, 조각, 영상 총 40점을 출품하며, 학고재 본관과 신관에서 전시를 선보인다. 박종규 작가는 2022년 5월 학고재 갤러리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으며, 국내외 프로모션을 통해 미래를 함께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박종규는 회화의 형식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돌파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는 매체 발전 역사에 관해 사유하면서, 우리 시대의 키워드는 컴퓨터, 네트워크, AI라고 진단한다. 박종규 작가는 “인간의 역사는 신화에서 이성으로, 이성에서 테크놀로지로, 테크놀로지에서 로봇으로 향하는 역사라고 생각한다”라고 발언한다.

▲항해 Kreuzen, 2020, Acrylic on canvas, 193.9x130.3cm
▲항해 Kreuzen, 2020, Acrylic on canvas, 193.9x130.3cm (사진=학고재 제공)

컴퓨터 테크놀로지가 극한까지 발전했을 때, 인간은 어떠한 모습으로 변모할까? 로봇과 같으리라는 것이 박종규 작가의 생각이다. 박종규 작가는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에 주목한다. 우리가 보는 컴퓨터 화면은 긍정적 신호, 즉 시그널로 운용된다.

박종규 작가는 컴퓨터의 노이즈를 수집해 확대한 후 캔버스에 옮긴다. 컴퓨터의 노이즈는 부정적 가치이지만 확대되어 화면에 옮겨졌을 때 너무나도 정연한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작가는 “노이즈는 부정적 가치와 반대로 오히려 아름다운 형식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컴퓨터에 노이즈가 발생한다는 사실 속에 담겨있는 행간의 의미이다. 아직 휴머니즘이 살아있다는 뜻이다. 컴퓨터가 완전무결해질 때 인간은 로봇이 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박종규 작가가 노이즈의 가치를 중시하는 이유이다.

▲수직적 시간 Vertical time, 2023, 캔버스에 아크릴릭 물감 Acrylic paint on canvas, 162.2x130.3cm 

박종규 작가는 인간과 컴퓨터의 관계에 관해 사유하면서 인류의 미래와 새로운 회화의 돌파구를 찾는 첫 번째 작가이다. 박종규는 인간과 테크놀로지의 관계에 관한 철학적 사유로써 추상회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