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Interview]마포문화재단 송제용 대표이사 “‘아시아 클래식 허브’로 향하는 두 번째 도약”
[Culture Interview]마포문화재단 송제용 대표이사 “‘아시아 클래식 허브’로 향하는 두 번째 도약”
  • 이은영 발행인ㆍ진보연 기자/ 김재성 사진기자
  • 승인 2023.03.2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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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문화재단 출범 이후 첫 연임 대표
언론사서 재단 선택 때, 월급 줄인만큼 ‘행복수당’ 잘 챙기기로 약속
코로나 확산 시기, 공연 영상화 사업으로 ‘M 클래식 축제’ 이어가
지난해 기획공연ㆍ대관수익, 10억 원 이상 매출 달성
국내 유일, 문화재단 한글 공모전 사업 진행
“아시아 전역 아우르는 ‘아시아클래식어워드’ 개최 꿈꿔”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ㆍ진보연 기자/ 김재성 사진기자]이달 20일부터 대중교통과 대형시설 내 개방형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됐다.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의 3년을 뒤덮은 코로나19라는 안개가 조금은 걷히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익숙함을 낯설게, 낯섦을 익숙하게 만들었다. 사회 시스템 곳곳이 마비됐고, 이는 문화예술계도 피해갈 수 없었다. 국립과 기초 문화예술단체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행사와 공연이 취소됐다. 대부분의 계획이 ‘나중’으로 미뤄지던 그때, 마포구 하늘에는 드론이 떠올랐다. 

▲마포문화재단 공연 영상화 시리즈, 마포6경 스페셜 탭댄스 서울함 공연편
▲마포문화재단 공연 영상화 시리즈, 마포6경 스페셜 탭댄스 서울함 공연편

“코로나19로 모두가 지친 지금이야말로 문화예술이 필요한 시기”라는 송제용 대표이사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정상적인 공연 운영이 어려워지자, 마포문화재단은 모든 사업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겼다. 서울지역 공연장 최초로 QR코드 입장 시스템을 도입하고, 공연 영상화 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단순히 무대 위 공연을 촬영해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하늘공원, 광흥당, 경의선 책거리 등 마포 곳곳의 명소를 무대로 드론ㆍ증강현실(AR)ㆍ가상현실(VR) 등 기술과 장비를 총 동원한 ‘마포6경 클래식 영상 시리즈’를 완성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성악가 캐슬린 김, 김현수 등과 구민합창단이 온라인에서 앙상블을 이룬 ‘100인 비대면 대합창’은 실시간 접속자 2만 명을 기록할 만큼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마포문화재단 송제용 대표는 첫 직장이었던 현대그룹 종합광고대행사 금강기획을 시작으로 조선일보 광고국을 거쳐, 2003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2020년 2월까지 문화교육사업부, 문화사업부 등을 거쳐 기획담당부국장을 지냈다. 한겨레 근무 당시 그는 외부 유동인구를 많이 유입할 수 있는 전시에 주목했고, 지난 2015년에는 영국 수중사진작가 제나 할러웨이(Zena Holloway)의 사진전을 기획한 바 있다. 제대로 전시 한 번 해본 적이 없는 패션 상업작가를 우연히 인터넷에서 발견하고 전국순회전시를 진행한 결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 7전시실에 줄을 세운 최초의 사진전이자 투자 대비 4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

지난 임기 동안 가족친화 우수기관 인증, 스마트 마포아트센터 추진, 마포아트센터 1004석 재개관, M 축제 시리즈 브랜드화, 서울마포음악창작소 인수, 문화예술 지역사회공헌 등을 추진하며 능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은 송제용 대표는 2020년 3월 마포문화재단 5대 대표이사로 취임해 3년의 임기를 마치자마자 2025년 2월까지 6대 대표의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마포문화재단은 중구문화재단(2004년), 구로문화재단(2007년 7월)에 이어 2007년 9월 서울시에 세 번째로 설립됐다. 젊음과 전통의 조화, 문화예술의 사회공헌, 전문예술인과 일반창작자들의 조화 등을 지향하며 예술단체, 지역주민, 기업 간의 네트워크 관리를 통해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일상적인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을 통해 구민들의 참여와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나아가 서울 시민 모두를 대상으로 다채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공연계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홍대에서 흘러나온 인디 밴드와 힙합의 음악을 클래식으로 확장시킨 마포문화재단 송제용 대표는 이제 마포구를 넘어 서울 그리고 그보다 큰 아시아를 향한 도약을 꿈꾼다. 송 대표가 꿈꾸는 2025년 마포구의 문화예술은 어떤 모습일까. 그를 만나 지난 3년과 앞으로의 3년에 대해 들어봤다. 

▲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이사 ⓒ김재성 사진기자
▲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이사 ⓒ김재성 사진기자

2020년 3월 취임해 지난 2월 5대 임기를 마치고, 연임하여 6대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2008년 마포문화재단이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연임을 하는 대표이사가 됐는데, 소감과 각오가 궁금하다.

지역문화재단 대표는 정권에 따라, 지자체장에 따라 교체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연임이 결정된 걸 보면, 못한 것보다는 잘한 게 많다고 평가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다. 2020년 3월에 이곳에 왔으니, 딱 3년이 됐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코로나19가 확산되어 마스크를 쓴 채 직원들을 만났고, 얼굴 파악하는 데만 3~6개월이 걸렸다. 처음엔 3년이 길게만 느껴졌는데 계획했던 다양한 일들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금세 지났다. 

처음 마포문화재단에 올 때 아내와 약속한 게 있다. 월급을 줄이고 온 만큼, 언론사에 다닐 때보다 늘어날 행복 수당을 잘 챙기는 것이었다. 경제적인 부분을 포기하고 온 게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웃음)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현대그룹 계역의 종합광고대행사 금강기획을 시작으로 조선일보 광고국을 거쳐 2003년부터 한겨레신문사 문화 관련 부서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부모님 뜻에 결국 꺾이긴 했지만 예술을 좋아했고 관심도 많았다. 고등학생 때 연극도 좀 했고, 교내 밴드활동도 했다. 그보다 더 어릴 때부터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 동아면세점 자리에 예전엔 국제극장이 있었다. 형이랑 그곳에서 ‘메리포핀스’라는 영화를 봤는데 너무 인상 깊었다. 어린 나이에 그 영화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노래하고 춤추며 살고 싶다’라는 꿈을 꾸게 됐다.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나의 로망이다. 늦게나마 마포문화재단에서 원하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그래서 더 잘해보고 싶고, 성과에 대한 욕심도 내게 되는 것 같다.

5대 임기동안 마포문화재단은 190억 규모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정식 재개관했다. 공사와 코로나19로 닫혀있던 공연장에서 대면으로 관객을 맞이했을 때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2021년 11월 시범공연 기간을 거친 후, 그해 겨울 재개관 기념 송년음악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공연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어려운 시기였던 만큼 더욱 열심히 준비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보람을 느꼈다. 특히 주민과의 접점을 다시 늘려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기뻤다. 계획이 100% 이뤄졌다고 보긴 어렵지만, 마포아트센터는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더욱 단단해지고 차별성 있는 공연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자평한다. 

마포아트센터는 1004석 규모의 극장이다. 대극장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규모가 작은 편이다. 클래식 공연을 할 수 있는 1000석 내외의 흔치않은 공연장이다. 국악ㆍ밴드ㆍ클래식이 더해진 현대적 굿판 ‘꼬레아 리듬터치’, 비ㆍ바람ㆍ파도 등 주변의 소리가 음악이 되는 ‘엠비언트 음악’ 콘서트 등 차별성 있는 콘텐츠 발굴로, 시민들이 찾아오는 예술 공간을 만들기 위해 모든 직원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9월 열린 마포 M클래식 축제의 메인콘서트
▲지난 2020년 9월 열린 마포 M클래식 축제의 메인콘서트

공연이 중단된 시기에도 M축제 시리즈를 브랜드화 하는 등 과감한 기획으로 주목을 받았다. 사업을 중단ㆍ축소하지 않고 추진한 이유가 있다면?

코로나19 당시 많은 지역문화재단이 지자체의 지시에 따라 축제 및 공연 일정을 변경ㆍ취소ㆍ연기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문화예술이 중단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건 문화예술을 통해 구민들의 일상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함일 텐데, 예술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상황과 여건을 탓하며 마냥 손 놓고 있을 순 없었다. 지금이야말로 모두에게 문화예술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다. 

서로가 만날 수 없는 비대면이라는 상황을 역으로 활용해, 영상을 제작했고 온라인을 통해 ‘M클래식 축제’를 관객들에게 선물했다. M클래식 축제는 보통 50일 동안 매주 주말에 선보였는데, 이 시기에는 일정을 2주로 축소했다. 온라인이라는 무대와 객석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대중에게 친숙한 유명 연주자를 섭외하고, 공연 일수를 줄여 생긴 여유 자금은 모두 촬영비용에 투자했다. 드론과 360도 촬영장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최대한 다양하게 촬영해 공연이 주는 생동감을 전하고자 했다. 아울러, 마포구민 100여 명으로 꾸려진 합창단이 소프라노 캐슬린 김, 테너 김현수와 함께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온라인 합창 공연을 화상 채팅 플랫폼으로 진행했다. 처음 해보는 시도이기에 어려움도 따랐고 진행의 미숙함도 있었지만, 당시 동시 접속자 수가 2만여 명에 달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노력들이 여러 결과로 나타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 지난해 M 소나타 시리즈 등 기획 공연 수익과 대관 수익으로 마포문화재단은 1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더불어, ‘M클래식 축제’는 서울시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우수 축제로 원래는 작년에 지원이 종료되는데, 팬데믹 시기의 꾸준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원이 4년 연장됐다. 

지난 임기 동안 펼쳤던 다양한 사업들 가운데 가장 유의미하다고 여기는 것은?

마포문화재단에 와서, 공교육이 놓치고 있는 학교 예술교육이나 정체성에 대한 부분을 다뤄야겠다고 생각했고 문화정책팀을 통해 이를 위한 지원과 공모전을 만들었다. 2020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한글사랑 마포 모둠 공모전’은 한글의 소중함과 우수성을 되새기기 위한 행사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 한글을 소재로 한 영상, 노랫말, 사진 3개 분야 콘텐츠를 모집했으며, 이중 노랫말은 창작ㆍ케이팝 개사ㆍ동요 개사 등으로 흥미를 유도했다. 예산 문제로 행사를 크게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는데, 국어문화원연합회에서 지원을 해주신 덕분에 규모를 키워 한글 알리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국내 문화재단 중 유일하게 한글 공모전 사업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다. 

그동안 임직원들이 사회봉사 평가와 관련해 김장이나 청소 활동을 해왔다길래, 우리는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이니까 이와 관련된 일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마리오네트 인형극 음악회다. 초등학교를 비롯해 마포구 곳곳을 찾아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어린이들의 반응이 아주 뜨겁더라. 어떤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은 ‘고맙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공공 예술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느끼며,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문화예술을 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재성 사진기자
▲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재성 사진기자

그렇다면 반대로, 아쉬움이 남는 사업이 있는지?

특정 사업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시기적 아쉬움이 있었다. 소프라노 조수미와 남북 어린이 합창단의 합동 공연 등 하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것도 지나고 보니, 나에겐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지역문화재단의 대표직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행정가로 자리잡기까지 트레이닝 기간이 필요했다. 처음엔 순수하게 기획 콘텐츠만으로 모든 사업을 접근하려 했다. 이상적인 발상이었다. 임기 초반 인터뷰를 통해 ‘사주관상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힌 적이 있다. 경의선숲길에 점쟁이 300~500명을 불러 모아 사주 관상을 봐주고, 창업ㆍ취업 컨퍼런스도 열면 세대를 아우르며 함께 즐기며 상관도 살릴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3년 동안 이곳에서 일하며 공공의 역할, 기초자치단체에서 할 부분과 광역에서 할 부분, 민간에서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개념을 어느 정도 정립하게 됐다. 

공연예술에 비해 미술전시 분야의 프로그램은 다소 부족하다 느껴지는데,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 있는지?

갤러리맥의 전시 공간이 80평 정도로 작다 보니, 돈을 받는 전시를 열 수가 없다. 그래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며 구민들에게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려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작년 11월 25일부터 지난 1월 20일에는 이상무(1946~2016, 본명 박노철) 화백이 그린 ‘독고탁’ 탄생 50돌을 맞아 <꼬마꼰대 독고탁, 부활> 기획 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이 화백의 딸인 독고탁컴퍼니 박슬기 대표의 작업실이 마포에 있는 것이 인연이 됐다. ‘꼬마꼰대’라는 콘셉트로 독고탁의 의상, 성격, 취향 등을 나열해 보여주고 관람객들이 전시를 감상하는 동시에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더불어, 독고탁의 활약을 마포구 지역들의 이야기와 연계해서 보여주는 영상 작품도 함께 선보였다. 

홍대 미대 학생들의 졸업작품전을 이곳에서 진행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학생들은 전시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홍대 미대 진학을 원하는 다른 학생들은 이 친구들의 그림을 직접 볼 수 있으니 여러모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울러, ‘눈높이’라는 이름으로 장애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마포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도 기획하고 있다. 이 공간의 전시는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상업 전시에서 다루지 않는 기획전을 많이 시도해보려 한다. 

올해 새롭게 구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나 기획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지난 임기가 공연 영상화 선도에 방점을 찍었다면, 새로운 임기에는 세계로 뻗어가는 마포문화재단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마포문화재단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클래식 허브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 출발을 함께할 한ㆍ중ㆍ일 클래식 스타들의 릴레이 리사이틀이 올 가을 펼쳐질 예정이다. 우리나라 피아니스트 김도현, 대만계 캐나다인 피아니스트 키트 암스트롱이 출연을 확정지었고 일본 피아니스트는 현재 컨텍 중이다. 

2021 페루초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2위 및 현대작품 최고 연주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김도현은 마포문화재단이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M 아티스트 제도’에서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4번의 공연을 통해 아티스트의 다양한 매력을 관객에게 전할 예정이다. 

더불어 올해 클래식 축제는 고성현 with 프렌즈 <시간에 기대어>, 피아니스트 지용 트리오, 이혁 리사이틀, 바이올리니스트 귀도 산타나 등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이사 ⓒ김재성 사진기자

마포문화재단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정체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마포구는 자연산 문화 도시이다. 자연스럽게 발전해 온 마포 고유의 훌륭한 자원들이 모여 지금의 마포문화재단을 만들었다. 참 복 받은 재단이다. 이 귀중한 자원들이 저마다의 방식대로 숨 쉬며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도록, 그저 열심히 돕는 것이 마포문화재단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6대 임기 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아시아, 그중에서도 극동아시아 쪽 클래식 아티스트를 조명하고 싶다. 국제 대회에서의 수상을 통해 이미 유명해진 연주자를 초청해 공연을 선보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 지역의 훌륭한 연주자들을 위한 무대를 만들고 싶다. 흥미 유발성 요소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시각에서 나온 계획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뛰어난 연주자들이 두각을 나타낸다면, 훗날 극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서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아시아클래식어워드’를 개최하고 싶다. 이는 마포문화재단만의 업적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을 아시아와 세계에 알리는 새로운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예산 문제 때문이다. 문화예술과 음악을 사랑하는 기업의 후원이 더해진다면 이 계획이 언젠가 현실이 되리라 믿는다. 

마포구민들이 마포문화재단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포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재단이지만 앞서 ‘자연산’이라 말했듯 문화적 자원이 풍부하고, 서울시에서 예산도 받고, 규모가 있는 공연장도 있는 참으로 감사한 여건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이 곳에 처음 왔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공기관이 해야 하는 역할을 수행하되, 재미도 있고 교육적 효과까지 누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민하겠다. 37만 마포구민의 문화복지만 보고 갈 테니, 차별화된 예술을 누리는 행운을 꼭 잡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