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근의 얼씨구 한국음악과 문화] 어린이 문화예술정책과 지원방안이 발표되는 기념일, 어린이날
[주재근의 얼씨구 한국음악과 문화] 어린이 문화예술정책과 지원방안이 발표되는 기념일, 어린이날
  • 주재근 한양대 겸임교수
  • 승인 2023.05.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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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근 한양대 겸임교수

“매년 언론 홍보용으로 어린이들을 초청한 가시적 연출보다는 어린이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나라가 되기 위한 근본적 성찰을 통한 국가의 어린이 정책과 실행방안들이 발표되는 것이 더욱 멋진 대통령이 아닌가.”

국가에서 지정한 기념일은 모두 의미가 깊다. 특히 5월 5일 어린이날은 더욱 소중한 기념일이다. 어린이와 어른과의 구별되는 비교점이 있다고 한다. 웃는 횟수와 질문하는 횟수, 창의적인 생각이 얼마나 적고 많은 가이다.

어린이들이 언제나 웃을 수 있고, 무엇이든 궁금해 하며 새로운 생각들을 해 본다는 것은 순수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점점 해를 거듭해 나갈수록 어린이날의 의미는 엷어지고 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더욱 더 부끄러워지는 세태가 되어 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60대 공무원이 대낮 음주운전으로 4명의 어린이들을 치었으며 그중에 한명은 세상을 떠났다. 부모의 비정상적 행태로 지속적 학대를 받거나, 생계를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어린이들은 우리 사회의 가장 아픔이다.

매년 어린이날이 되면 대통령은 언론 홍보용으로 어린이들을 초청해 아이들과 노는 장면을 가시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이보다는 어린이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나라가 되기 위한 근본적 성찰을 통한 국가의 어린이 정책과 실행방안들이 발표되는 것이 더욱 멋진 대통령이 아닌가.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초등학교 이전부터 사교육에 입문을 시킴으로써 이 시기에 자연의 경이로움을 체험해 보거나 또래 좋은 친구들과의 만남의 기회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혼자 즐기는 온라인 게임과 방송용 연예인만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암울하게 한다. 어린이들의 순수한 동심을 키워주고 평생 정신적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순수 문화예술이다.

어렸을 때 불러 본 동요를 따라 부르다 보면 그 시절에 느꼈던 기억과 감정들이 되살아나 지친 마음을 새롭게 해주는 마법이 있다.

이번 어린이날 KBS창작동요제가 방영된 것을 보았다. 모 종편TV 방송에 나오는 어린이 출연 트롯트 프로그램과 비교해 보면 제작비에서도 큰 차이가 있고, 시청률에서도 큰 격차가 있다. 그렇지만 창작동요에 나오는 노랫말과 선율, 어린이들이 열심히 부르는 모습 그 자체 행복함은 견줄 수 없는 가치가 있다.

글로벌 대기업인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삼성문화재단에서 IMF 경제 위기일 때 모든 문화사업을 폐지할 수 밖에 없는 시점에서도 국립국악원 창작국악동요사업을 후원 협찬하였다.

올해로 37회째를 맞은 창작국악동요공모전을 통해 발굴된 국악동요곡들 가운데에는 ‘만파식적’, ‘악기놀이’, ‘귀한 말씀’ 등 여러 곡들이 음악교과서에 지속적으로 실리고 있다.

문화예술의 경험은 듣고 보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면 실제 직접 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 노래를 불러 보고, 악기 연주도 해보고, 춤도 추어보고, 그림을 그려 봄으로써 얻어지는 것은 무한대이다. 본인은 TV가 보급되지 않은 작은 시골 마을에 한학년 한반 전교생이 240명도 안 되는 초등학교를 다녔다. 교대를 갓 졸업하고 첫 부임을 하신 선생님께서 웅변, 연극, 리코더 등을 가르쳐 주시고 각 군부터 전남도 대항 예술경연대회까지 참가할 수 있게 해 준 경험은 문화계에 종사할 수 있게 해 준 큰 바탕이 되었다. 전국 지자체에서는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등 어린이 합창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많다. 공립기관으로서 국악 어린이단체는 전남도립어린이국악단과 남원시립어린이국악단이 있다.

전남도립어린이국악단은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2005년 창단되어 도내 초·중학생으로 구성되어 주말과 방학기간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기량을 연마하여 각종 공연에 출연하고 있다.

2021년 창단된 남원시립어린이국악단이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으며 더욱 많은 지자체에서 어린이가 중심이 되는 예술단체를 많이 육성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미래를 내다보며 세계와 함께 할 수 있는 한국 문화예술의 원천은 고유의 예술성에 미래 세대의 주역인 어린이 문화예술교육과 경험을 살려 주는 것이다.

외무고시를 통과하여 전 세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 되었을 때 항상 질문받는 것이 있다고 한다. 한국의 오랜 역사에서 전통문화와 예술은 무엇인지? 한국문화와 예술을 직접 표현 할 수 있는지?

진정한 문화강국은 어렸을 때부터 문화예술을 가까이 하고 좋은 예술가가 성장되는 토양과 이해할 수 있는 문화리더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