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한국관 증축 성사시킬 것”, 2023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개막
[현장스케치] “한국관 증축 성사시킬 것”, 2023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개막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5.1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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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 《2086 : 우리는 어떻게?》, 한국의 ‘미래 실험실’ 선봬
개막식 주이탈리아대사, 베니스 부시장, 한국관 건축가 등 참여
세바스티아노 코스탈롱가 부시장 “한국관 증축 ‘키맨’ 역할, 책임감 느껴”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우리는 어떻게?’ 한국관이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세계인에게 묻는 질문이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현지 시각으로 지난 18일 오후 4시 15분, 2023년 베니스비엔날레 제18회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가 개막했다.

▲2023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2086 : 우리는 어떻게?》 전경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2023년 한국관의 전시는 《2086 : 우리는 어떻게?》라는 주제로 기획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ts Council Korea, 위원장 정병국)가 커미셔너를 맡았고, 박경, 정소익 공동예술감독 체제로 전시가 준비됐다. 1995년 한국관 개관이래 처음으로 2명의 공동 예술감독 체제로 완성된 전시다.

한국관 전시 《2086 : 우리는 어떻게?》는 세계 인구가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2086년에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할지에 관한 질문과 탐구를 보여준다. 전시는 동인천, 군산, 경기도 마을에 대한 장소특정적 프로젝트와 관람객 참여형 게임으로 구성됐다. 한국관 전시를 위해 우리은행, ZAVA, LG전자, 삼성문화재단, MCM, UC San Diego, Academic Senate 등이 후원에 참여했다.

▲개막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전하는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 ⓒ서울문화투데이

한국관 앞 공간에서 개최된 개막식에는 박경, 정소익 예술감독과 참여작가,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 이성호 대사, 주밀라노 대한민국총영사관 강형식 영사, 김태우 부영사 등 정부 관계자 외에 2014년 한국관 커미셔너였던 조민석 매스스터디스 대표, 조병수 2023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 천의영 한국건축가협회 회장,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 등 국내 건축가 및 예술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특별한 참석자로는 세바스티아노 코스탈롱가(Sebastiano Costalonga) 베니스시 부시장과 김석철 건축가와 함께 한국관 설계를 맡았던 프랑코 만쿠조(Franco Mancuso) 교수가 있었다.

이번 개막식에선 한국관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한국관 증축’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졌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 “한국관은 자르디니 내 부지에 가장 마지막으로 설립된 막내 국가관”이라며 “그간 베니스비엔날레에 있는 한국관이 한국의 예술과 건축이 세계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플랫폼 역할을 많이 해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2025년 한국관 설립 30주년이 되는 때에 한국관이 증축된 상황 속에서 한국이 가진 창작 능력을 발휘 할 수 있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세바스티나오 코스탈롱가 베니스 부시장을 언급하며 “우리 한국관 증축의 중요한 키맨이 바로 세바스티아노 코스탈롱가 베니스 부시장”이라고 증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덧붙여 내년 2024년은 한국과 이탈리아의 수교 140주년을 언급하며, 한국관 증축의 긍정적 검토에 대한 바람을 표했다.

▲개막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좌) 세바스티아노 코스탈롱가 베니스시 부시장 (우) 프랑코 만쿠조 교수 ⓒ서울문화투데이

한국관 증축을 위해서는 베니스 시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 여러 제한과 규제 속에서 베니스 시의회에서 사안이 통과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관은 1995년 26번째로 독립된 국가관을 얻게 됐다. 1993년 백남준 작가가 독일관 작가로 참여해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건축가 김석철과 함께 한국관 건립을 추진했다. 백남준은 당시 시장이었던 마시모 카차라(Massiamo Cacciari)에게 남북의 공동전시 가능성을 제안해, 한국관 건립을 성사시켰다. 한국관은 원래 독일관과 일본관 사이에 있는 화장실 부지로 약 73평을 규모에 전시실 3개를 가지고 있다. 한국관에게 ‘증축’은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세바스티아노 코스탈롱가 베니스 부시장 ⓒ서울문화투데이

‘키맨’으로 소개된 세바스티아노 코스탈롱가 베니스 부시장도 이에 대한 답을 전했다. 그는 “한국관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게 돼 반갑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바이지만, 현재 한국관이 장소가 굉장히 협소해 증축이 주요한 사안이다. 3, 4년 전 베니스 시에 한국관 증축을 위한 계획안을 제출한 상태인데, 아직까지 마지막 승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라며 “시장님의 최종 승인을 받아, 증축 허가를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나라고 생각한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꼭 이 증축 계획 허가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국관 증축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이 오고 간 가운데, 2023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의 전시 《2086 : 우리는 어떻게?》가 개막됐다. 올해 2023 베니스비엔날레 제18회 국제건축전은 스코틀랜드계 가나 건축가인 레슬리 로코(Lesley Lokko)가 총 예술감독을 맡아 “미래의 실험실(The laboratiry of the future)”이란 주제로 본전시를 선보인다. 전시에 참여한 55개 건축가(팀) 중 절반이 아프리카 출신 작가들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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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6 : 우리는 어떻게?》 전시에서 관람객 참여형 게임 <Together How>에 참여하고 있는 관람객들 ⓒ서울문화투데이

2023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은 ‘미래의 실험실’로 구성된다. 한국관은 그 응답으로 《2086 : 우리는 어떻게?》를 선보인다. 박경 감독과 정소익 감독은 전시를 통해 지금 우리의 선택이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 인류는 미래를 생각할 때 ‘진보’의 관점만을 택했고,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에 휩싸여 있었다. 이번 한국관 전시는 ‘자만’과도 같았던 그 태도를 내려놓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응답을 선보인다.

베니스비엔날레 제18회 국제건축전은 18일과 19일 이틀간의 프리뷰를 거쳐서 20일부터 일반인들의 전시 관람을 시작한다. 건축전은 11월 26일까지 약 6개월 간 전 세계의 관람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국가관과 본전시 그리고 특별언급에 대한 심사는 이탈리아 현지 시각 20일 11시, 베니스비엔날레재단 본사 Ca’ Giustinian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