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세계로 가는 길을 잇다”…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내달 개막
[현장리뷰]“세계로 가는 길을 잇다”…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내달 개막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5.2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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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200여 개 문예회관 및 관련기관, 300여 개 예술단체 등 참여
캐나다공연협회,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등 7개국 해외 기관・단체 교류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국내 최대 규모의 공연예술 아트마켓 축제가 내달 제주도에서 열린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KoCACAㆍ이하 한문연)가 주최하는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해비치페스티벌)이 오는 6월 12일부터 15일까지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 및 제주도 일원에서 개최된다.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기자간담회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기자간담회

한문연은 지난 23일 간담회를 열고 이번 축제의 주제와 방향성, 변화 등에 대해 밝혔다. 공연예술 관계자들의 1년을 책임질 중요한 교류 현장인 해비치페스티벌은 한문연에 가입된 전국 224개 문예회관과 더불어 문화예술 관련 기관, 300여개 예술단체 등 관계자 3,000여 명이 참여한다. 문예회관은 지역주민에게 선보일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고, 예술단체는 전국 문예회관으로 공연 유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 할 수 있다. 

올해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은 새로운 변화에 나선다. ‘개척’(PIONEER, 파이오니어)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국내외 공연예술 시장 개척의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한문연이 밝힌 올해 행사의 차별점은 ▲공연 중심에서 탈피한 개막 포럼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한 기회의 장 마련 ▲공연 중심을 넘어 전시ㆍ문화예술교육 분야로 확대 등이다.

가장 큰 변화는 개막식이다. 공연 위주로 진행되던 개막 행사를 올해는 포럼으로 진행한다. 국내외 공연예술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국내외 공연장 간 공연예술 교류 및 새로운 시장 개척’을 주제로 논의를 통해 담론을 형성할 예정이다. 좌장을 맡은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진행으로,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영국 에든버러 어셈블리 홀 극장장 및 페스티벌 예술감독인 윌리엄 버뎃 쿠츠, 캐나다 시나르 비엔날레 총감독인 질 도레, 중국공연극장연맹 부총관리자인 왕시우친이 발표에 나선다. 

토론자로는 정재왈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추진위원과 캐나다공연협회 대표 나탈리 루에, 호주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총감독인 조 오 칼라간이 참여하여 문화예술 유통 및 예술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심도 있는 담론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독일 도르트문트 극장장 토비아스 에힝거, 이탈리아 롯시니오페라 페스티벌의 조직위원장 다니엘레 비마니와 총감독 크리스티안 델라 끼아라, 이탈리아 테아르토 델 질리오 극장장 조지 안젤로 라자리니, 중국 광저우 대극장 부원장 리앙리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제 극장 디렉터 카스 반 바스방크 등 해외 예술단체 등이 참석한다.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아트마켓 부스전시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아트마켓 부스전시

국내외 공연장을 중심으로 공연작품 유통의 장을 마련하는 아트마켓은 레퍼토리 피칭, 쇼케이스, 부스전시로 이뤄진다. 12일 진행되는 레퍼토리 피칭은 예술단체가 문예회관을 대상으로 작품을 홍보하고 공연콘텐츠 공동제작 및 협업을 제안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13, 14일 이틀간 펼쳐지는 쇼케이스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문예회관 및 민간예술단체가 공연 하이라이트를 선보인다. 기존에는 예술단체만 참여했지만 올해부터는 문예회관의 자체 기획 프로그램 역량 강화를 위해 참여 범위를 확대했다.

아트마켓 쇼케이스에 참여하는 단체 및 공연은 총 24개이다. ▲연극 분야 ‘우리 집에 괴물이 산다’(극단 마루한), ‘조선딴스홀’(아트 브릿지), ‘씨름사절단’(극단 앙상블), ‘우리가 사랑했던 그날’(어드벤쳐프로젝트) ▲뮤지컬 분야 ‘뮤지컬 구구’(문화공작소 상상마루), ‘야구왕! 마린스’(부산문화회관) ▲무용 분야 ‘복 bOK’(리케이댄스), ‘Sigh to Sigh’(Dance&Culture WISDOM), ‘가족 발레극 백조의 호수’(청미르발레단), ‘천혜’(순천문화예술회관) ▲음악 ‘하모나이즈 콘서트 The Show Choir’(두팔로), ‘위대한 청춘’(리음아트&컴퍼니), ‘신현필X고희안, 디어 슈베르트’(뮤직앤컴퍼니), ‘영화 속으로 떠나는 감성 여행’(제주팝스오케스트라), ‘오페라 갈라 쇼케이스’(대구오페라하우스) ▲전통 ‘별 헤는 밤 꽃처럼 침묵을 깨다’(공명), ‘노세노세 AUX(억스)로 노세’(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욕망풍자극’(아트플랫폼 동화), ‘달달 콘서트’(국악창작그룹 뮤르), ‘오만방자 전라감사 길들이기’(전주문화재단) ▲다원 ‘광화문, 그 사내’(디스이즈잇), ‘옹알스 히스토리쇼’(옹알스), ‘해피해프닝’(공간 서커스살롱), ‘깨비와 혹부리 영감’(서울시티발레단) 등이다. 

올해는 해외 인사들이 심사에 참여하여 문예회관 우수 프로그램 및 예술단체의 작품이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장도 마련했다. 특히 한문연은 앞으로 문예회관에서 자체 기획・제작한 프로그램을 해외에 진출시킬 수 있도록 해외 공연장 등과 협력할 계획이다.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부스전시는 12, 13일 예술단체 운영 및 14일 문예회관 운영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공연장 관련 장비업체, 예매처, 공연장 안전 및 보험 관련 기관 및 기업 등도 참여한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이승정 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이승정 회장

한문연 이승정 회장은 “해를 거듭하며 효과적인 문화예술 교류 환경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그럼에도 예술단체가 소외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라며 “이에 그간 예술단체 또는 문예회관 부스전시로 진행되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문예회관 및 예술단체 부스를 교차 운영해 더욱 활발한 쌍방향 네트워킹이 이뤄지도록 했다. 공정한 아트마켓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연예술 중심의 페스티벌을 전시 및 문화예술교육, 아카데미 분야로 본격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문예회관 역할을 통합적으로 아우른다는 중장기 비전에 따라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에는 부스전시 참여 범위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13, 14일 열리는 KoCACA 교류협력 네트워킹은 문화예술계 현안 및 문화예술 산업 전반 이슈에 대한 실질적인 국내외 정보교류 및 네트워킹을 통해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하여 국내 4개 섹션과 해외 2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개막 전에는 제주도 내 공연장과의 협업을 통해 공식 초청작을 선보인다. 10일에는 제주문예회관에서 국립오페라단,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국립합창단의 초청 공연이 열린다. 11일엔 제주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배우 김소현, 이지훈, 손준호가 출연하는 공연을 펼친다. 이 밖에 9일부터 14일까지 제주시 탐라문화광장 및 서귀포시 표선해수욕장 해변무대에선 다양한 장르의 코카카 프린지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다. 30개 예술단체가 버스킹 공연을 선보인다.

한편, 최근 한문연 회원기관 탈퇴를 결정한 세종문화회관은 해비치페스티벌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승정 회장은 “세종문화회관이 최근 탈퇴서를 제출했고, 조만간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탈퇴 사유로 그동안 혜택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적시했는데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없다”라며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처럼 상징성이 있는 문예회관은 이익만 챙길 것이 아니라 그들만이 할 수 있는 ‘큰 형’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혜택이 없어 탈퇴한다는 입장에 유감을 표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함께 자리한 서현석 한문연 부회장(호남·제주지회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도 이 회장의 의견에 동의하며 세종문화회관의 결정에 서운함을 토로했다. 

▲제15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개막식 공연, 마담패밀리 ’해녀’
▲제15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개막식 공연, 마담패밀리 ’해녀’

제주도와 공동 주최로 열리며 ‘제주’의 상징성이 강조되는 만큼, 그들만의 특색 있는 공연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의 지적도 나왔다. 이에 이 회장은 “제주 지역에서 별도로 예술단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프린지, 쇼케이스 등 쿼터제를 활용해 제주 예술인들의 참여 기회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프린지 페스티벌에 10개, 쇼케이스 1개 단체, 부스 5팀이 참여 예정이다. 또한 제주의 문화예술 단체들이 육지에 나와 공연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제주 예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은 내달 9일 프린지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12일부터 15일까지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 및 제주도 내 공연장 일원에서 진행된다.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www.jhaf.or.kr) 및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