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평론가협회, 긴급세미나 개최…“학문·교육 관점에서 미술평론 역할 재고해야”
한국미술평론가협회, 긴급세미나 개최…“학문·교육 관점에서 미술평론 역할 재고해야”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4.06.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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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6 시행될 ‘미술진흥법’ 관련 현안 다뤄
비평적 활동에 대한 객관적인 처우 제정해야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내달 26일 ‘미술진흥법’이 시행되기 앞서, 학문과 교육의 관점에서 미술평론의 역할을 재고하기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지난 4일 그라운드 서울에서는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주관하는 긴급세미나가 개최됐다. 

▲지난 4일 열린 한국미술평론가협회 긴급세미나 '한국미술평론에 시급한 것들' 현장
▲지난 4일 열린 한국미술평론가협회 긴급세미나 '한국미술평론에 시급한 것들' 현장

‘한국미술평론에 시급한 것들’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비평적 활동에 대한 객관적 처우 제정과 기초 저변 마련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김병수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장은 “현재의 미술진흥법 자체가 미술시장에 대한 진흥만을 강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학문과 교육의 관점에서 미술평론의 역할을 재고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병수 회장의 이러한 견해에는 지난달 23일 혜화 예술가의집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미술진흥법’ 시행령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미술계 전반에 대한 고른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였으며 특히 미술진흥법 내 미술비평에 대한 내용이 열악한 상황이 반영됐다. 

미술계의 절대적인 다수가 작가라서 그런지, 비평을 포함한 이론 부문은 부차적인 취급을 받아온 경향이 있다. 미술비평과 관련은 되지만, 결코 비평과 동일시될 수 없는 미학이나 미술사같이 아카데미를 기반으로 한 학술적 활동은 그에 따른 지원제도가 있다. 하지만 비평은 ‘현장’이라는 모호한 영역에 남아있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비평의 영역이 모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비평가’라는 그럴 듯한 직함도 있지만, 그들은 명확히 코드화 될 수 없는 부분에 존재한다.

- 이선영 평론가, ‘미술진흥법 시행령’에 존재하는 비평의 자리 中

이날 긴급세미나에 참석한 이선영 평론가는 “미술계 내에서 비평 자체가 자리를 불확실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히며 비평적 활동에 대한 객관화 되어 있지 않은 처우에 우려를 밝혔다. 또한 “비평·평론이라는 인문예술의 주요한 영역이 미술진흥법 시행령안에서 전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 못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안진국 평론가는 공공기관의 평론문 원고료가 터무니 없이 낮게 책정되어 있음을 이야기하며 “공공 문화예술 기관의 평론문 원고료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에 덧붙여 윤진섭 평론가는 “평론가들이 과거의 학자, 교육자,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자각과 사회적인 통념들을 의식해 스스로의 위치를 주장하는 움직임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다른 분야와 협업하면서도 독립적인 분야로서 비평의 위치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한국미술평론가협회 긴급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는 윤진섭 평론가
▲한국미술평론가협회 긴급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는 윤진섭 평론가

평론가들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의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참가자들의 견해도 있었다. 이날 정승 작가는 “평론가와의 대화 뿐만 아니라 글로써 결과물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창작행위이고 예술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기에 평론가들의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길래 작가는 “비평가들이 문화예술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 같다”라며, “예술가와 평론가가 조금 더 긴밀하게 대화하고 협업할 수 있는 기초 저변의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장은 “미술진흥법에 대한 폭넓은 이해로 시장과 평론가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며 미술시장과 평론가들의 연대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병수 회장은 “지금까지 미술평론가들이 집중했던 업무는 미술 교육과 학문으로써의 미술이었다”라며, “시장의 역할만이 부각되고 있는 현재, 한국의 미술문화를 어떤 방향으로 선도해야 할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술평론가협회는 앞으로도 한국미술현장의 현안에 대한 순발력 있고 시의성 있는 논의들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미술평론가협회는 1956년 국내미술의 발전 및 미술비평의 학술적, 이론적 확립을 취지로 설립되었으며 70여 명의 평론가가 속해있는 평론단체이다. 최순우·이경성·김병기·김중업 등 11명의 창립회원이 발족한 이후 1986년 이일 회장이 미술전문 계간지 〈미술평단〉을 발행하기 시작해 국내외 미술활동의 조사연구 및 평론활동의 활성화를 돕는 간행물을 발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앤솔로지를 발간하고 국제 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평론가들의 국제 교류에도 기여 해 오고 있다. 이러한 기여의 연장에서 한국미술의 발전과 미술비평의 활성화를 위해 신인평론가를 발굴해 시상하고 있으며 2009년부터는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을 제정하여 매년 시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