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최정 교수, 고려복식 고증복식 & 고증 일러스트展 《부활하는 고려 二, 그 연회는 전쟁》
원광대 최정 교수, 고려복식 고증복식 & 고증 일러스트展 《부활하는 고려 二, 그 연회는 전쟁》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4.06.13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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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7.1,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3관
일러스트와 실물을 통한 복식의 재현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고려시대 복식을 고증하는 일러스트와 실물 재현 복식을 함께 선보이는 전시가 열린다. 원광대학교(총장 박성태) 패션디자인산업학과 최정 교수는 오는 26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3관에서 《부활하는 고려 二, 그 연회는 전쟁》展을 개최한다.

▲최정, 숙비 장삼형 연회복
▲최정, 숙비 장삼형 연회복

이번 전시는 2023년에 개최된 <부활하는 고려, 달빛머문 연꽃밀회> 전에 이은 후속 전시로, <고려사>의 기록 중 1311년 12월에 충선왕의 후비 중 한 명인 순비가 원 황후에게서 원의 부인용 모자인 고고를 선물받고 개최한 연회의 한 장면을 담아냈다. 여기에 또 한 명의 후비인 숙비가 참가하여, 왕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의상을 갈아입으며 순비와 세력을 다투었다고 한다. 전시는 스토리텔링에 따라 각 등장인물의 고증복식 일러스트와 실물 재현복식을 함께 선보인다.  

고려는 중세의 군사문화강국으로, 섬세하고 화려한 불교문화를 발전시키는 한편 여러 차례의 외침을 겪어 복합적인 문화를 탄생시켰다. 현존유물이 부족한 탓에 현재 제작되는 고려 복식 콘텐츠의 비중은 매우 적고, 재현복식 및 고증일러스트도 드물다. 이번 전시는 당시 실제로 열린 연회를 소재로 스토리를 담아, 단편적으로 남아있는 고려의 복식자료를 하나의 흥미로운 콘텐츠로 제시하고자 기획됐다. 

▲최정, 순비 연회복
▲최정, 순비 연회복

숙비와 순비의 ‘고고’ 이야기

충렬왕 재위기부터 부마국으로서 원과 교류를 가진 결과, 충선왕부터 혼혈 고려 왕이 탄생하였다. 그의 여러 비 중 미모와 총애로 세력을 얻은 숙비와 순비의 사이는 매우 좋지 않았고, 두 후비 모두 고고를 원으로부터 선물받아 생존을 건 세력 다툼을 이어나갔다. 

1311년에 고고를 먼저 받은 것은 충선왕의 총애를 받던 숙비였다. 라이벌인 순비는 자신도 충선왕에게 부탁하여 당시 전성기를 맞은 원 황실로부터 고고를 선물받아 입지를 다지고자 한다. 순비는 이 상징적인 선물을 과시하기 위해 백관과 사신을 초청하여 연회를 열었는데, 이를 반길 리 없는 숙비는 왕의 화해 명령을 무시하고 여러 차례 순비와 의상을 갈아입으며 신경전을 벌인다. 

▲최정, 충선왕의 몽골풍 연회복
▲최정, 충선왕의 몽골풍 연회복

이를 지켜봐야 했던 충선왕, 연회에 참가한 친원파 고려 관리 ‘이준후’, 고고를 전달한 원의 사신, 연회의 주인공인 순비를 모시는 시녀, 반갑지 않은 손님인 숙비의 치장을 뒤에서 돕는 복식 전문가 시녀, 몰락한 명문가의 후손으로서 예인으로 다시 입지를 다지려 하는 ‘처용무동’ 등이 각각의 사정을 지니고 연회에 참석한다. 

일러스트와 실물을 통한 복식의 재현

이들이 착용한 의상들은 고려불화에 그려진 왕비복식을 참고한 긴 반비와 포와 영표, 장삼 형 연회복, 노의 형 연회복, 흉배와 선 장식을 직조해 넣은 몽골풍 왕족복식, 고려 스타일로 세부가 바뀐 고려 관리의 몽골풍 포, 고려 문인 이제현의 싯귀와 <악학궤범>을 참고한 처용 복식, 고려불화와 박익 묘 벽화의 시녀들이 착용한 의복들이다. 

▲최정, 숙비의 시녀 평상예복.
▲최정, 숙비의 시녀 평상예복.

이 복식들을 각각 착장 고증 일러스트와 실물 복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고문헌, 불복장 파편 유물, 불화, 여말 선초의 현존 복식유물과 직물 특징을 응용했다. 재현복식의 금박은 고려불화, 고려 불복장 직물, 조선 초의 왕족 예복 문양을 응용해 새로 제작한 것이다.   

전시되는 일러스트들은 마카와 금분을 사용한 수작업 일러스트 및 Adobe Photoshop 일러스트 2가지 버전으로 제시되며, 그 옆에 후비들의 실물 재현 연회복식이 전시되어 그림과 실물복식의 특징을 비교할 수 있다. 실물 재현 연회복식 중 연회의 주인공인 순비의 복식은 마네킹이 착용하고, 숙비의 복식은 펼친 모양으로 전시된다.

▲최정, 고려 관리 이준후 몽골식 연회복
▲최정, 고려 관리 이준후 몽골식 연회복.

전시 연구자인 최정 교수는 “각각의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서로 비교하는 재미와 함께 21세기에 다시 부활하는 고려의 복식문화에 어울리는 흥미를 선사할 것이다. 이를 계기로 고려복식과 관련된 다양한 전문가 네트워크를 거쳐 또다른 콘텐츠가 탄생하기를 기대한다”라고 소회를 밝히며,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복식 고증 전공자가 연구 결과를 발전시켜 일러스트, 재현복식, 문헌에 근거한 스토리텔링을 모두 종합해 제작한 고려복식 콘텐츠다. 각 인물의 신분과 사연에 따라 즐겁게 감상한다면 연구자로서 보람찬 전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권영숙 부산대 명예교수는 지난 해 6월 열린 KDCF갤러리에서 열린 최 교수의 첫 전시 《부활하는 고려, 달빛머문 연꽃밀회》展, ‘스토리’ 입은 고려 복식사'를 보고 최 교수의 전시가 가지는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최정 교수의 전시는 한국복식문화의 부활을 알리는 마중물과 같이 느껴졌다. 깊이 있는 전공분야를 쉽고 재밌는 스토리 텔링으로 풀어내 사람들의 발걸음을 유도한다.”라며 “드로잉을 통한 복식재현, 문헌과 실증자료 수집에 의한 정확한 고증복식 재현의 노력으로 고무적인 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