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 84] 탱글탱글한 매실향에서 들리는 농민들의 한숨소리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84] 탱글탱글한 매실향에서 들리는 농민들의 한숨소리
  • 정영신 기자
  • 승인 2024.06.13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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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신의 장터이야기 84

 

2013 평택 안중장 Ⓒ정영신
2013 평택 안중장 Ⓒ정영신

 

요즘 장에 가면 탱글탱글한 매실 향에 취한다.

그러나 매실을 파는 농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매실 농사를 망친 건 이례적인 이상기온이다.

농민들 한숨 소리가 장터 곳곳에서 들린다.

 

2024 순천 아랫장 Ⓒ정영신
2024 순천 아랫장 Ⓒ정영신

 

30여년 넘게 매실 농사를 지어온 서인수(76)아재는

올해 매실 농사 망해부럿당께라.

매실 꽃이 한창 필라고 허는디, 서리가 내려분께

수정이 안돼부럿제.

곤충들이 날라다님서 수정을 해야쓴디,

날이 춘께 고것들이 지집으로 숨어불었제라.

그랑께 낭구에 당랑달랑 몇 개씩만 달려있어

작년 반토막밖에 안됀당께요.

날씨가 하도 변덕을 부려싼게 우덜맴이 시꺼멎게 타불제라.

어쩔것이요. 자연이 헌 일인디....”

 

2013 평택 안중장 Ⓒ정영신
2013 평택 안중장 Ⓒ정영신

 

해마다 매실청을 담근다는 신덕자할매는 지난해에 비해

값이 너무 비싸다며 매실을 만지작 거리다 손을 털고 가버린다.

매실이 우리 신체의 생존 에너지를 생성하는 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는

정보가 알려지면서 매실이 나올 때가 되면

여인네의 발걸음이 덩달아 장터로 향한다.

 

2018 하동하계장 Ⓒ정영신
2018 하동하계장 Ⓒ정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