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국제경쟁 역대 최다 출품...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뜨거웠던 그 열기
[현장에서] 국제경쟁 역대 최다 출품...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뜨거웠던 그 열기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4.06.23 2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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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부문 1,513편, 국제경쟁 부문 81개국 747편 출품
관객 수 66,800명 기록, 좌석 점유율 79.2%
지난해 다르덴 형제 이어 차이밍량 등 게스트 2,475명 참석
올해의 프로그래머, 허진호 선정 5편...'봄날은 간다' 등
'다시 보다: 25+50'...한국영화 재조명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쏟아지는 비와 함께 굳은 날씨에도 식지 않는 열기를 보여줬다. 한국영화 부문에 1,513편, 국제경쟁 부문에 81개국 747편의 작품이 출품되며 역대 최다 출품 기록을 경신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달 방문했던 현장의 열기를 돌아보며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특징을 짚어보고자 한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현장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현장

올해도 매진 행진…뜨거운 관심

“오늘 영화는 전석 매진입니다.” 

주말에 현장 예매를 시도했던 한 관람객은 위와 같은 안내 멘트에 아쉬움을 안고 돌아서야 했다. 기자 역시 티켓팅에 제대로 실패하고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웨이트라인에 서야 했던 기억이 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총 6개 극장 22개 관에서 43개국 232편의 작품을 590회 상영했다. 관객 수는 5월 9월 집계 기준으로 66,800명을 기록, 좌석 점유율은 79.2%에 달했다. 매진 회차는 590회 중 381회로, 상영회차의 64.6%가 매진을 기록한 셈이다. 특히 주말 상영작들은 현장 예매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매진됐다.

부대행사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부대행사 중 가장 관심이 높았던 전주씨네투어x마중 프로그램은 마중클래스 총 6회차 전회 매진, 마중토크에 총 920명의 관객이 참석했다. 영화 관람과 공연을 접목한 전주씨네투어x음악 프로그램은 총 8회 진행에 1,583명의 관객이 참여하며 좌석점유율 90% 가까이 기록했다. 지역 뮤지션들이 참여한 버스킹 공연도 우천 취소를 제외한 15회 공연의 관객 수가 2천 명 가량으로 집계됐다. 전주국제영화제만의 특색 있는 행사로 평가받고 있는 골목상영은 매회 입석 관객들로 가득 차 총 1,800여 명의 관객이 참여했다. 

▲상영관 앞에서는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었다.
▲상영관 앞에서는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었다.

늘 새로운 도전, 올해의 영화들

전주국제영화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통적인 영화 형식과 상영 방식에서 탈피하여 프로그램, 공간, 이벤트를 통해 영화를 중심으로 장르 간 통섭을 이뤄온 전주국제영화제의 도전적 정신”을 강조했다. 

작년에 도입되었던 상영작 연관 키워드가 올해도 작품별로 등록됐다. LGBTQ 이슈를 다룬 작품은 19편, 여성의 현실을 다룬 작품은 57편, 실험 정신이 돋보인 작품은 35편, 인권 문제를 다룬 작품이 21편, 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 17편, 청춘들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67편, 가족을 무대에 올린 작품은 77편으로 추산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국제경쟁을 비롯해 20개 섹션을 선보였다. 해외작품은 130편, 국내 작품은 102편이었고, 장편은 162편, 단편은 70편으로 총 232편의 작품을 국내외 관객에게 소개했다. 이 중 월드 프리미어로 소개한 작품은 88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소개한 작품은 5편, 아시아 프리미어로 소개한 작품은 47편, 한국 프리미어로 소개한 작품은 60편이다. 

▲'무소주' 전주대담에는 차이밍량 감독과 이강생 배우, 정성일 평론가가 참석했다.
▲'무소주' 전주대담에는 차이밍량 감독과 이강생 배우, 정성일 평론가가 참석했다.

올해의 감독, '차이밍량' 등...영화제를 빛낸 스타들

올해는 2,475명의 게스트가 참석, 그 중 해외 게스트/협력기관 참석자는 130명으로 집계됐다. 세계적인 거장인 차이밍량 감독이 23년 만에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해 주목 받았으며, 멜버른, 로카르노, 산세바스티안, 뉴욕, 토론토, 싱가포르,파이브 플레이버스, 마르델플라타 등 유수 해외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전주를 방문했다. 

지난해 벨기에의 다르덴 형제에 이어 올해도 전주를 찾는 거장의 발길이 이어졌다. 2001년, ‹디지털 삼인삼색›의 한 편인 ‹신과의 대화›(2001)로 전주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대만의 차이밍량 감독이 ‘행자 연작’과 함께 전주를 찾은 것이다. 2012년 ‹무색 無色›으로 시작되어 2024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열 번째 작품 ‹무소주 無所住›까지 이어진 ‘행자 연작’ 10편을, 차이밍량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라 할 수 있는 이강생 배우를 초청해서 감상하는 기회를 가졌다. 또한 차이밍량 감독은 특별전 기자회견을 통해 행자 연작의 11번째 신작을 전주에서 촬영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차이밍량 - 행자 연작’은 18회차 상영되었으며, 12회 매진됐다. 

올해는 250회 프로그램 이벤트를 통해 764명의 게스트가 관객과 소통했다. 주요 게스트로는 미야케 쇼(감독), 차이밍량(감독), 카직 라드완스키(감독), 빌 모리슨(감독), 허진호(감독), 정지우(감독), 류승완(감독), 마티아스 피녜이로(감독), 주앙 페드로 로드리게스(감독), 유지태(감독/배우/교수), 통케이위(프로그래머), 김한민(감독), 정지영(감독), 홍지영(감독), 이강생(배우), 데라 캠벨(배우), 비트리스 로아이사(평론가/사학자), 헤이든 게스트(원장), 배두나(배우), 공승연(배우), 이희준(배우) 진구(배우), 이유미(배우), 변우석(배우) 등이 있었다. 

▲'봄날은 간다' J스페셜클래스에는 허진호 감독・프로그래머와 유지태 배우, 문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봄날은 간다' J스페셜클래스에는 허진호 감독・프로그래머와 유지태 배우, 문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올해의 프로그래머, 허진호와 함께...더욱 풍성해진 프로그램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부터 시작된 프로그램인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지난해 백현진 배우의 바통을 이어받아 허진호 감독이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참여했다. J 스페셜:올해의 프로그래머를 통해 대표작인 ‹봄날은 간다›, ‹외출›은 물론, 감독 자신에게 큰 영화적 울림을 주었던 작품 5편이 11회 상영되었고, 선정한 작품의 관계자를 초청하여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J 스페셜 클래스가 5회 진행됐다. 

또한 ‘영화’에 집중하는 프로그래밍을 위해 ‘영화로의 여행’을 신설, 관객으로 하여금 보다 깊이 있는 영화 보기를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비트리스 로아이사, 헤이든 게스트, 히라사와 고, 김홍준 등 전문가를 초청해 깊이 있는 영화 담론의 장을 만들었다. 기존영특한클래스, 전주대담 또한 정성일, 박인호 등 평론가와 배두나 배우, 류승완 감독 등이 참여했다. 또한 차이밍량 감독의 마스터클래스는 행자 시리즈에 대한 감독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들 클래스 및 대담 프로그램은 23회 진행되었고 거의 매진을 기록했다. 

다시 보다: 25+50에서는 그동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큰 반향을 모았던 영화 4편과 한국영상자료원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선정한 1950년대 한국영화 걸작 4편,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타계한 김수용 감독과 이두용 감독의 대표작 1편씩, 모두 10편을 최신 복원, 디지털화 버전으로 상영했다. 다시 보다:25+50은 총 30회 상영되어 16회 매진됐다. 

▲정지우 감독과 김정은 배우, 김은영 프로듀서가 참석한 '사랑니' 전주대담.

전주, 장벽을 낮추다

올해 배리어프리 상영작은 장편 3편과 단편 7편으로 총 5회차 상영되었으며 584명의 관객이 참석했다. 전년도 단편 영화 수상작을 선정,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제작비 지원을 통해 제작된 작품을 상영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 외에도 영화제 최초로 청각장애인들의 문화향유권을 높이기 위해 수어가 삽입된 수어 통역 영상 영화를 상영했다. 

또한 지역 독립영화계에 힘을 실어주고자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지역 독립영화 쇼케이스 부문을 신설했다. 올해는 전국 8개 지역의 독립영화협회와 함께 지역에서 제작된 장편 6편, 단편 8편의 독립영화를 대중에게 소개했다.

전주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지역 독립영화와 관객을 연결하는 동시에 전국에서 활동하는 지역독립영화인의 네트워크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라고 밝혔다.